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방송위원회 위원 구성에 대한 민언련 성명(2003.5.17)
등록 2013.08.0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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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휘부 前특보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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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2기 방송위원회가 구성되는 듯하더니 곧바로 정쟁에 휘말려 표류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역겨운 자리싸움으로 소일하고 있고, 디지털 전송방식, 위성방송 재전송, 지역방송 제자리 잡기 등등 중요한 문제들은 여전히 먼지를 뒤집어쓴 채 창고에 쌓여 있다.


도대체 왜 이런 고약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우리는 이 일차적 책임을 한나라당에 묻는다. 한나라당은 애초부터 방송위 구성을 놓고 정략적 이해 관계만 따져 왔다. 방송위원을 7인으로 줄여 대통령 추천 몫을 1인으로 줄인다느니, 방송위 상임위원 몫을 달라느니 하는 억지 주장을 늘어놓다가, 결국 목적을 달성해 방송위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 위원 1명 분을 약속 받고서 타협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기 몫 상임위원에게 부위원장 자리를 달라고 생떼를 쓰며 방송위원회를 마비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이회창 후보 언론특보를 지낸 양휘부 씨를 상임 방송위원 몫으로 추천해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는가 하면, MBC, KBS, SBS에서 방송위원을 추천해 방송위원회를 방송협회로 전락시켜 버리고 말았다.


특히 이 중에서도 양휘부 전 특보의 행태는 경악할 만하다. 양휘부 씨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 면전에서 '이 자리에 있을 분이 바뀐 것 같다'는 등 우리 국민과 민주주의를 최대한 무시하는 몰상식의 극치를 보였고, 2기 방송위원회 첫 회의에서 부위원장이 되려는 자신의 의도가 관철되지 않자 한나라당으로 달려가 기자회견을 하는 등 방송위원은커녕 평범한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 소양과 양식조차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정부 여당에도 묻지 않을 수 없다. 특정 방송사 사장이 방송위원장이 되는 것은 방송위가 방송사를 규제하는 기구라는 점에서 볼 때 사리에 맞지 않는다. 더구나, 방송위원장 선임의 명분을 위해 '호남소외론'을 거론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또한, 우리는 방송위 노조에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방송위 노조가 양휘부 전 특보 문제와 방송위원회의 '방송협회화'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있는 점을 우려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방송위 노조는 지금이라도 싸움의 대상과 우선 순위를 정확히 통찰하고 사태에 임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2기 방송위원회의 이번 사태가 법과 상식에 입각해 합리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 서동구 전 KBS 사장은 노무현 캠프의 언론고문이었다는 이유로 낙마했다. 이 점은 이회창 후보의 언론특보였던 양휘부 씨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방송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을 운위하는 것은 사기극에 불과하다. 우리는 양휘부 씨가 스스로 물러날 줄 것을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2기 방송위원회에 지역대표성을 고려한 위원안배가 되지 않은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지역분권화를 정책의 한 모토로 제시하고 있는 참여정부는 향후 방송관계 정책을 폄에 있어 지역대표성을 고려해주길 바란다.

 


2003년 5월 17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