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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관련 규탄 기자회견문(2006.2.28)
등록 2013.08.22 11:36
조회 376

 

 

[기자회견문] 

 


진상을 낱낱이 밝혀라
-'신권언유착'이 여기자 성추행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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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일어난 제1야당 사무총장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27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박근혜 대표를 비롯해 이규택 최고위원, 이계진 대변인 등 한나라당 지도부 7명과 동아일보 임채청 편집국장, 이진녕 정치부장, 한나라당 출입기자 등 7명이 모여 '간담회 겸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고 "저녁식사 후 박 대표와 임 국장이 먼저 자리를 뜨고, 이 음식점내 노래 시설을 갖춘 방에서 이어진 나머지 참석자들의 술자리에서 최 총장이 갑자기 자신의 옆에 앉아 있던 본보(동아일보) 여기자를 뒤에서 껴안고 두 손으로 가슴을 거칠게 만졌다"고 한다.
성추행을 저지른 뒤 최연희 사무총장은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를 저질렀다. 미안하다"는 어이없는 변명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음식점 주인에게는 성추행을 저질러도 된단 말인가.
성범죄를 저지른 뒤 허접한 변명을 늘어놓았다는 최연희 사무총장은 이후 3일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동아일보 보도가 나간 뒤 한나라당의 모든 공직을 사퇴했고, 이후에도 파문이 가시지 않자 한나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한다.
우리는 한나라당에서 사무총장 및 지방선거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사건이 최연희 의원 한 사람이 한나라당 공직사퇴와 탈당으로 마무리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성추행사건'이 아닌 '신권언유착이 낳은 수치'로 규정하고 아래와 같이 우리의 요구사항을 밝힌다.


첫째, 동아일보와 한나라당은 진상을 낱낱이 밝혀라.
무엇보다 우리는 지방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한나라당 박 대표 등과 동아일보 임채청 국장 등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공개되어야 한다고 본다. DJ 방북에 대해 한나라당이 보인 알러지 반응을 돌이켜보면, 한나라당 또한 질펀한 술자리 전후에 오간 밀담의 내용을 상세히 공개해야 할 것이다. 어제 동아일보 기사에는 '정치현안을 논의 했다'는 식의 표현이 있다. 혹시 그 자리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훈수'가 오갔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최연희 사무총장의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 "박대표와 임채청 편집국장이 먼저 자리를 뜬 뒤" 벌어진 것으로 보도했다. 우리는 이것이 진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 박근혜 대표와 임채청 국장은 어디에 있었는가.
한 여기자에 대한 성추행 그것뿐이었는가.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했다'는 최연희 사무총장의 말은 수많은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정말 단 한번의 성추행뿐이었는가. 특히 동아일보는 이 부분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낱낱이 밝혀라.
동아일보가 인터넷보도가 가능했음에도 굳이 27일 관련사실을 보도했다는 점은 또 다른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24일 밤 이후 지면을 통해 보도가 나가기까지 3일 동안 한나라당과 동아일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혹시 문제의 3일 동안 해당 여기자의 입을 막기 위해 무리한 압박과 회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우리는 24일 당일 밤과 그 후 3일간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 동아일보와 한나라당이 진상을 낱낱이 밝힐 것을 요구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신권언유착이 낳은 부끄러운 성추행에 대해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
전여옥 전 대변인의 'DJ폄하발언'과 최연희 전 사무총장 겸 공천심사위원장의 '여기자성추행'에 대해 그들을 중용했던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이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은 매우 합당한 일이다. 우리는 우선 박대표가 명예를 걸고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의원직부터 사퇴시켜야한다고 본다.
우리는 동아일보에 묻고 싶다. 그동안 동아일보는 한나라당과의 핑퐁식 주고받기를 통해 '신권언유착' 커넥션을 만들고 우리 사회 주요의제를 농단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 '신권언유착의 끝'이 '여기자 성추행'이란 말인가. 자사 여기자가 성추행을 당해도 27일 관련보도만 내보낼 뿐 최연희 사무총장의 책임을 묻지 못한 이유가 뭔가. 신권언유착의 끈끈함 때문인가, 아니면 제1야당 사무총장의 힘 앞에 굴복한 것인가.


마지막으로 우리는 사건당일은 물론 그 후 3일간 유형무형의 내외적 압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성추행사실을 공개한 당사자에게 위로와 함께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

 


2006년 2월 28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전국언론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