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성남 파크뷰 특혜 분양 언론인 연루 관련 민언련 논평(2002.5.8)
끝없는 언론인 비리를 개탄한다
어제(5/7) 대부분의 일간지들이 1면과 사회면에서 주요하게 보도한 경기도 성남 분당 새 도시 파크뷰 아파트 특혜분양 사건 관련, 동아일보 전무이사 겸 편집인 이현락씨를 비롯 언론인 10여명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의 탄원서로 불거진 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에는 민주당 김옥두 의원을 비롯, 군장성, 국정원 간부 등 이른 바 우리 사회의 고위층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본회는 권력형 특혜·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언론인이 거론되거나 포함되었다는 점에 심히 유감스럽다.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언론계와 정·관계 인사들의 청탁요구가 집요하게 있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친인척 등 다른 이름을 빌려 아파트를 분양 받은 이들의 치졸한 수법에는 입을 다물기조차 어렵다. 이들 언론인 10여명이 사전 분양을 받음으로써 적법하게 분양을 받아야 할 일반 국민 10명은 밀려났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들 언론인이 빼앗은 일반 국민의 권리는 누가 보상할 것인가.
본회는 또 언론인 비리가 있을 때마다 그 명단이 꼭 꼭 숨겨지는 현실을 개탄한다. 비리언론인 명단은 윤태식 게이트 사건 때 일부 공개되었을 뿐 비리사실이 드러나도 감추어지기 일쑤다. 이는 언론보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동아일보 이현락 편집인 특혜분양에 대해서도 한겨레가 1면에서 보도한 데 이어 경향, 대한매일, 세계일보만이 그의 이름을 언급했을 뿐이다. 언론인 10명 연루설도 한겨레만 보도했다. 자사 편집인이 연루된 동아일보는 물론 조선, 중앙, 한국일보는 김대통령 아들 김홍일씨의 처남 윤흥렬씨가 분양받았다가 해지했다며 그들의 실명을 거론했을 뿐이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가 4월 폭로한 금감원 출입기자 촌지사건이 불거진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터진 것이어서 우리 사회 언론인 윤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언론인은 사회를 비판 감시하는 직업이니만큼 누구보다도 스스로의 투명성이 절실하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비리사건에서 본 언론인의 현주소는 사회비리를 감시하기는커녕 그 비리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지 않은가. 그러고도 권력비판이니 사회감시니 제 역할을 할 수 있겠으며 그렇게 한 들 국민적 설득력을 지닐 수 있겠는가. 이번 사건은 언론권력이 단지 지면으로만 불거지는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비판·감시의 대상에 올라야 할 우리 사회 권력집단에 반드시 언론을 포함시켜야 하는 과제를 남겨주었다. 아울러 이제부터는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관계 인사가 개입되었다'고 표현대신 '정·관·언'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언론인 명단을 전면 공개하고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라 그리고 처벌하라. 언론은 동업자 봐주기를 중단하고 정·관·언 인사 누구든 이번 특혜분양에 관련된 인물에 대해서도 차이를 두지 말고 낱낱이 추적 보도하라. 그리고 비리 언론인은 즉각 언론계를 떠나라.
2002년 5월 8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