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한나라당 박세일 선대위원장 부동산 투기·탈루 의혹'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2004.4.7)
투기 의혹마저 '감싸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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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신문들의 '한나라당 감싸기'가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3일 한나라당 박세일 선대위원장의 부동산 투기 및 탈루 의혹이 불거졌다.
2일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박씨의 재산 및 납세 실적 자료에 따르면 박씨는 본인 명의의 아파트 2채(총 9억5450만원), 배우자와 공동명의의 빌딩 1채(5억7241만원),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 1채(4억1250만원)와 상가 2채(각각 5억2190만원과 2억48만원) 등의 부동산과 상가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경기 과천의 상가는 매입 당시 4억219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5억2190만원으로 올라 시세 차액이 1억원이나 되며, 박씨와 그의 부인은 99년부터 2001년까지 재산세를 한푼도 내지 않다가 2002년과 2003년 각각 25만7000원과 2979만원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의혹이 제기된 직후 박씨는 투기 의혹 부분에 대해서는 '투기가 아닌 효도', 탈루 의혹 부분에 대해서는 '자료가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가 5일에는 다시 '착오로 인한 자료 누락'이라는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놓았다.
5일 대부분의 신문들은 이 사실을 짧게라도 보도했으나, 조선일보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같은 날 동아일보는 8면에서 '한나라당 출입 기자들의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로 박 위원장의 투기 의혹이 발송된 데 대해 한나라당이 수사를 의뢰했다'는 기사를 1단으로 처리했다. 아울러 동아일보는 "깨끗한 이미지의 박 위원장에게 흠집을 내 당의 지지율 상승세를 꺽기위한 정치공작"이라는 "한나라당 내의 주장"과 박씨의 해명을 실어 박씨에 대한 투기 및 탈루 의혹을 단순한 정치공방으로 처리했다.
6일에도 조선일보는 4면 <다시 고개 든 비방·폭로전>이라는 기사에서 "신기남 선대본부장이 나서 박세일 선대위원장의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며 정치권 전반의 비방 폭로전 가운데 하나로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한편 조선일보는 같은 면 기사 <박대표 "강원도에 동계올림픽 유치">를 통해 박 대표와 박세일 위원장이 "국회의원 임기 중 재산 증식을 하지 않겠다며, 이날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모두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하겠다고 서약하는 등 포지티브 전략으로 나왔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박 대표와 박 위원장의 '자산신탁이행 서약서' 작성이 박 위원장의 탈루 의혹이 불거진 직후 나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동아일보는 6일 4면 기사 <박세일 선대위원장 납세실적 공방>에서 박 씨 관련 의혹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공방 차원으로 다뤘다.
조선일보는 7일에야 박씨 관련 의혹을 따로 기사화 했으나 <열린우리, 박세일 투기의혹 연일공세>라는 제목으로 '열린우리당의 정치 공세'라는 차원에서 언급하는 데 그쳤다.
6일부터 일부 수구신문들은 '폭로 비방으로 선거가 혼탁해지고 있다'며 정치권의 공방을 부각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진상 규명이 필요한 의혹까지 '정치 공세'로 뭍어버렸다. 조선일보의 7일 보도는 박씨의 투기 의혹을 '정치공세'로 몰아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는 '물타기 수법'이라는 비판이다.
조선일보의 '한나라당 편향'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총선 시기 조선일보의 '한나라당 올인'은 해도 너무한다.
그 동안 조선일보가 한나라당 등 야당이 제기하는 근거없는 의혹들을 부풀리고, 여당 인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꼬투리 잡아 공격하고 개혁 의제들을 물타기해 온 예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오죽하면 '따옴표 저널리즘의 전형', '조한동맹'이라는 비난이 쏟아졌겠는가.
그런 조선일보가 한나라당 선대위원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폭로 비방으로 선거가 혼탁해졌다'는 식의 의제를 부각하며 의혹을 축소보도하고 진상 규명 주장을 '폭로·비방'으로 몰아가는 행태는 '노골적인 한나라당 감싸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2004년 4월 7일
2004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