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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응 관련 민언련 성명서(2002.5.15)
등록 2013.08.0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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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방송길들이기를 중단하라!

 

 


최근 한나라당이 MBC에 대해 보인 태도는 거대야당의 폭력적 '방송길들이기'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지난 5월 5일 방송된 MBC스페셜 <국민참여경선제-정치, 시민이 바꾼다>편이 편파적이라며 MBC에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또 한나라당 의원들의 MBC 출연을 일절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한나라당은 방송이 나간 바로 다음날 편파방송대책특위(위원장 현경대)를 구성하고, 항의시위를 하고 MBC를 항의방문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MBC스페셜 <국민참여경선제>가 민주당 경선을 끝낸 시점에서 이 방송을 내보낸 점, 국민경선에 참여한 대의원들보다 노사모 회원을 중심에 놓고 제프로그램을 제작한 점을 들어 편파성시비를 벌였다. 또 한나라당은 MBC에게 '한나라당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수준에 있어서의 공개사과'와 ' 불공정 프로그램 제작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도대체 한나라당은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나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가. MBC스페셜은 2부작으로 기획된 다큐멘터리로 정당간의 양적 균형을 맞춰야 하는 보도프로그램이나 토론프로그램과는 다르다. 더구나 이 프로그램은 '정치혁명'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는 국민경선제도에 대해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한나라당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치혁명'은 '노사모'의 활동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사실이다. 이들의 자발적인 정치운동이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20대와 30대를 움직였으며, 이는 언론과 정치학자들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의 정치혁명에 대해 분석하는 것으로 노사모 회원들이 주요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대해 한나라당이 '양적 균형' 운운하는 것은 방송에 대한 몰이해, 특히 다큐프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막무가내식' 접근이 아닌가. 백번양보해서 이 프로그램이 만일 '노사모'에 치우쳤다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정치인 팬클럽인 '창사랑'에서 문제제기를 할 일이지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이 직접 나설 사안은 아니다.


더구나 MBC스페셜 제작진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회창 캠프에서 MBC측의 취재요구에 협조를 잘 하지 않아 일정잡기가 어려웠으며, 창사랑 회원들 역시 취재에 비협조적이었다고 한다. PD연합회보는 이 같은 MBC측의 섭외일지가 공개되자 당시 항의방문을 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당혹스러워했다고까지 보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계속 '공개사과'를 MBC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본회는 그같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행태는 엄연한 방송 자율성 침해이며, 더 나아가 '방송 길들이기'로까지 밖에는 볼 수 없기때문이다. 이런 행태가 시정되지 않는다면 만약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면 어느 방송사가 집권여당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겠는가. 한나라당은 폭력적 '방송사 길들이기'를 중단하라.

 


2002년 5월 15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