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추천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3.12.5)
방송위원회의 선례를 반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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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의 부적절한 '이사추천'으로 인해 뉴스통신진흥법에 의한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 구성이 논란을 빚고 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대통령 2명, 국회의장, 한나라당, 민주당 각 1명 등 정치권 추천 몫 5명을 포함한 총 7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이 2002년 대선후보들의 캠프에 몸담았던 오철호, 이문호씨 등을 추천해 연합뉴스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가 뉴스통신진흥회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로 파행을 거듭했던 연합뉴스를 국가기간통신사라는 위상에 걸맞게 육성하기 위해 설치된 뉴스통신진흥회가 정치권의 잘못된 이사추천으로 오히려 연합뉴스 발전에 '걸림돌'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진영의 일명 '부국팀'에 몸담았던 이문호씨를, 국회의장은 정몽준 후보 캠프의 정무특보를 지낸 오철호씨를 추천했다. 애초 정치권 나눠먹기식으로 규정됐던 이사진 추천방식에 대한 우려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그동안 연합뉴스 내부는 물론 시민사회에서 누누이 강조했던 것이 뉴스통신진흥회의 '정치적 중립성'이었다. 시민사회는 당리당략적 이해관계를 떠난 객관적인 이사추천으로 뉴스통신의 발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할 사람이 추천되길 기대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은 특정 후보를 위해 일했던 사람을 추천함으로써 갈등을 자초하고 있다.
본회는 이미 지난 9월 30일 성명을 통해 방송위원회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통신진흥회가 방송위원회처럼 되어서는 안된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뉴스통신진흥회 역시 허구한 날 정쟁만 일삼는 방송위원회를 보고 교훈을 얻기는커녕 똑같은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회창씨의 언론특보 양휘부씨를 방송위원으로 추천해 물의를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부국팀' 일원을 추천해 원내 제1당의 자질을 다시 한번 의심케했다. 대선 당시 각 후보진영에서 '당선'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 뉴스통신진흥회 이사로 적당한 인물인가? 이들이 대선이 끝났다고 각 정당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오철호, 이문호씨가 연합뉴스 출신이라는 근거 또한 궁색하기 짝이 없다. 연합뉴스와 시민사회에서 이사의 자격 요건으로 내건 조건에는 '뉴스통신에 대한 이해'가 있다. 그러나 더 우선시 되어야 할 사항은 '정치적 중립성'이다.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은 오철호, 이문호씨의 이사 추천을 즉각 철회하라. 우리는 오철호, 이문호씨도 스스로 사퇴해 줄 것을 요구한다.
한편 신문협회가 추천한 중앙일보 상임고문 성병욱씨도 부적절한 인물이다. 현재 신문협회장은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다. 너무나 속내가 들여다보이는 '자기 사람 보내기' 임은 삼척동자도 감지할 일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아직 추천인사를 내지 않은 청와대에도 주문한다. 정치권이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추천에 있어 정략적 의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청와대마저 같은 우를 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청와대만이라도 '정치적 중립성'을 전제로 연합뉴스를 세계굴지의 통신사의 반열에 올려 낼 열의 있는 사람으로 이사추천을 해주기 바란다. 만약 청와대마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없는 인사를 추천한다면 언론계와 시민사회 안팎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2003년 12월 5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