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검찰의 이상호 기자 소환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8.5)
등록 2013.08.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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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언론자유에 재갈을 물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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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상호 기자가 오늘(5일)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이라 한다.
이미 우리 회를 비롯한 많은 시민사회 단체들은 검찰의 이상호 기자 소환이 앞뒤가 바뀐 수사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으며, 이건희 회장과 홍석현씨 등 이른바 ‘X파일’에 담긴 불법과 비리의 당사자들부터 수사할 것을 검찰에 촉구했다.
학자와 언론인 등 많은 언론계 인사들도 검찰의 수사가 정-경-언 커넥션과 이들의 불법 행위라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기자의 보도행위만을 문제 삼음으로써 언론자유를 위축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에 검찰은 끄덕도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4일 브리핑에서 이상호 기자를 소환하겠다며 “경우에 따라 피내사자 신분이 될 수도 있다”는 언급을 또 했다. 검은 유착과 불법 행위의 주인공인 이학수씨 등은 ‘불법도청의 피해자’로 취급하면서 검은 거래의 실상을 폭로한 기자는 ‘피내사자’ 신분이 될 수도 있다는 검찰의 엄포에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누가 이상호 기자를 ‘범죄자’라 하는가.
그는 재벌과 거대언론이 대통령 선거라는 국가의 중대사를 돈과 여론 조작으로 농락하려 든 음모를 폭로했다. 또 거대언론의 사주가 거간꾼이 되어 재벌과 정치인, 검찰을 오가며 추악한 커넥션을 맺어주었음을 폭로했다.
우리는 국민의 알권리를 지켜 진정한 언론자유를 지켜낸 이상호 기자의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 국민들은 제2, 제3의 ‘이상호’가 나와 주기를 바란다. 많은 언론이 스스로 권력화 되어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감시기능을 포기하는 현실에서 언론인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한 이 기자야 말로 국민들에게 귀한 언론인이다.
검찰이 ‘X파일’ 보도의 명백한 공익적 가치가 드러난 상황에서도 이를 부정하고, 왜곡된 ‘사생활 보호’의 논리를 내세워 이 기자의 용기 있는 행동을 처벌하려 든다면 앞으로 어떤 언론인이 힘 있는 자, 가진 자의 부정과 부패를 고발할 것인가?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X파일’과 관련해 안기부의 불법 도청 진상과 불법 도청 테이프의 유출 진상도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보다 중대한 것은 이미 드러난 불법과 비리의 당사자들부터 철저히 수사하는 일이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정-경-언의 추악한 유착 실상을 파헤쳐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검찰이 끝내 국민의 요구를 외면한 채 ‘테이프의 유출과 보도 경위’ 수사에만 매달려 공익을 위해 기자로서의 책임을 다한 이상호 기자를 범죄자 취급한다면 검찰의 위신은 더욱 더 추락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검찰을 버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상호 기자의 뒤에는 ‘정의와 상식’을 키기고자 하는 국민들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끝>


 

2005년 8월 5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