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송위원회의 '지상파방송사업 재허가추천 심사결과'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10/29)
○ 제목 : 방송위원회의 '지상파방송사업 재허가추천 심사결과'에 대한 민언련 논평
마지막까지 원칙을 지켜라
방송위원회가 지난 5월 18일부터 진행해온 '지상파방송사업 재허가추천 심사' 결과를 10월 26일 발표했다. 본회는 방송위원회가 이번 재허가추천 심사에서 민영방송 허가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SBS와 부동산 관련 논란이 제기된 MBC에 대해서 '추천보류' 결정을 내리고, '소유지분 제한' 등을 위반한 강원민방에 대해서 추천탈락 과정에 속하는 '청문실시' 등의 결정을 내린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방송위의 재허가추천심사가 제대로 되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이후 남은 과정이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SBS의 경우 '세전 순이익 15% 사회환원'이라는 당초 허가전제조건을 어겼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철저한 조사로 사실을 규명해 원칙대로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방송위는 이러한 사실을 미리 확인하지 못해 이전 심사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리는 방송위가 SBS의 '약속위반' 혐의를 이후 심사에 반영한다면 SBS 윤세영 회장과 (주)태영에 대한 '재허가 추천'은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본다. 더구나 SBS의 연속기획 '물은 생명이다'가 SBS의 지배주주인 태영의 이익을 위해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SBS에 대한 재허가추천심사는 더욱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방송위는 우선 SBS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을 있는 그대로 밝힌 다음, '재허가추천거부'를 포함해 시청자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국정감사에서 MBC에 제기된 '부동산 의혹'도 규명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이뤄지는 것 또한 당연하다. 하지만 과연 MBC의 '부동산 의혹'이 SBS가 2차의견청취대상으로 선정된 사유와 '허가조건 위반' 등에 견줘 '재허가추천' 여부를 가늠하는 동격의 잣대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혹시 SBS에 대한 재허가추천 심사를 '방송 길들이기'라며 방송위를 압박하는 한나라당의 눈치를 보느라 MBC와 SBS를 나란히 '추천보류'한 것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방송위는 지금이라도 정치권의 압력에 당당하게 맞서주길 당부한다.
강원민방에 대해서는 '추천거부' 결정이 내려져 그에 따른 '청문회'를 실시하게 됐다. 당연한 조치다. 청문회 과정에서 심사결과를 뒤집을만한 다른 사안이 없다면 '추천거부'로 정리되어야 한다. '소유제한 위반', '차명주식 보유', '사주의 전횡' 등 강원민방은 부도덕한 사주가 국민 공동의 재산인 지상파 방송사를 자신의 이익에 따라 얼마만큼 제멋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었다. 강원민방에 대한 청문회가 철저하게 이뤄져 앞으로 민영방송들이 '반면교사'로 삼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방송위가 경인방송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투자의 확실성 등을 사전확인"하는 것을 전제로 '조건부 재허가추천'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우리는 방송위가 경인방송 노조의 역할을 감안해 판단해주길 당부한다. 경인방송 노조는 경인방송을 이른바 '공익적 민영방송'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그 동안 온갖 노력을 다해왔다. 따라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해 판단할 때 경인방송 노조의 노력과 그 효과에 대해 판단해주어야 한다.
방송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 시민사회가 방송위원회의 '재허가추천심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송위원회의 부담이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방송위원회가 남은 과정에서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원칙대로 재허가추천심사를 마무리해주길 당부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