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논평]<민주당 경선 관련 SBS 보도>에 대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논평(2002.3.25)
정치 냉소주의 부추긴 SBS 8시뉴스
SBS는 민주당 경선을 비롯한 선거 관련 보도에서 이해하기 힘든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
SBS는 18일 '노무현 상임고문과 이회창 총재와의 대선 예상주자 여론조사' 보도를 유보한데 이어 24일 강원지역 경선에 대한 보도에서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후보자간 상호 '비방'이 가열되고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24일 SBS 8시뉴스는 세 번째 꼭지 <비방전 가열>이라는 보도에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인제-노무현 두 후보가 상호 비방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앵커는 "모두 좋은데 과열되는 비방전은 옥의 티…정계개편론과 음모론으로 얼굴을 붉혔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노무현 후보의 연설 가운데 "한나라당이 들고 나와도 시원찮을 일을 왜 우리 당내 후보가 들고나옵니까? 판 깨자는 말입니까?"라는 내용과 이인제 후보의 "정계개편은 이제 소생하는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것입니다. 정치의 혼란은 경제의 독과 같은 것입니다."라는 주장을 대치시켜 보여줬다.
그러나 정작 두 후보의 연설내용은 '비방전'과는 거리가 있었다. 앞서 '음모론'을 제기하며 물의를 일으켰던 이인제 후보는 주로 '검증된 후보'라는 점을 내세웠으며 노무현 후보 역시 '노무현 돌풍'이 대세를 얻고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SBS에서 보도한 '정계개편론 비판'과 '음모론 비판'은 연설 가운데 잠깐 언급됐을 뿐이며 이를 비방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SBS의 보도태도는 정치개혁을 실험하고 있는 민주당의 국민경선을 평가절하 할 위험을 담고 있다. SBS가 두 후보의 연설내용 가운데 부정적인 부분만을 부각시켜 편집한 것도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부추길 우려가 있으며 과거 선거보도의 구태를 답습하는 것이다.
한편 SBS는 노무현 고문이 이회창 총재를 17.6% 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 18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SBS 측은 이회창 총재의 기자회견과 한화갑 고문의 사퇴, 17일 KBS와 MBC의 여론조사 등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아 발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SBS 노조에서도 "보도의 공정성에 심각한 훼손을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SBS가 이 같은 보도를 반복한다면 'SBS가 야당 대통령 후보에 줄서기 했다'는 항간의 의혹만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SBS는 사실보도·객관보도에 나서라.
2002년 3월 25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