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경인방송 관련 1월 24일 폭력사태'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6.1.25)
재심사 일정에 걸림돌이 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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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가 새 경인민방 사업자 선정을 유보한 것에 대해 '경인지역새방송창사준비위원회'(이하 창준위) 구성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방송위 직원이 부상당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우리는 이번 방송위의 결정에 의아해했을 창준위 구성원, 특히 '경인새방송 희망조합'(이하 희망조합) 조합원들의 절박한 심정을 십분 이해하지만, 폭력이 발생한 상황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4년 iTV가 지상파방송 재허가추천심사에서 추천거부당하고 경기인천 지역방송이 1년 넘게 정파된 동안, 구 iTV 직원들은 생활고를 겪는 것은 물론 장래전망이 불안한 실직상태에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동안에도 전 iTV 노동조합 구성원들은 '희망조합'을 만들어 경인지역에서 다시 방송을 재개할 수 있도록 온갖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수많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창준위도 이들의 의지와 노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고, 방송위가 늦게라도 경인민방 새사업자를 공모하고 심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희망조합 구성원들과 창준위의 끈질긴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위가 새방송사 선정을 유보한 결정을 이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실직상태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버텨 온 지난 1년여를 돌이켜본다면 이들이 느낄 허탈한 심정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심사 전부터 새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갖은 억측과 루머가 제기된 점과 창준위가 참여한 '굿TV 컨소시엄'이 심사결과 5개 컨소시엄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650점에 미달해 탈락한 상황도 이들이 더욱 크게 반발하는 이유가 됐을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이번 창준위 구성원과 방송위 직원간의 충돌을 '폭력사태 발생'으로 단순하게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폭력사태가 발생한 배경도 창준위 구성원들의 방송위원장 면담 요구를 방송위가 적절치 못하게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 만큼 방송위의 책임 또한 전혀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방송위가 창준위 구성원들의 폭력행위만을 부각해 문제를 크게 삼는다면 이후 사업자 선정 과정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풀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대화로 풀어나가야한다는 원칙 하에 서로가 이 사안을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지혜를 모으길 당부한다. 만일 이번 일이 빌미가 되어 사업자 선정 과정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희망조합과 창준위에 불이익이 가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우려도 있다. 그런 점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사건 발생 직후 "과정과 배경 여하를 불문하고 거듭 사죄드린다"며 발빠르게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다행이다. 방송위도 '고소'나 '수사요청' 등의 대응을 앞세우기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주길 당부한다.
방송위가 "향후 최적의 사업자가 선정돼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듯이 이번 문제를 이성적으로 풀어나가면서 새사업자 선정에 차질이 없도록 애써주길 바란다..<끝>
2006년 1월 25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