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한나라당 '대북정책'에 발표 관련 신문보도」에 대한 2004총선미디어연대 일일논평(2004.4.9)
왜 대북정책이 선거쟁점화했다고 거짓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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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각 대북 관련 정책을 내놓았다.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는 '총선 후 박 대표의 북한과 미국 방문'과 함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 등 기존 대북정책에서 다소 유연해진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놓았으며,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남북경협기금 확충, 제2이산 가족 면회소 건립 추진 등을 공약했다.
9일 대부분의 신문들이 이와 관련한 기사와 사설을 실었으나 각각의 '관심'에 따라 기사의 방향과 부각하는 내용들이 차이를 보였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각 당의 정책을 단순하게 소개하는 데 그쳤다. 동아일보도 한나라당의 정책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긴 했으나 크게 기사비중을 두어 '선거쟁점'으로까지 접근하지는 않았다. 중앙일보는 '총선후 박대표의 북한 및 미국 방문'을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일보의 관련 보도태도이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발표를 '선거쟁점'으로까지 부각시켜 심지어 동아, 중앙과도 확연히 구별되었다.
조선일보는 4면 기사 <대북정책 새 쟁점으로 ; 朴 "북핵 해결위해 방북" 與 "대통령될 야심 드러내">를 통해 "북핵 등 외교·안보문제가 17대 총선의 막판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전제한 후 한나라당과 박대표의 '대북정책'을 자세히 소개했다.
조선일보가 언급한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공약은 '개성공단 개발 적극 지원, 남북 접경지대에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및 평화공원 조성, 민간 기업의 남북 합작사업 참여유도, 유라시아 철도 연결을 통한 납북 간 인적 물적 교류 확대' 등이며 대북 정책과 관련한 박대표의 발언은 '초당적 대북기구 설치 추진',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인 대북정책 정립', '총선 후 박 대표의 북한 및 미국 방문', '주한미군 한강 이남 이전 계획에 대한 입장' 등이다.
조선일보는 이와 같은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변화를 "파격적", "기존 한나라당의 입장과 확연히 구별되는 새로운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을 부각시키는 한편 한나라당이 조선일보가 허용하기 힘든 수준으로 '너무 나가지 않도록' 단도리를 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변화를>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한나라당이 "총선 과정에서 대북정책의 이미지 변화를 보여주어야겠다는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합리적 대안 세력으로서 대북 정책에서 가급적 유연성을 넓혀가되 탈북자 문제나 북한 인권 문제 등에서 원칙없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우리는 조선일보가 사설을 통해 한나라당이 너무 나가지 않도록 단도리까지하면서도 한편으로 박근혜 대표의 '방북선언'을 비롯한 일련의 대북관련정책을 '선거쟁점화'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는 박 대표의 총선 후 북한방문 입장 표명은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흐릴 '무리수'일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그동안 견지해왔던 대북관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박 대표의 대북관련 공약들은 가히 '좌파수준'일 수 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가 비판보다 '선거쟁점화'에 비중을 두어 보도하는 것에는 분명 '계산된 의도'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혹시 '대북정책이 선거쟁점화했다'는 조선일보의 주장은 선거에 '북한문제'를 끌어들여 유권자들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는 '탄핵심판론'을 물타기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대북관련 정책은 '정체성의 혼선'을 일부 감수하면서도 선거쟁점으로 키우고 타당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멘트'중심으로 보도하는 행태는 우리의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꾸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2004년 4월 9일
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