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4월 3일부터 4일까지 방송3사 총선보도에 대한 총선미디어연대 논평(2004.4.6)
등록 2013.08.08 16:42
조회 303

 

 

 

'이미지 선거' 조장하는 방송의 선거보도 
..............................................................................................................................................

 

 

 

방송사들의 선거 보도가 정당대표 및 후보자들의 동정보도 중심으로 흐르면서 정작 '정책선거'에는 소홀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3∼4일 동안 방송3사 보도들은 각 당 지도부의 주말 행보 '따라잡기'식 보도와 특정 지역구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소개 등 동정보도로 선거보도의 대부분을 채웠다. 특히 이런 동정보도로 인해 '박근혜 효과 확산', '노인발언 파문 달래기', '3보 1배' 등이 부각되면서 부패정치 청산 등 17대 총선의 주요 정치개혁 이슈가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KBS

MBC 

SBS 

계 

 각 당 동정

 3

 4

 6

 13(30%)

 지역구 후보 동정

 3

 2

 4

 9(21%)

 군소후보 동정

 -

 1

 -

 1(2.3%)

 선거법 위반

 4

 2

 1

 7(16%)

 선거전략/판세분석

 2

 -

 1

 3(7%)

 정책소개/비교

 2

 -

 1

 3(7%)

 선거관련 정보

 2

 -

 -

 2(4.7%)

 기타

 2

 1

 2

 5(12%)

 계

 18

 10

 15

 43

<방송3사의 4월 3일∼4일 동안 총선관련 보도 현황>

 

절반이 넘는 동정보도


지난 주말 동안 방송3사는 총 43건(단신 제외)의 선거 관련 꼭지를 보도했다. 이 중 각 당과 지도부 및 지역구 출마자 동정 소개 보도가 총 23건으로 53%에 달했다. 특히 SBS와 MBC는 각각 전체 보도의 67%와 70%의 보도를 동정보도로 채웠다. 또한 양 방송사는 다른 보도에서 정치권의 '이미지 선거'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이미지 선거'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동정보도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야정당들의 동정보도에 가장 적극적인 SBS는 3일 보도에서 "박근혜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자체 판단…영남에서 불기 시작한 바람을 북상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수도권 바람몰이>), "추 위원장이 꺼내든 회심의 카드가 호남 민심을 파고 들어 난파 직전의 민주당을 구할 수 있을 지 주목"(<'3보1배'로 호소>), "치매, 중풍 노인을 위한 요양 시설을 확충하는 등 노인 복지에 힘 쓰겠다고 약속하며 성난 노인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성난 노인' 달래기>) 등 각 지도부의 행보를 각각 1건씩 보도했다. MBC도 같은 날, <노년층 마음 잡기>와 <삼보일배>에서 각 당 지도부의 동정을 보도했고, 보도량이 가장 적은 KBS도 내용에 있어서는 타방송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방송3사는 이른바 '격전지'라는 지역구 소개보도에서도 각 당 출마자들의 거리 선거운동과 같은 후보동정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보도에서는 각 후보들의 '선거운동 방법'과 '핵심 선거전략'만 소개될 뿐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 정보는 별로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보도가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후보들 사이의 '경쟁'으로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유권자를 쉽게 접할 수 없는 군소후보들은 '미디어선거'에서도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SBS는 3일 <운동권 맞대결>에서 아예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만 소개하고 나머지 후보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정책선거 실종, KBS 체면치레


17대 총선을 앞두고 방송사들은 너나없이 '정책선거'를 외쳐왔지만 정작 '정책'과 관련된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각 당의 정책을 소개하고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보도는 총 5건으로 전체의 11.6%에 불과하다. 그나마 KBS가 4건(자사 보도 중 22%)을 보도했을 뿐, MBC는 정책과 관련해 단 한 건의 보도도 하지 않아 공영방송으로써 최소한의 역할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SBS의 경우도 정책보도가 단 1건(자사 보도 중 6%)에 불과해 '정책선거'와 동떨어진 모습이었고, 그나마 보도한 내용도 <노인복지 이렇게…>에서 각 당의 노인관련 정책을 소개한 것에 불과해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발언 파문에 따라 '급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KBS는 지난 3월 29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유권자 10대 의제'와 관련한 각 당 정책소개/비교 외에도 이번 17대 총선에 처음 도입되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1인2표제'를 적극 소개해 눈에 띄었다. KBS는 3일 <첫 1인2표제>에서 "아직도 상당수 유권자들은 1인 2표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선거로는 사상 처음으로 1인 2표제가 도입돼 유권자들은 흰색 투표용지에는 지지하는 후보를, 연두색 투표용지에는 비례대표 정당을 각각 기표하게 된다"며 '1인2표제'와 관련한 정보를 상세히 전달했다. 한편 4일에는 <아직 문턱 높다>에서 "이번 총선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기표대가 마련되고 투표를 돕는 보조인 제도도 시행"된다며 장애인 유권자의 투표 참여와 관련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장애인들은 투표소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의무화하고 시청각 장애인들에게 선거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본 연대(<3월 24일부터 30일까지 방송3사 총선보도에 대한 총선미디어연대 논평>, 4월 2일 발표)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유권자 10대 의제' 보도의 시간이 너무 짧아 각 당의 관련 정책을 '겉핥기'식으로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유권자 의제'보도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보도시간과 보도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각 당의 정책을 상세히 소개해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 투표가 10일 남았다. 아직도 '1인 2표제'를 모르는 유권자가 상당수에 달하는 등 기본적인 선거 관련 정보조차도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보도들이 각 당의 동정에만 매달리는 것은 이번 선거를 '이미지 경쟁'과 '정치공방'으로 몰아가려는 일부 정치권의 의도에 이용되는 것이나 다음없다. 이렇게 될 경우 17대 총선이 가지는 본래의 의미가 '실종'될 우려가 높다.
이제라도 방송들은 총선의 의미와 무관한 각 당 지도부의 행보에 대해 필요 이상의 관심을 거둬라. 또한 소모적인 공방에 대해서도 집착을 버려라.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이번 선거로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유권자를 중심에 둔 '정책선거'를 선도하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끝)

 


2004년 4월 6일


2004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