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노동착취 대명사’ 쿠팡은 ‘블랙리스트’ 사과하고 언론 겁박 멈춰라
등록 2024.02.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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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노동인권 문제를 적극 취재해 온 언론인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도 모자라 이런 악행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MBC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021년 쿠팡의 반노동 행태를 고발한 기자들을 겨냥한 거액 소송으로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에 나서더니 이제는 블랙리스트 제작을 통한 언론 겁박으로 더 나아갔다.

 

MBC <뉴스데스크>는 2월 13일 ‘쿠팡 블랙리스트 추정 엑셀 문서 파일’을 보도했다. 쿠팡이 2017년 9월부터 물류센터 노동자 1만 6,450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PNG 리스트’를 만들고, 재계약 등에 악용해 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기피 직원 명단인 ‘PNG 리스트’에는 노동조합 조합원 20명을 포함해 기자·PD 등 언론인 100여 명이 포함됐다.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자 노조 조합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이며, 언론자유를 침해한 중대 범죄다.

 

그러나 쿠팡은 MBC 보도가 “비상식적이고 악의적”이라며 ‘출처 불명의 문서’로 쿠팡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수백 명의 블랙리스트 피해자 증언과 내부 전산망에서도 확인되는 ‘PNG 리스트’가 없다고 우기면 사라지는 것인가.

 

쿠팡이 블랙리스트에 언론인 이름을 넣은 이유는 뻔하다. 노동인권이 무시된 최악의 근로환경이 탐사취재로 속속 공개되자 취재를 막을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다. 언론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근로환경을 적극 개선해야 할 기업이 쓴소리를 막으려 되레 불법적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노동착취’ 대명사가 된 쿠팡은 악의적 블랙리스트 작성에 대해 사과하고, 치졸한 언론 겁박을 당장 중단하라. 글로벌기업으로 자부해온 쿠팡은 언론의 입을 ‘봉쇄’할 시간에 부끄러운 기업문화를 반성하고, 기업규모에 걸맞게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부터 개선하라.

 

 

2024년 2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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