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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선거 토론회에 진보정당 배제]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2002.5.16)
등록 2013.08.0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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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후보의 정책도 알고 싶다 

 

 


지난 5월 13일 KBS 제1 TV에서 방송된 <특별생방송 서울시장 후보 정책대토론회>는 진보정당에 대한 우리 방송사의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KBS는 이날 생방송에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 민주당의 김민석 후보만으로 토론회를 가졌다. 방송토론 방영정지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까지 내며 진보정당의 TV토론회 참가를 위해 애쓴 민주노동당의 노력은 허사가 된 셈이다.


방송사들은 민주노동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아니며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토론회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을 토론에 참가시킬 경우 다른 군소후보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송사들의 입장은 우리 정치권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잘못된 정치현실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 정치권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정책중심의 정당구조가 자리잡지 못하고 지역주의와 인맥중심으로 정당이 이루어져 있다는 점, 1인 보스중심의 정당구조에 따른 비민주적 정당운영 등등 정치권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특히 민주 -한나라당구도가 뚜렷한 정책적 차별성에 기반한 양당구도가 아니라 지역주의에 편승한 '임의적 구도'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선거때마다 정계개편론이 고개를 치켜드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들이 민주 -한나라당 후보만 초청하여 선거관련 토론회를 하는 것은 정책토론의 의미를 가지기가 힘들다. 민주 - 한나라당은 사실상 '비슷한 성격'의 정당이기 때문에 이러한 토론회에서는 '후보에 대한 낮은 수준의 점검'도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만일 방송사들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정당후보를 함께 초청하여 토론을 개최한다면 '정책토론'이 가능해질 수 있음은 물론 '보수' 일색의 정치권구도속에서 국민들이 새로운 정치흐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방송사들이 현 정치권의 구도를 사실상 그대로 수용하고 '현 정치구도상의' 지지율 몇 퍼센트 이하라는 이유로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의 후보를 외면한다면, 우리는 구시대적 정치구도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이다.


방송사들은 정치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큰 틀 속에서 진보정당 후보들의 TV토론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주길 기대한다.

 


2002년 5월 16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