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故 장자연 씨 죽음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2009.3.20)
등록 2013.09.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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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씨 죽음의 진실, 철저하게 밝혀라

- 가담한 ‘언론계 인사’ 있다면 법적 처벌·언론계 퇴출해야
 
 
고 장자연 씨가 남긴 문건에 ‘유력 일간지 대표’가 포함되어 있다는 ‘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장 씨의 문건에는 추악한 ‘성상납 강요’를 비롯해 힘없는 여성 신인 탤런트를 죽음으로 몰아간 연예계 비리가 담겨 있어 국민들에게 크나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던져주었다. 게다가 이 문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람 가운데에는 연예계와 직접 관련이 없는 ‘유력 신문사 대표’까지 포함됐다는 소문이 떠돌아 국민들의 귀를 의심케 했다.
그런데, 그 소문이 확인된 것이다. 19일 KBS와 MBC는 고 장자연 씨 유족들이 경찰에 고소한 7명 가운데 유력 일간지의 대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KBS와 MBC는 각각 “신문사 유력 인사”, “유력 일간지 대표”라고 표현하며 장씨 유가족이 이 사람을 포함한 4명을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전했다. KBS는 이 사람이 운영하는 신문사가 KBS가 문건을 입수하기 전에 문건을 입수했다는 구체적인 증언을 전하며 ‘자사 대표가 거론되어 보도를 덮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유력 일간지 대표”는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고 한다. 연예계의 비리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사 대표의 이름이 이런 파문에 오르내린다는 자체가 충격적이지만, 일단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공은 경찰에게 넘어갔다. 각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됐다는 문건의 진실을 경찰이 얼마나 철저하게 밝혀낼 것인지가 핵심이다.
경찰에 강력히 촉구한다. 이번 파문에 연루된 ‘유력 인사’가 누구든 성역 없는 수사로 진상을 밝히라. 고 장자연 씨가 남긴 문건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장 씨의 죽음은 자살이라 할 수 없다. 사실상의 ‘타살’이다. 장 씨 본인이 증언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찰은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 드러낼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를 벌여야 하며 한 치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될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경찰이 보인 소극적인 태도에 많은 국민들이 ‘수사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처음에는 ‘실명을 확인했다’고 하다가 ‘특정 인물이 적혀있지 않다’, ‘명단 자체를 갖고 있지 않다’, ‘실명을 확인했다고 한건 추정해서 말한 것이다’ 등등 말을 바꿔왔다. 문건이 유출된 경위를 따지는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도 보였다. 만의 하나 경찰이 이번 사건을 흐지부지 넘기려 한다면 ‘눈치보기 수사’라는 거센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수사 결과 ‘언론계 인사’가 장 씨를 죽음으로 몰아간 추악한 성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는 법적 처벌은 물론 영원히 언론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언론의 영향력을 ‘성상납’ 받는 데 악용했다면 그는 ‘괴물이 된 언론권력’이자 파렴치범이다. 이런 인물들을 일벌백계 하는 것은 연예계 병폐를 바로잡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사회의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끝으로, KBS와 MBC 뿐 아니라 모든 언론들이 이번 사건의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보도 태도를 보여주기 당부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끝>
 
 
2009년 3월 20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