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도전지구탐험대 출연자 정정아씨 부상」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9.16)
덜 자극적이어도 안전하게 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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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프로그램 출연 연예인이 이번에는 ‘뱀’에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지난 8월 22일 개그우먼 정정아 씨가 KBS ‘도전 지구탐험대’ 촬영을 위해 콜롬비아 야르보 부족 체험에 나섰다가 아나콘다에게 물리는 부상을 당했다.
이번 사건은 방송 출연 연예인들에 대한 방송사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아직도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다. 이미 방송사들은 성우 장정진 씨의 사망 사건 이후 앞 다투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개그맨 김기욱 씨의 무릎인대가 파열되었으며, 이번에는 뱀에 물리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특히 ‘도전 지구탐험대’는 ‘오지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의 성격상 더욱 세심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99년 탤런트 김성찬 씨가 라오스 오지로 촬영을 다녀왔다가 뇌성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한 바 있으며, 얼마 전 방송에서도 배우 김기연 씨가 맹독성 킹코브라를 손으로 제압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방송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도전지구탐험대는 외주제작 프로그램이어서 출연자들의 안전대책도 외주제작사에게 일임되어 있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다. 외주 제작사들이 프로그램 전반을 관리 운영하고 있는 현재의 제작 시스템 상 외주제작사가 출연자들의 안전문제까지 책임지는 것이라 하더라도, KBS가 연예인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외주 제작사들의 프로그램 등을 보다 철저하게 관리해 최대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언제까지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명목으로 출연자들을 위험 속으로 몰아넣을 것인가. 방송3사는 지금이라도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작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의 안전여부를 재점검하라. 외주제작 프로그램의 경우도 사고예방을 위해 방송사 측의 보다 철저한 검증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에 대해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세계일보, 한국일보는 당시 담당PD가 사고장면을 촬영하지 못했다며 정씨에게 뱀에 물린 장면을 재연하라고 요구했다는 등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비인간적 행태를 보인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KBS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과장되었다고 해명했으며, 정씨도 이 같은 보도내용을 부인했다고 한다.
우리는 도대체 왜 일부 신문들이 허위의 사실까지 만들어가며 사태를 과장해 보도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공영방송을 흔들려는 의도라면 이는 KBS에 앞서 이들 신문이 독자들로부터 먼저 외면 받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끝>
2005년 9월 16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