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2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에 대한 동아일보의 '색깔'공세 관련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논평(2003.10.8)
오락프로그램에도 '색깔론'인가
.........................................................................................................................................................
수구언론의 이념공세가 급기야 오락프로그램에까지 미치고 있다.
송두율 교수 문제를 두고 KBS와 정연주 사장에 대해 이념공세를 펴고 있는 동아일보는 오락프로그램에서 잠시 등장한 '해프닝'에까지 '색깔'을 덮어씌웠다.
동아일보가 문제삼은 프로그램은 KBS 2TV의 연예오락프로그램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10월 4일 방송분이다. 동아일보는 10월 7일자 <KBS 청소년 오락프로 김일성시계 미화 물의>라는 기사에서 이 프로그램이 '친북'적 행태를 보인 것처럼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KBS가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한 코너인 '매직스쿨'에서 재일동포 마술사 '야스다 유지'씨의 마술을 선보이면서 1) 야스다씨가 1985년 김일성 주석 앞에서 공연한 것을 경력으로 언급하고, 2) 그가 김 주석에게 직접 받은 손목시계를 부각시켰으며, 3) 시계를 훈장으로 표현했다는 근거를 들어 KBS의 '북한 미화'를 문제삼았다. 그러나 동아일보의 이 같은 주장은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다.
동아일보는 '화려한 경력', '1985년 김일성 앞에서도 공연' 등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에 나온 야스타씨 소개 자막을 '친북적 행태'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KBS가 소개한 야스다씨의 경력은 각종 국제마술대회 입상이었고 '김일성 앞에서 공연했다'는 내용은 그중 하나에 불과했다. '김일성시계'를 소개한 것 역시 신기한 물건을 상세히 소개하는 수준이어서 "손목시계를 부각시켰다", "돋보이게 처리했다" 등의 동아일보 식 해석은 다분히 과장된 것이다.
야스다씨가 "이 시계가 있으면 북한에서 평생 먹고 살 수 있다"고 하자 출연자들이 보인 반응도 오락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흔히 보이는 과장된 행동에 불과했으나 동아일보는 "소동을 벌였다"고 표현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강수정 아나운서가 "어떻게 보면 이 시계가 훈장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북한에서 그렇게 인식된다'는 차원이었을 뿐 KBS가 이 시계를 의도적으로 미화했다고 보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KBS가 손목시계에 새겨진 '김일성'이란 글자를 보여준 것 역시 그 시계가 '진짜'라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확인시키는 절차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동아일보는 KBS가 "김 주석을 여러 차례 강조해 '북한을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정작 어떤 사람들이 이 같은 주장을 했는지조차 애매하게 처리했다. 결국 마술사의 실력과 유명세를 과시하려던 오락프로그램의 '오버액션'이 동아일보의 눈에는 KBS의 '친북행태'로 비친 것이다.
동아일보가 "KBS 청소년 프로그램이 '김일성시계'를 미화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왜곡'이다.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시청자게시판에는 KBS의 '북한미화'를 지적하는 글이 거의 없었다. 10월 4일 방송 이후 올라온 800여 건의 시청자 의견 중 '김일성 시계' 관련 글은 단 한 건이었으며, 이마저도 7일자 동아일보의 기사가 나온 후 이를 인용한 글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김일성 시계'가 물의를 빚었다는 것인가.
우리는 동아일보에 묻는다. 동아일보는 오락프로그램의 출연자와 진행자들이 1분 10여초 동안 벌인 그야 말로 '해프닝'을 두고 '북한 미화'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그렇게 따지면 과거 동아일보의 '고무찬양'이야말로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지난 2002년 3월 20일 동아일보는 '시계' 대신 '별장'을 미화했다. "호수를 끼고 마주 보고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일성 전 주석의 별장은 역사적 무게까지 더한다"며 "김 전 주석은 전쟁이 끝난 뒤 별장을 빼앗기고 얼마나 아쉬워했을 것이며…"라고 보도했다. 지난 98년 동아일보는 방북취재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김일성 주석의 1936년 보천보전투'를 보도한 당시 동아일보 기사를 순금으로 제작해 선물했다. 이렇게 북한 정권을 '고무찬양'한 동아일보가 오락프로그램에서 잠시 언급된 '김일성시계'를 두고 '북한미화' 운운하는 것은 이중잣대의 전형이다.
동아일보의 '김일성시계' 기사를 재빠르게 인터넷판에 실어 이를 KBS 공격에 이용한 조선일보 역시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KBS보다 더 '김일성시계'를 미화했다. 지난 2001년 1월 29일 <김일성 친필 '사인' 훈장보다 더 인정>이라는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명함시계의 문자반에는 김일성의 이름이 빨간색 그의 필체로 새겨져 있다"며 "보통사람은 구경하기도 힘든 오메가 티소 랑코 등 스위스제 최고급 손목시계로 만들어지는 명함시계는 1972년 김정일의 제의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일무장투쟁시기 김일성이 동료였던 안길에게 자신의 손목시계를 변치 않는 의리의 상징으로 준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일부 수구언론은 송두율 교수 사건을 호재로 악용해 KBS의 개혁을 좌초시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가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을 문제삼은 것은 'KBS 흔들기'라는 목적에 사로잡혀 무모한 주장도 서슴지 않는 행태를 보여준 것이다. 동아일보는 '색깔'의 강박증에서 벗어나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
2003년 10월 8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