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동아일보 11월 5일 시청률 관련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11.5)
등록 2013.08.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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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이상한' 시청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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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동아일보는 A29면 <수도권 MBC-SBS 드라마 즐겨보고/지방 KBS 9시 메인뉴스 많이본다>는 기사에서 TNS미디어코리아의 지난 10월 한달간의 자료를 분석해 수도권과 지방도시 시청률 실태를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교묘한 사실왜곡이다.
기사에서 동아는 "수도권 주민은 MBC와 SBS 드라마를, 대전 주민은 오락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수도권에선 상대적으로 MBC뉴스를 많이 보고, 지방에선 KBS뉴스를 많이 본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의 기사를 보면 '수도권에서는 MBC와 SBS의 드라마 시청률이 KBS 보다 높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 분석표를 보면 KBS 드라마들은 수도권은 물론 전체 시청률에서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10월 마지막 주 시청률에서 상위 5위를 차지한 프로그램은 <두 번째 프로포즈>(KBS), <금쪽같은 내새끼>(KBS), <오필승봉순영>(KBS), <왕꽃선녀님>(MBC), <그대는 별>(KBS) 순이다. 10월 한달간의 시청률을 비교해도 KBS <그대는 별> 대신 SBS의 <작은아씨들>이 5위 안에 들어간 것 외에 큰 차이는 없다.
그렇다면 '수도권이 MBC와 SBS 드라마 즐겨본다'는 동아일보의 분석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동아일보는 개별 프로그램들의 지역별 시청률 '차이'를 놓고, '수도권주민은 MBC와 SBS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썼다. 즉, MBC와 SBS 드라마의 시청률이 지역보다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MBC '왕꽃선녀님'의 10월 마지막주 시청률은 수도권 4위, 전국 6위이다. 반면 경쟁프로그램인 KBS의 <금쪽같은 내새끼>는 같은 기간 수도권 시청률 2위, 전국 2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아는 <왕꽃선녀님>이 "전국 시청률이 23.1%인데 비해 수도권 시청률은 24.7%로 더 높았다. 반면 대전 17.7%, 광주 18.1%, 대구 18.8%로 지방의 시청률이 낮았다"며 이를 근거로 수도권에서 <왕꽃선녀님>을 더 많이본다고 주장했다.
동아가 '수도권에서 즐겨본다'고 주장한 SBS 드라마의 경우는, SBS가 서울 지역방송이기 때문에 수도권과 전국 시청률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동아일보가 갑자기 개별 프로그램의 지역간 시청률 차이를 놓고 '수도권 시청자들이 MBC와SBS 드라마를 즐겨본다'고 왜곡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그간 시청률에서 타 방송사에 밀리던 KBS 드라마가 모처럼 '시청률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보도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혹을 더한다.
그간 신문들은 입만열면 방송사들의 지나친 시청률 경쟁으로 '저질 프로그램'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시청률 경쟁과 그로인한 프로그램 저질화는 분명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문제는 몇몇 신문들이 방송사들의 '시청률 경쟁'을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필요에따라 '시청률이 낮다'는 점을 특정 방송사나 프로그램에 대한 공격에 악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선일보는 MBC 김중배 사장 시절 'MBC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을 근거로 'MBC흔들기'에 나섰다가, KBS 정연주 사장이 취임하자 '주말에는 KBS뉴스9의 시청률이 뉴스데스크에 비해 떨어진다'는 요지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동아일보의 이번 보도가 평소 '눈엣가시'로 여기는 특정 방송사에 대한 '흠집내기'는 아닌지 궁금하다.

 


2004년 11월 5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