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조선일보의 민중의 소리 영상물 무단도용」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2.25)
무단도용까지 하며 '민주노총 흠집내기'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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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언론 조선일보가 진보언론의 영상컨텐츠를 무단으로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조선닷컴은 <화장실로 쫓겨간 '노동부'>(24일 저녁 게제/기자 문갑식)의 기사에서 인터넷 방송국인 '민중의소리'에서 촬영한 영상물을 무단 캡쳐하고 출처도 밝히지 않았다. 이 기사는 25일 종이신문 15면에도 게재됐다. 더군다나 영상물을 편집한 '민중의소리' 이정미 기자는 이미 조선일보 측에 '조선일보에 영상물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한 마디로 조선일보의 이번 행태는 언론의 기본 윤리를 노골적으로 저버린 '파렴치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문제의 조선일보 기사는 23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장 밖의 소동을 묘사했다. 장화익 노동부 비정규직대책과장이 국회 복도에서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에게 "정부의 비정규직 법안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민주노총은 전부 정규직원이기 때문에…"하는 순간 이혜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 경위를 따져 물었고, 장 과장이 이를 피해 화장실로 도망가자 이 부위원장은 그를 화장실까지 쫓아갔다. 이 과정은 인터넷 방송국 '민중의소리' 기자에 의해 촬영 됐고, 영상은 '노동방송국'에 게재되었다. 조선일보는 이 영상을 무단 도용한 것이다.
'민중의소리'는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조선일보, 쓸게 없어서 도둑질 했나?>의 기사에서 "조선일보 문갑식 기자는 '이 장면들은 인터넷 언론사 비디오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며 영상물을 아주 자세히 소개했지만 기사 어디를 뒤져봐도 이 영상물의 출처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일보는 이 영상물을 무단 도용한 것을 넘어 기사에 쓰지 말라는 소유자의 주장을 무시하고 도용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가 자사 정보에 대해서는 비영리목적이라 할지라도 무단 도용에 대해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에 비춰보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태다. 조선일보는 무단 도용이라는 불법행위를 해도 괜찮다는 특권이식의 발로이자 인터넷 언론은 무시해도 된다는 오만 방자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민중의소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법적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불법 행위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평소 비정규직 관련 보도에 인색했던 조선일보가 이런 '해프닝'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는 장 과장의 '부적절한 발언'은 외면한 채 "쫓기는 노동부…쫓는 민노총"이라는 지극히 선정적인 제목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희화화시켜버렸다.
'민중의소리'는 조선일보를 향해 "도둑질 1등 인터넷뉴스라는 오명을 갖지 않길 원한다면 자신의 도덕성부터 돌아보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조선일보는 부끄러움을 알고, 이제라도 '민중의소리'의 쓴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05년 2월 25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