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한나라당의 KBS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발언」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10.23)
수신료까지 걸고 넘어지는 저의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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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을 빌미로 연일 KBS를 공격해 온 한나라당이 마침내 공영방송 'KBS 죽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10월 14일 한나라당 언론대책특별위원회가 "방송법 개정을 통해 KBS TV수신료의 분리징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0일에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까지 나서 "KBS 시청료(수신료)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갈 시기가 됐다"며 '수신료'로 KBS를 '압박' 하겠다는 의도를 재차 밝혔다.
한나라당이 'KBS 수신료' 문제를 들고 나오는 이유는 명백하다. 공영방송 KBS의 재정적 존립근거가 되는 수신료를 빌미로 눈엣가시 같은 KBS의 개혁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KBS마저도 '광고수입'에 의존하게 해 그간 한나라당이 주장해 온 상업방송 중심으로 방송질서를 '개편'하려는 의도마저 엿보인다.
송두율 교수 건을 빌미로 벌어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의도적인 'KBS 흔들기'는 집요하다 못해 편집증적 집착으로까지 여겨진다. 한나라당은 9월 27일 방송된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이 단지 송두율 교수를 다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간첩 미화'니 '친북방송'이라는 무차별적인 색깔공세를 퍼부어 댔다. 심지어 얼토당토않은 '정연주 사장 간첩 연루설'까지 들고나오며 KBS를 흔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KBS가 의연하게 버티자 한나라당은 마침내 '수신료'를 걸고넘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이 KBS에 가하고 있는 '부당한 압력'은 과반수가 넘는 의석을 갖고 있는 원내 1당의 책임 있는 자세로 보기 어렵다. 더구나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KBS '수신료'를 '시청료'로 왜곡하고 있다. 전기료와 통합 고지되는 '문제의 요금'은 KBS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대가가 아니라 공영방송의 수신을 허가하는 일종의 '허가세' 개념이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수신료를 '시청료'라 우기는 것은 국민 여론을 호도 하려는 얕은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한나라당은 우리 국민들이 그 정도의 '말장난'에 속을 것이라 보는가.
한나라당은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고 있는 KBS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 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화를 부르는 법이다. 한나라당의 KBS 흔들기는 이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번에 한나라당이 KBS 흔들기를 위해 둔 무리수는 부메랑이 되어 한나라당에 돌아갈 것이다.
2003년 10월 23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