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통일단체와 각계원로 '대북송금문제 성명' 관련 신문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2.20)
언론의 성숙한 보도를 기대한다!
통일단체와 각계원로들은 19일 "대북 송금에 대한 특검이나 국정조사에 반대하며, 이에 대한 모든 평가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요지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대북송금 문제는)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으로 결행된 만큼 실정법상의 잣대로만 평가·판단하려는 것은 법률이론상으로도 온당치 않다"며 "이 문제는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보기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통일단체와 각계원로들의 성명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야당과 언론의 주장과 배치된다. 대북 송금문제는 다각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그런 만큼 남북관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활동해온 통일운동단체들과 원로들의 목소리는 중요하게 보도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성명은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특히 대북 송금문제에 있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이 사실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대북 송금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차원의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대통령의 해명과 사과가 있은 후에도 언론과 야당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북 문제는 단순히 국민의 알권리 차원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남북관계의 특수성, 국가의 이익, 국제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처해야 한다. 특히 독일의 경우에도 동서독 초기 교류에서 뒷돈 거래가 있었지만, 언론은 동독의 자존심과 동서독 관계의 발전을 위해 문제삼지 않았던 사실을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리 언론도 이제 성숙해야한다. 이번 문제를 정쟁대상으로 삼거나 DJ정부 흠집내기 용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 언론은 현 사태를 남북관계의 발전과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조심스럽게 보도해야 한다. 북핵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한반도의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한반도의 평화며, 이를 위해서 남북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을 언론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2003년 2월 20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