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자전거 경품제공 관련 민언련 논평 (2002.10.4)
공정거래위원회는 왜 나서지 않는가
오늘(10/4) 한겨레신문 1면에 보도된 <'자전거일보'가 판친다> 기사에 본회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이제는 아예 거리에서 드러내놓고 자전거 등을 살포하며 판촉경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중앙일보는 39만 ∼189만원대의 정수기와 19만 8천 ∼ 78만원대의 비데로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본사에서 지국들을 비교하면서 실적이 안 좋은 지국은 본사 차원에서 문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는 내용은 신문 지국의 경품 살포가 해당 신문사의 과도한 경쟁 경쟁추기기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도대체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독자들은 언제까지 눈뜨고 보아야 하는가. 세 신문의 무차별 경품살포 실상은 신문고시제도를 비웃은 지 오래다. 지난 6월 본회가 미디어 오늘과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역시 신문들의 불법 무가지·경품 제공 등 신문판매시장의 불공정 거래행위가 전국에 걸쳐 일상적으로 판을 치고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그리고 이런 불법행위를 주도한 신문이 조선, 중앙, 동아일보였음을 본회는 또한 지적한 바 있다.
본회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족벌언론의 구독강요로 심리적·물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다. 일례로 강남구 수서동 도시개발 아파트의 주부 정 모씨는 조선일보 절독 의사를 몇 달째 무시하고 역으로 큰 소리 치고 있는 조선일보의 '조폭적 행태'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문협회는 '구독료 납부' 운운하며 희한한 논리로 이 사례를 접수조차 받지 않았다. 또 오늘아침 본회는 어제(10/3) 수원역 앞 대우아파트 단지 정문 앞에서 20여대의 자전거가 '신문 보면 공짜로 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
본회는 다시 한 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정위의 신문고시 제정을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강력히 비판했던 조선, 중앙, 동아는 더 이상 '자전거'로 독자를 매수하지 말라. 본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문시장 질서를 이토록 혼탁하게 만드는 족벌언론의 행태에 합당한 조처를 취할 것을 당부·촉구해왔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답하라. 공정거래위원회 존재이유를 의심케 하는 이런 침묵과 직무유기는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불법적 경품살포로 부수 늘리기에 비이성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족벌언론들의 행태를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2002년 10월 4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