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15일 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의 배아줄기세포 관련 발표에 대한 민언련 논평 (2005.12.15)
냉정하게 사태 수습에 힘을 모으자
- PD수첩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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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 미즈메디 병원 노성일 이사장이 황우석 교수팀이 배양에 성공했다고 밝힌 배아줄기세포가 “지금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오늘 아침 황우석 교수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 병원을 찾아가 황 교수로부터 직접 관련 증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피츠버그대에 파견 중인 김선종 연구원이 PD수첩 취재진과 만나 관련 증언을 한 뒤 황 교수로부터 압력을 받아왔다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같은 노 이사장의 발표로 전 국민이 허탈함을 감출 수 없는 참담한 심경에 빠져 있다. 본회 또한 참담함 심경이다. 본회는 애초 PD수첩이 연구윤리 문제를 제기했을 때 피디수첩 팀의 용기에 격려를 보내는 한편 황 교수팀도 피디수첩 문제제기를 국제적 연구윤리 기준을 갖추는 기회로 삼을 것을 촉구한바 있다.
오늘 언론보도를 종합해 본 지금 본회는 역시 같은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
우선, MBC와 PD수첩이 거센 여론의 역풍에 시달리면서도 진실을 추구하려했던 ‘고독한 노력’에 대해 본회는 경의를 표한다. 앞으로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 추구를 위해 더욱 매진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PD수첩이 취재 과정에서 취재원을 압박하면서 취재윤리를 어긴 것은 명백한 잘못이며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유감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와 같은 취재윤리 위반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주기를 다시 한번 당부하는 바이다.
한편, 황 교수의 연구 윤리 및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의 과정에서 우리 주류 언론과 일부 방송의 경우 허위왜곡보도, 추측보도, 정치적 목적의 물타기 보도, 경마식.떼거리식 보도, 편파보도, 희망형추측보도 등 그간 우리 언론이 보여준 모든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오죽했으면 일부에서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살기(殺氣)저널리즘’이라는 끔찍한 비아냥이 나왔겠는가.
우리는 사실이 밝혀진 마당에 일부 언론이 보일 ‘하이에나적 경향’을 먼저 경계한다. 혹여 일부 언론이 ‘MBC 죽이기’에서 ‘황우석 죽이기’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그나마 마지막 남아있는 언론에 대한 신뢰마저 송두리째 붕괴될 것임을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보수신문이 여전히 방송진출 의도를 이 사태에 실어 일부 극단적인 네티즌들의 ‘여진(餘震)여론’에 편승해 또 다시 ‘MBC 죽이기’를 시도한다면 이는 끝끝내 용서받지 못할 ‘범죄행위’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는 언론들이 스스로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기대한다.
배아줄기세포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련 언론보도를 종합해 볼 때 우리는 황우석 박사팀을 섣부르게 비난하고 매장시키려는 여론이 조성되는 것에 반대한다. MBC에게 뭇매를 가한 국민 여론이 그대로 황우석 박사에게 돌아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불필요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비난 여론이 비등하기 전에 황 교수가 이제라도 국민 앞에 나와 모든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이번 파동으로 우리나라 생명공학계, 더 나아가 과학계 전체가 상처 입기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이제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냉정하게 사태를 수습해 나가는 데 힘을 모아 나가기를 간절히 촉구하는 바이다.
<끝>
2005년 12월 15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