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사립학교법 개정안 관련 신문사설」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7.10)
동아일보가 딴지걸어도 사립학교법은 개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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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교육인적자원부는 사립학교 학교장에게 교원 임면권을 부여하고, 비리재단의 경우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이 전체 이사의 3분의 1까지 추천, 사학 비리관련자의 학교 복귀 제한을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 교육위에 보고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개정안은 최근 불거진 동해대 사태를 비롯해 해마다 반복되는 사학비리를 근절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2001년도에 노골적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반대하며 여론몰이를 했던 동아일보는 이번에도 '사학의 자율성'을 내세우며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반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겨레신문은 8일 사설 <'새 사학법'이 담아야 할 장치들>에서 사학의 문제를 지적하고 지난 1990년 사립학교법 개악으로 현재와 같은 사립학교 비리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사립학교법 개정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겨레는 더 나아가 교육부의 이번 안이 애초 열린우리당이 낸 개정안 보다 미흡하다며 공익이사 파견 조항, 교사회와 학부모회 법제화, 학교운영위원회 지위 격상 등 핵심 조항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8일 사설 <사립학교 권한 분산 바람직하다>에서 사학의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제도의 허점에서 오는 것'이라며 사립학교법 개정이 사학비리 근절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경향은 "이번 방안이 재단의 경영권을 박탈해 사학의 존립근거를 없애는 것이라든가, 사립학교를 옥죄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며 "오히려 법개정 후 설립자가 자기 사람을 학교장으로 앉히는 등의 방법으로 법 취지를 퇴색시킬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경향은 지난 2001년도에 사학의 반대로비와 여기에 호응한 일부 국회의원들로 인해 사립학교법 개정이 좌절됐던 전례를 들어 우려를 나타냈다. 경향은 "사학의 공익성을 생각한다면 이사회의 권한 분산은 최소한의 선결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8일 사설 <사학의 존립 기반 흔들어서야>에서 교육부가 제출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우선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사학의 자율권'을 저해할 수 있다며 "사학 설립자의 운영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동아는 이 같은 법 개정이 건전한 사학까지도 '잠재적 비리집단'으로 간주한다며 "모든 사학이 비리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율권을 박탈해도 된다는 논리는 아무리 교육의 공공성을 고려해도 과도한 관권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동아는 "교원노조의 사회적 파워가 커지면서 사측에 해당하는 사학법인의 경영권도 같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건전한 사학이 인재 양성에 전념하도록 국가가 의욕을 북돋워야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사교육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까지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지난 2001년도와 똑같은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뇌이고 있다. 당시에도 동아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는 '사학의 자율성', '사유재산권 침해', '전체 사학을 비리집단으로 몬다' 운운하며 사학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 개정안에 노골적으로 반발했다.
이번에도 동아일보는 법개정에 반발하면서 사학들이 대부분의 재정을 학생들의 납입금과 국가 지원금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제대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대부부 사학들의 경우 재단 전입금은 2%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사학재단들이 학교 운영에 있어서는 무소불위의 전권을 휘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사유재산권 침해' 운운하고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사학의 자율성' 주장도 말이 안된다. 이번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국고지원과 학생들의 납입금이라는 명목으로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운영하는 사학들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자정장치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그런데 이 마저도 '자율성' 운운하며 비난하고 나선 것은 한마디로 사학재단의 기득권을 옹호하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얼마전 불거진 동해대의 수백억 비리사건을 비롯해 단국대, 덕성여대, 숭실대 등 수 많은 대학들이 '사학비리' 문제로 학내 분규를 겪었다. 중고등학교의 재단비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무조건 '사학의 자율성'을 내세우며 최소한의 '견제 장치'조차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혹시, 사학재단과 동아일보 등 일부 신문사주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 아닌가.
우리는 동아일보 등 일부 신문의 사주들이 거대 사학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동아일보 등이 노골적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자신들의 이런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안간힘이 아닌가. 공기(公器)인 '신문' 지면을 빌어 사주의 기득권을 옹호하는 행태는 용납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
2004년 7월 10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