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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토론프로그램」에 대한 민언련 특별모니터(2003.12.12)
토론프로그램에 주는 2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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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결정과정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중파 방송의 토론·대담프로그램들의 패널 구성이 심각한 '남성독점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본회가 KBS, MBC의 토론프로그램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패널을 분석한 결과, 여성 패널의 비율은 극히 낮았다.
1. 토론프로그램에 여성할당제 실시하라
KBS, MBC의 토론프로그램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패널 성분포는 (표1)과 같다.
KBS <심야토론>은 6월 1일부터 12월 5일까지 6개월 동안 총25회의 방영분 중 단 1회, 140명 중 단 1명(0.7%)만이 여성패널인 것으로 나타나 패널의 성비가 극히 편중돼 있음을 보여줬다. KBS <100인 토론>은 27회 방영분 중 8회, 91명 중 12명(13.2%)이 여성패널인 것으로 나타났다.(주요 배심원 제외)
MBC <100분 토론>의 경우, 총25회 방영분 중에 7회, 127명의 패널 중 10명(7.9%) 만이 여성패널이었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11월 1일부터 12월 5일까지 한달여 동안 3부 '모닝포커스'와 4부 '집중점검'에 각각 1명, 3명의 여성패널을 출연시키는데 그쳤다.
그나마 일부 프로그램에서 여성패널들은 중요 정책결정에 관련된 주제보다는 '부드러운' 주제를 다룰 때 출연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표2)
<100분토론>의 경우 여성패널은 교육과 정치 분야, 이라크 파병 등의 주제에 출연했으며, <100인토론>은 주로 혼전동거, 원정출산, 이민열풍 등의 연성화된 주제를 다룰 때 여성패널이 출연했다. 또한 '호주제 폐지'와 관련한 첫 번째 토론은 찬성쪽 여성, 반대쪽 남성으로 구성해 마치 '성대결'을 부추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야토론>은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타방송사에 이미 출연했던 송영선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 소장을 초빙한 것이 다였다.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이 모색되고,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공중파 방송 토론프로그램이 아직도 남성중심적인 논의구조로 여성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토론 프로그램의 '남성중심적 패널구성'부터 극복되기를 촉구한다.
2. 패널편중도 해소하라
토론 프로그램 패널 선정에 있어 직업 편중 현상도 심각했다. 9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3개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체 패널 중 국회의원이 44.2%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고, 교수가 15.5%,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12.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인 토론>의 경우, 패널 중 53.8%가 국회의원으로 구성돼 국회의원 편중이 가장 심했다.
정치분야의 토론이 많았던 만큼 정치인의 출연횟수가 많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다른 출연자에 비해 3∼4배의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 또한 정치적인 쟁점이라 하더라도, 시민사회의 의견 등 유권자 측의 목소리 등이 골고루 배치되어야 마땅하다.
같은 패널, 이제 지겹다
3개 토론프로그램의 패널 출연 중복정도를 조사해본 결과, 정치문제 관련 토론회에 출연자는 각정파를 대표해 10여명 정도가 돌아가며 계속 출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여명의 출연자는 3∼4회 이상 출연해, 시청자는 같은 주장을 반복해 들어야 했다. (표4)
MBC <100분토론>은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박주선 민주당 의원이 3번 출연했고, 설훈 민주당 의원과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원이, 정우택 자민련 의원이 2번씩 출연해 총6회의 정치관련 토론 대부분이 중복출연인 것을 알 수 있다.
KBS <100인 토론>의 경우는 정치관련 토론이 3개월간 4회 방영분 중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3번(75%)이나 패널로 나왔고,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2회, 김성호 민주당 의원 2회 등 대부분 중복출연인 것으로 나타났다.
KBS <심야토론>은 같은 기간 8회의 정치관련 토론을 벌였다. 그중 정진석 자민련 의원, 심재권 민주당 의원이 3번씩 출연했고, 김재홍 경기대 교수가 2번 출연하는 등 역시 중복출연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 기간 동안 정치관련 토론들은 대개 정치자금, 대통령 재신임, 특검법 등의 비슷한 주제를 갖고 진행돼 차별성을 갖지 못한데다 패널까지 중복돼 '동어반복적' 토론에 머물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3년 12월 12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