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성명] <스포츠신문의 황수정 보도>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
스포츠신문은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
<스포츠신문의 황수정보도>에 대한 민언련 성명서
한 사람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는 스포츠신문이 진정 '언론'이라 할 수 있는가.
필로폰 투여혐의로 구속된 탤런트 황수정씨에 대한 언론의 선정보도와 상업보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스포츠신문은 황씨가 구속된 13일 이후부터 황씨의 남성관계 등을 지목하며 각종 선정보도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황수정의 남자들' 어디선가 떨고 있다>, <"뭬야? 최음제라고?" 어설픈 거짓말 네티즌 분노>, <황수정 거처에서 발견된 비디오들의 정 체는?>(이상 스포츠서울), <"최음제 마셨다면 혹시 비디오는…?">, <황수정 '性집착' 의혹 증폭-복잡한 남자관계…'최음제서 히로뽕 발 전'추측>, <황수정 '혹시 뽕맞고 연기?'드라마 촬영중 돌출행동 히로뽕 후유증 의혹>(이상 일간스포츠), <황수정, 강씨-탤런트K와 ‘삼 각관계’>, <황수정 파문 정계 확산 "누구냐">, <황수정 검거 전 구명활동 했었다>(이상 스포츠투데이), <황수정, 히로뽕 복용혐의 구속 3대 의혹>(이상 스포츠조선) 등 객관적 사실을 뛰어 넘어 갖가지 선정보도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 동안 스포츠신문의 선정보도와 과장보도에 대한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미 오현경, 백지영씨 등이 이른바 '섹스 비디오 스캔들'로 범법행위와 관계없이 여론의 도마에 올라 한동안 방송활동을 중단한 바 있 다.
이번 사안의 경우 황씨가 범죄 혐의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스포츠 신문의 선정보도로 인해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앞의 두 사람과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황씨 구속과 관련해서 확실하게 알려진 사실은 황씨가 두 차례에 걸쳐 강모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신문은 황씨의 구속사유보다는 그의 남자관계에 집중하며, 있지도 않았던 변우민씨 면회설, 최음제 발언 등 '성(性)'과 관 련된 각종 유언비어를 유포하며 '마녀사냥' 식 여론재판을 이끌어 내고 있다. 본회는 언론의 이 같은 보도태도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이 같은 선정보도는 사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인권침 해로까지 이어진다.
언론은 객관적 사실보도를 통해 성숙한 문제해결을 이끌어야 한다. 언론의 이 같은 보도태도는 연예인들의 직업과 사회적 위상과도 연결되어 있다. 연예인들은 주로 '인기'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예계에서는 언론에 잘 보여야 '뜨고', 한번 잘못보이면 '끝장난다'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있다.
언론보도로 피해를 입은 연예인들이 언론 사를 고소하지 않고 언론사와 적당히 타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언론 보도로 인한 연예인들의 인권은 보호받 기는 힘들다. 이번 황씨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언론은 연예인들이 사회적 일탈 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이를 빌미로 사생활과 관련된 각종 '소문'을 무분별하게 보도하며 선정보도 경쟁에 치중, '인권침해'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언론은 황씨에 대한 과장보도와 허위보도를 중단하라.
'사실보도'라는 언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라.
또한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로부터 연예인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도 필요하다.
더 이상 연예인들이 사생활과 관련해서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로 유·무형 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스포츠신문은 최소한의 윤리규정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스포츠신문의 자성을 촉구한다.
2001년 11월 21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