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TV조선, 자사 취재 방해 기자 감싸기 이유 무엇인가
등록 2018.07.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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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정석영 TV조선 보도국 부국장이 자사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뉴스타파 <TV조선 간부의 ‘팀 킬’, 최순실 게이트 덮을 뻔>(7/17)에 따르면 TV조선이 미르재단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간의 관계를 단독 보도하던 2016년, 당시 경제부장이었던 TV조선 정석영 부국장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다. 게다가 정석영 부국장은 미르재단과 최순실의 관계를 입증할 이성한과 최순실의 회의 내용 녹음파일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이를 자사 기자가 아닌 안종범 수석에게만 전달했다고 한다. 이 무렵 TV조선 기자들은 해당 녹음파일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는데, 경제부장은 녹음파일이 공개되지 않도록 덮은 셈이다.

오마이뉴스 <“그는 미르 첫보도부터 제동을 걸었다”>(7/20)에서는 당시 취재팀을 이끌던 이진동 TV조선 전 기획취재부장을 인터뷰했다. 이 보도에서 이진동 전 부장은 “(정석영) 당시 TV조선 경제부장은 우리가 미르재단 관련 특종을 처음으로 내놓는 날부터 제동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정석영 당시 경제부장이 저녁종합뉴스까지 채 1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본부장을 찾아가 ‘미르재단에서 거액을 협찬 받기로 했는데, 기사가 나가면 차질을 빚는다’며 관련 기사를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언론사 간부가 회사 안에서는 협찬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보도를 막으려 했고, 뒤에서는 이성한과 안종범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하며 사안을 은폐하려 했다.

 

단순히 이진동 전 부장의 증언만 있는 것도 아니다. 분명한 증거가 있다. 검찰이 안종범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복원했는데, 그 속에 정석영 씨가 이성한과의 통화를 녹음하여 파일형태로 보낸 것이 들어있었다. 뉴스타파는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스타파와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나간 이후에도 TV조선과 정석영 씨는 이 사안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한 마디로 정상적인 언론사의, 기자의 행태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올 초 홍두표 TV조선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조선미디어그룹의 가치와 정체성을 기조에 두고, 언론 가치와 저널리즘 비판 기능이 보수 진보의 진영 논리보다 앞서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가치와 정체성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처럼 권력과 유착해 부적절한 행태를 한 기자를 감싸며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끝>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논평/TV조선, 취재 방해한 기자를 승진까지 시키나?>(7/20)에서 “TV조선은 뉴스타파 취재의 보도가 있기 하루 전인 7월 16일, 정석영 씨를 뉴미디어 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TV조선 측이 23일, “어떠한 사내 인사발령도 없었다”며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언련은 논평의 제목을 <TV조선, 자사 취재 방해 기자 감싸기 이유 무엇인가>로 정정하고 해당 내용을 삭제 수정한 논평을 재발송합니다.

 

7월 2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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