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논평]KBS <아침마당>의 선대인 소장 부당 하차통보에 대한 논평(2016.9.19)KBS의 인사 ‘횡포’ 국정감사에서 청문하라
-선대인 소장의 부당 하차를 규탄한다-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 문제를 지적한 선대인 경제연구소 소장이 제작진 측으로부터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았다. 선 소장이 출연했던 <아침마당>의 ‘고급정보열전’ 코너는 각 분야 전문가 패널 5명이 각자의 분야별 ‘고급정보’를 10분씩 설명하고, 3회마다 시청자투표와 퀴즈 성적 등을 종합해 최하위 점수를 받은 출연자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선 소장은 마지막 방송일인 12일 자 방송에서 3위를 차지해 탈락하지 않았는데도 다음날 제작진으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선 소장은 지난 5일 방송분에서 ‘아파트 분양, 받을까? 말까?’라는 제목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아파트 분양의 과열 양상을 지적한 바 있다. KBS는 선 소장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방송의 콘셉트을 무시한 것은 물론이고, 방송 스스로 정한 규칙을 어긴 것이다. 이는 일방적인 외압을 행사하면서 시청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것이나 다름 아니다.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 화면 갈무리
선 소장의 하차를 결정한 김정수 KBS 교양문화국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선 소장의 발언이 KBS 입장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부동산 이슈와 관련해) 개인의 사견임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한다면, 반사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며 정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을 뿐 아니라 “사실 방송가에서 PD가 출연자를 섭외하고 하차하는 경우는 다반사”라며 선 소장의 하차에 대해 말도 안되는 억지 변명을 늘어놨다.
이에 대해 선대인 소장은 SNS를 통해 “구체적인 출처도 밝힐 수 없는 일부의 의견을 근거로 프로그램 자체 규칙까지 어기며 이미 출연이 결정돼 있는 사람의 출연을 막을 수 있느냐”며 “충분히 대표성을 갖추지 못한 정체불명의 ‘시청자’에게 휘둘리는 방송이라면, 한국방송은 공영방송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서 방송을 전달해야 할 공영방송이 친정부적인 ‘방송사의 입장’을 내세우며 반대의견을 묵살한 것은 크나큰 문제다. 그러나 KBS 측은 19일 <아침마당> 방송에서 선 소장의 하차 소식을 짧게 전한 것 외에 공식적으로 어떤 사과와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실제 <아침마당> 시청자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가득하다. 17일부터 19일 오후 7시 현재까지 총 96개의 의견 중 59건이 선대인 소장 하차에 대한 비판 목소리들이며 이 시간에도 계속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도 KBS는 선 소장의 하차를 그대로 강행하고 시청자게시판에 그 어떤 해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시청자를 의식하는 공영방송이라면 도저히 벌일 수 없는 막무가내 식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이정현 대표의 녹취록 의혹을 비판한 기자를 제주도로 전출 보내고, 자사가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셀프 홍보를 거부한 기자들에 징계를 내리는 등 KBS 경영진의 ‘인사 횡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기에 이번 선 소장 강제하차 건은 소수의 낙하산 경영진이 출연자의 발언조차 입맛대로 재단하는 방송사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문제를 또다시 노출한 것이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에서 정해놓은 규칙과 시청자와의 약속보다 ‘윗선들의 입장’이 중요하게 되어버린 KBS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국민의 공영방송이 정치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지금, KBS 감사실은 이 사안에 대해서 철저한 감사를 시행하고, 시청자위원회와 이사회 등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 무엇보다 KBS는 선대인 소장 본인은 물론 시청자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10월 11일로 예정된 20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철저히 감사하기 바란다. 또한 국회는 언론장악 청문회를 열어 청와대의 공영방송 보도개입 실태와 그간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청와대와 공영방송 경영진이 저지른 패악을 낱낱이 밝혀야 마땅하다. 공영방송의 위기는 우리 민주주의의 위기이다. 정치권력의 공영방송 장악을 중단시키고 근본적으로 이를 막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주요한 민생현안이며, 정치 과제이다. 특히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은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는데 주력하길 촉구한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