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총선연대 낙선명단 발표' 관련 신문보도」에 대한 2004총선미디어연대 일일논평(2004.4.12)
수구언론이 폄훼해도 유권자운동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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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총선연대가 낙선대상자 21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낙선운동의 불법성 및 정당별 대상 후보 선정의 편향성을 문제삼고 나왔다.
특히 조선일보는 총선연대의 낙선명단 발표 사실을 1단 단신기사로 처리하는 데 그쳐 '낙선운동 자체를 의제화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7일 조선일보는 총선연대의 낙선대상자 발표를 2면 1단기사와 '신경무의 조선만평'에서 다뤘다.
기사는 총선연대가 명단을 발표했다는 것, 명단에 기존 공천반대자와 탄핵표결에 찬성한 의원 전원이 포함됐다는 것, 선관위가 "명단발표는 위법 아니지만 서명운동, 거리행진은 위법"이라고 밝혔다는 것만을 짧게 실었다. '조선만평'은 총선연대가 탄핵찬성의원을 낙선대상자로 선정함으로써 헌재의 '탄핵안 심사'를 위협하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묘사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8일 8면에 <"총선연대 낙선선정 자의적">에서 민주노동당이 기관지 진보정치 기사로 총선연대의 '낙선기준'을 비판했다고 단신으로 보도했다.
한편 7일 중앙일보도 시민단체 '동정기사'에 가까운 단신과 사설 한 건을 싣는데 그쳤다.
중앙일보는 사설 <총선연대가 열린우리당 선거운동 하나>에서 "비리·선거법 위반과 같은 중복 사유 없이 탄핵소추안 찬성이라는 단일 사유로 100명이 들어간 것을 놓고 선정 기준이 특정 정당에 편향적이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며 선정기준을 문제삼았다.
이어 중앙은 "탄핵문제에 대한 선정기준이 열린우리당의 총선 구호인 '탄핵심판'과 일치한다"며 "결과적으론 특정정당의 선거운동을 해주는 셈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총선연대의 낙선대상자가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관변·어용단체와의 차이점이 뭐냐'며 '열린우리당 2중대' 운운했다.
심지어 중앙일보는 "탄핵안이 잘못됐다는 것이 유권자의 생각"이라는 총선연대의 주장을 두고 "탄핵안 가결 후의 여론조사 결과를 염두에 둔 말 같다"며 "그러면 총선시민연대는 지난 1년 동안의 혼란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바닥권의 지지도는 왜 판단 기준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과 항변에 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7일과 8일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7일 2면 기사 <선관위 "집회-서명운동땐 엄단">는 제목에서부터 낙선운동의 '불법성'을 부각했다. 동아는 총선시민연대의 '낙선대상자' 명단 발표를 '파문'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김호열 선거관리실장의 '총선시민연대의 낙선명단발표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실어 놓고도 "선관위 및 사법당국과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고 주장해 이후 동아가 예상하는 낙선운동의 불법성을 부각시키려 했다. 8일에도 동아는 1면과 3면 기사에서 낙선운동의 위법성을 강조했다. 1면 1단기사 <시민단체 낙선운동 위법여부 논란 확산>에서 동아는 "낙선운동의 위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라고 보도했으며, 3면 <불법-합법 경계선서 종일 신경전>에서도 시민단체들의 각종 유권자 운동을 소개하면서도 이에 대한 불법성 시비 여부를 부각했다.
8일 사설 <시민단체가 당선 낙선 다 정하나>는 총선연대의 낙선대상자 발표와 물갈이연대의 당선대상자 발표를 함께 다루면서 대상자 선정의 '기준'과 시민단체의 '비당파성'을 문제삼았다.
동아는 '탄핵 찬성' 의원들이 한 명도 당선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고 모두 낙선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탄핵안 찬반 여부가 주요 선정 기준이 되었다는 점에서 국민 일반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며 "이번 총선을 '탄핵심판의 장'으로 몰아가는 열린우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비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탄핵사태로 매몰돼 인물 정책 대결이 사라지고 있다는 걱정"이 많은 마당에 "시민단체가 오히려 '묻지마 투표'를 부추길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시민단체들이 탄핵찬성을 낙선·당선자 선정의 한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과, 여당의 총선 전략이 '탄핵심판'이라는 각각의 사실을 엮어서 "시민단체가 특정 정당에 편향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교묘한 왜곡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뜻과 다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한 정당을 선거를 통해 '심판'하겠다는 유권자들의 여론을 '묻지마 투표'로 치부해버리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반면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비교적 자세히 총선연대 낙선대상자 명단을 보도했다.
그러나 경향신문 역시 총선연대가 탄핵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낙선명단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경향은 7일 2면에 <'낙선운동' 208명 발표>를 비롯해 8면에 <낙선운동 대상 후보자 및 선정사유>에서 사유와 해명을 표로 정리했다. 또 <"억울…가혹…이해 못해"> 제하의 기사에서는 낙선대상자로 선정된 몇몇 후보들의 반응을 정리했다. 그러나 경향은 "정치권에서는 그러나 탄핵안 찬성의원들을 모두 낙선리스트에 올린 것에 대한 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데다 이번 총선이 인물 대결보다는 이슈 대결로 전개되고 있어 파급효과는 지난 16대 총선보다 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2면)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사설 <낙선운동, 정치개혁의 계기로>에서도 이어진다. 경향은 "시민사회단체의 낙선운동은 썩은 정치, 낡은 정치를 갈아엎자는 유권자운동이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낙선운동 대상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 100명이 대거 포함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총선연대가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이 없는 원칙론에 과도하게 매달림으로써 오히려 시빗거리만 제공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신문은 7일 1면 머리기사를 비롯해 기자회견, 영향, 명단, 평가기준, 당사자 해명 등을 실었다.
한겨레는 1면에 <낙선운동 대상 208명 발표/총선연대 '비례' 부적격 8명도…"온라인서 반대활동"> 제하의 기사로 낙선자 명단 발표를 보도했으며, 3면 <최대접전지 수도권에 큰변수>에서는 "낙선 명단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파괴력'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며 '낙선명단'의 영향력을 평가했다. 이어 5면 <돈선거·부정부패에 촘촘한 그물>에서 낙선자 선정기준을 자세히 보도했으며, 4면에는 낙선대상자 전원의 명단과 낙선자 선정이유, 당사자의 반론을 비교적 자세히 실었다.
또 5면 <낙선운동 자체는 합법 거리집회 등 방식은 제한>에서 한겨레는 "중앙선관위는 6일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이 선거법 테투리 안에서 이뤄질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낙선운동의 '불법성' 논란이 '운동방식'의 문제이지 운동 자체의 정당성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 같은 보도는 8일 <"낙선·당선명단 맘껏 퍼나르자">에서도 이어진다. 한겨레신문은 낙선명단을 발표한 총선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불법 논란이 거의 없는 '인터넷'을 통해 홍보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7일 사설 <낙선자 명단 꼼꼼히 살피길>은 "탄핵안 가결에 참가한 의원들을 낙선 대상에 올린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정략에만 골몰하는 의원들을 다시 국회에 보낼 수 없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겨레는 "총선 연대가 나름대로 고심 끝에 내놓은 결과로 평가되지만 결국 그 판단은 전적으로 유권자들의 몫"이라며 "이 명단이 유권자들의 소중한 주권행사에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정치개혁 입법 과정에서 국민들은 정치권 스스로의 자율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유권자운동을 통한 정치개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다. 총선연대 등의 활동은 정치개혁을 위한 적극적인 유권자운동의 전형이라 할만하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이 이를 외면하거나 '불법성', '편향성' 운운하며 영향력을 줄이려해도 유권자 중심의 정치개혁운동 의지와 영향력을 결코 약화시킬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4년 4월 12일
2004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