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조선일보 ‘최씨 소환전 은폐 대책회의’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2.16)
혹시, ‘한나라당 구하기’ 일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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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진실을 밝혀라.
조선일보는 16일 1면 머리기사 <최씨 소환전 은폐 대책회의>에서 최도술 씨가 SK비자금 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을 받기 직전 청와대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호철 민정1비서관, 선봉술 씨 등과 만나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이들이 세 차례에 걸쳐 대책회의에서 “장수천 채무 변제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는 명목으로 최씨가 선씨에게 지급한 5억원 부분을 검찰에 진술하지 않기로 입을 맞췄다”며 “이 사건을 최씨 개인 비리로 축소?은폐하려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또 이 같은 사실은 김진흥 특검팀에서 밝혔다며 이에 따라 최씨 소환과 관련해 “청와대 민정실에서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해명한 것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는 16일 <‘은폐대책회의’ 조선 보도, 청와대-검찰-특검 모두 부인>에서 조선일보의 기사에 대해 ‘오보 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청와대 관계자들과 검찰이 모두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취재원으로 지목된 김진흥 특검팀에서조차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양승천 특검보는 “특검 수사대상이 아니다. 자료조사 요청도 못한다”고 밝혔다 한다.
우리는 조선일보와 오마이뉴스의 상반된 보도내용을 보며 심각한 혼란을 느끼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상승하자 ‘한나라당 구하기’에 나선 조선일보가 ‘총선 대책팀’을 꾸려 ‘음해성 폭로기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혹여 조선일보의 이번 보도도 ‘총선 대책팀’에서 만들어낸 ‘작문성 기사’는 아닌가.
조선일보의 그간 보도행태를 보면 이 같은 심중이 더 굳어진다. 대선자금 불법모금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서정우 변호사의 개인 모금차원으로 축소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했으며, 재정국 관계자 도피에도 당이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대부분의 언론이 비중있게 ‘한나라당 대책회의’ 관련 보도를 했으나 조선일보는 지면에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어떤 경우라도 언론은 사실에 기초해 보도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조선일보는 ‘조-한 동맹’을 의식한 듯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따져’ 보도여부를 결정하는 ‘반언론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번 기사를 보며 대선 전날의 기사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의 망령이 떠오르는 것은 비단 본회만은 아닐 것이다. 총선이 독자들의 ‘조선일보 심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선일보가 심사숙고하길 기대한다.
2004년 2월 16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