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3월 24일부터 30일까지 방송3사 총선보도에 대한 총선미디어연대 논평(2004.4.2)
SBS, 총선보도 문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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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의 총선 관련 보도가 여전히 각 당 지도부들의 동정보도, 정당간 갈등 중심의 보도에 치우쳐 '정책보도'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회가 지난 3월 24일부터 30일까지 KBS, MBC, SBS 저녁 메인뉴스의 총선보도를 모니터한 결과 SBS가 '동정보도' 중심의 선정적인 보도, 진보정당 소외 등 과거 선거보도 양태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KBS는 비교적 유권자 참여와 정책선거에 관심을 갖고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동정보도 등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진보정당 보도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KBS가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다. 이른바 '박근혜 효과', '정동영 민생투어', '민주당 내부갈등' 등 각 당의 지도부의 동정과 내부 갈등을 매일매일 그대로 쫓아다니는 보도태도는 방송3사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공통적으로 드러낸 문제들이다. 또 여론조사 보도에서 '인물적합도'(KBS), '당선가능성'(MBC·SBS) 등 여론을 호도할 우려가 있는 애매한 항목들을 조사해 보도한 것도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KBS : 유권자 참여 돕는 기획 돋보여
KBS는 다른 방송사들에 비해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보도들이 돋보였다. 3월 25일 <비교하고 선택>, 29일 <꼭 투표하세요>, <대학가 참여 열기> 등의 보도는 각 정당의 정책을 비교한 선관위 사이트를 소개하고, 1인 2표제의 도입을 설명해주었다. 또 대학가의 부재자 투표 열기와 방식을 소개해 유권자들의 투표참여에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했다.
KBS가 지난 3월 7일 자체여론조사를 통해 선정한 '유권자 10대 의제' 관련 보도들도 유권자들이 각 당의 정책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29일 <실업 어떻게 풀까?>, 31일 <부패척결 이렇게>는 '실업문제 해결'과 '공직자의 부정부패 해소'를 각각 다루었는데, 각 정당의 실업관련 정책과 공직자 부패 해소 대책을 비교해 유권자들이 객관적인 시각으로 각 당의 정책을 평가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이 보도들은 각각 1분 55초, 1분 32초에 그쳐 유권자 의제를 충실히 전달하고 각 당의 정책을 실질적으로 비교검토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늘려야 할 것으로 지적되었다.
한편 KBS의 진보정당에 대한 관심은 예전에 비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는 25일 <원내진입 눈앞에>를 통해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도했으며, 29일과 30일에도 각각 <후보출정식>, <총선행보 가속> 등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1주일 동안 앵커단신 보도 1건을 포함해 단 3건에 그쳤다. 이는 보도량은 민주노동당의 약진 등을 고려할 때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MBC : 정치인 동정 중심 여전, 진보정당 보도는 긍정적
KBS가 '유권자 10대 의제' 등을 통해 정책보도의 가능성을 보이는데 비해 MBC는 의제 설정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각 당 대표들의 '민생투어' 현장을 쫓아다니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갈등과 대결을 부각한 선정적 보도들이 반복된 것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MBC는 3월 24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등장에 경계하는 열린우리당의 분위기를 전한 <'박근혜 효과' 경계>와 민주당의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놓고 추미애 의원이 당 지도부와 막판 기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의 <'추미애' 줄다리기>를 각각 보도했다. 이어 25일에는 <따라잡자 '정동영>과 <차단하자 '박근혜'>를 보도해 정치인 동정중심의 선정적인 보도 태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후에도 MBC는 <'의석수' 신경전>(3/26), <민주당, 정면충돌>(3/27) 등 정당간 대립 구도를 중심으로 한 보도들이 계속 내보냈다.
또, "한나라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 "민주당 불패지역",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 등 지역주의를 근간에 깔고 있는 용어들도 빈번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MBC의 진보정당 관련 보도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MBC는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한편, 전공노의 민주노동당 지지선언에 대해서도 '진보세력의 원내진출에 대한 의지'로 해석해 단순히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만 보도한 다른 언론들의 태도와 차별성을 보였다.
29일 보도된 <"단숨에 교섭단체">는 민주노동당의 총선 출정식 관련 소식을 다루면서 "노무현 정부와 여당을 확실히 견제할 수 있는 도덕성을 갖춘 진보 야당으로서 국민에게 다가가서 득표를 하겠다"는 천영세 민노당 선대위원장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선거가 정책대결 중심으로 전개될 경우 20석인 원내교섭단체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민노당의 원내교섭단체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했다.
또 30일 <진보약진 긴장>에서는 앵커가 "공무원 노조와 전교조의 정치참여 선언은 이번 총선에서 어떻든 진보세력을 의회에 진출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전국공무원노조와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의 민노당 지지선언을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만 몰아가지 않았다. 또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빈민연합의 민노당 선거운동본부 합류소식과 "기존정당들은 정당에 별도로 투표하는 1인 2표제로 민노당이 의외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긴장하는 모습"이라며 민노당 원내진출의 높은 가능성과 기존 정당들의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SBS : 진보정당 소외 심각
SBS도 각 당 지도부의 일정을 쫓아다니는 동정 보도에 치중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SBS는 3월 23일 <총선 공약 '실종'>과 29일 <이미지로 승부하나?>를 통해 정책대결은 뒷전이고 이미지 경쟁에만 치중하는 각 정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선거보도에서는 정책보다 당 지도부 '동정보도'에 중심을 두는 모순된 보도태도를 보였다.
한편 SBS는 방송 3사 가운데 진보정당에 대해 가장 무관심했다.
SBS는 대부분의 여론조사 보도에서 지지율과 당선가능성을 기준으로 1, 2위 후보자들만을 소개했다. 이와 같은 보도는 총선을 큰 정당간의 '양자대결'로만 몰아가면서 진보정당을 소외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밖에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가운데 '지역주의'를 전제로 하는 표현이 빈번히 사용된 것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29일 대전충청권 판세를 보도한 <압도적 우세>에서는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충청권 표심…17대 총선을 앞두고는 의외다 싶을 정도로 분명한 투표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특정지역에 대한 고정관념을 드러내기도 했다.
SBS는 진보정당에 대한 절대적인 보도량도 방송3사 가운데 가장 적었다. 간혹 등장하는 진보정당 관련 보도도 거대정당들의 소식에 묻혀서 다뤄졌다. 25일 <총선경쟁 시동>에서 민주노동당의 교육정책이 소개됐으나 이는 다른 당의 보도와 함께 언급된 것이며 그나마 분량에 있어 다른 당에 비해 턱없이 짧았다.
진보정당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듯한 보도태도도 엿보였다.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선출과 관련한 소식을 다룬 27일 <여성 장애인이 1번>에서 앵커는 "가장 먼저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한 열린우리당은 장애인 여성운동가를 1번에 배정했다"고 말해 민주노동당이 이미 15일 당원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의 순번을 확정했다는 점을 무시했다.
2004년 4월 2일
2004총선미디어감시국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