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청와대기자단은 국민을 대신해 대통령에게 질문하라!
등록 2016.11.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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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청와대기자단은 국민을 대신해 대통령에게 질문하라! (2016.11.15)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100만 촛불 민심 앞에 어떠한 대답이라도 내놓아야 할 절체절명에 처해 있다. 이번에도 국민의 요구에 화답하지 못한다면 박 대통령은 더 걷잡을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또 다시 모르쇠, 버티기로 일관한다면 국정운영 중단을 넘어 국가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다. 자신의 범죄혐의와 헌정농단에 대해 사죄하고 물러날지, 아니면 측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이미 상실된 권력을 유지하겠다고 할지, 3차 대국민 담화 발표는 그 자체로 중대한 기점이다. 100만 촛불 이후 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직접 입장을 밝히는 자리인 만큼 청와대 출입 기자들은 국민을 대신해 날선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두 차례 담화 발표 때 청와대 기자단은 날선 질문은커녕 질문 자체를 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요청이었다고는 하지만 어찌 이런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에게 단 한 마디도 묻지 않겠다고 공모할 수 있는지 국민은 의아해 할 따름이다. 매체의 종류와, 논조를 떠나 출입기자들이 손들지 않기로 합의한 것은 그 자체로 언론의 책무를 방기한 행위다. 대통령의 불통과 어물쩍 화법을 언론이 용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언론 또한 이번 게이트의 공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마당에 주범으로 지목된 대통령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청와대기자단을 신뢰하겠는가?
 
청와대출입기자단에 소속된 모든 기자들에게 엄중히 촉구한다. 국민을 대신해 대통령에게 질문하자. ‘가만히 있으라’는 청와대의 요구를 거부하자.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민주주의가 무너진 역사의 현장, 그 심장부에 서있는 기록자이자 감시자이다. 기자단의 관행과 시스템 유지, 향후 출입과 취재에서의 제재를 우선에 둘 때가 아니다. 이전 정부 시절 대통령들에게 보여줬던 기자들의 기개는 다 어디로 갔는가?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행적에 대해 대통령도 아닌 대변인의 입을 통해 몇 마디 설명을 듣기까지 무려 2년 7개월 동안 희생자 가족과 국민이 싸워야 했다. 바로 여러분이 했어야 할 일이다.
 
가만히 앉아서 받아쓰고만 있지 말고 손을 들자. 청와대가 허용하지 않았고 기자단이 계획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기자라면’ 물어야 한다. 물음을 금지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밝히고 싸워야 한다. 이번 기회에 청와대 출입 기자로서의 오래된 관행이나 카르텔을 과감히 혁파하자. 국민의 탄식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오늘, 언론의 본령과 사명이 무엇인지 절대 잊지 않길 바란다.
 
 

2016년 11월 15일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