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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메시아·구원투수’ 낯뜨거운 한동훈 찬양, 법무행정 공백비판은 실종
등록 2023.12.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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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월 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제의를 수락하고, 윤석열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오는 26일 국민의힘 전국위 의결을 거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추대가 기정사실화된 12월 20일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 직후부터 12월 22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 관련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매일경제·세계일보·MBN “한동훈=이순신, 이순신은 아껴 쓰면 안 돼”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 직후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에 등판했는데…지금 우리 당 상황이 배 12척 남은 상황과 같아. 선거에서 진 다음에는 아껴서 뭐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이순신 장군에 비유한 것으로 상당수 언론은 해당 발언을 실어 나르기 바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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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상임고문 발언 반복 인용으로 ‘한동훈=이순신’ 비유 강조한 기사

 

한동훈 장관과 이순신 장군을 함께 언급한 수많은 보도 중 34건은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 발언 중 “이순신 장군은 아껴 쓰면 안 된다”는 부분을 제목이나 본문에 인용했습니다. 그중 매일경제, 세계일보, MBN 등은 한동훈 장관 관련 내용을 반복적으로 전하는 다수의 기사에서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 발언을 제목과 본문에 모두 인용하며 이른바 ‘한동훈=이순신’ 비유를 강조하는 효과를 낳았는데요. 특히 매일경제와 MBN은 온라인 기사뿐만 아니라 각각 신문지면과 방송뉴스, 시사대담프로그램에서도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 발언을 반복 인용했습니다.

 

국민일보 “한동훈 구원투수, 눈앞 일정부터 가시밭길” 걱정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 소식을 전하며 ‘이순신 장군’ 못지않게 많이 등장한 수식어는 ‘구원투수’입니다. 상당수 언론은 한동훈 지명자가 ‘스타 장관’에서 ‘국민의힘 구원투수’, ‘여권 잠룡’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국민일보 <‘조선 제일검’ 불렸던 한동훈…이젠 ‘국민의힘 구원투수’ 등판>(12월 21일 이종선․정우진 기자)은 “엘리트 특수부 검사 출신이라 ‘조선 제일검’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한 전 장관은 이제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고 전하며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대권주자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되지만 “패배한다면 정치 생명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동훈 지명자가 “눈앞의 일정부터 가시밭길”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아니라, 한동훈 지명자의 앞날을 걱정하는 뉘앙스가 두드러진 것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서울신문 <강남 키드에서 특수부 검사, 정치인까지…‘국민의힘 구원투수’ 한동훈은 누구?>(12월 21일 최현욱·임주형 기자)는 한동훈 전 장관이 “윤석열 정부의 초대 법무부 수장을 지내며 특유의 ‘탈여의도’ 화법 등으로 팬덤이 형성될 정도의 정치적 인기”를 얻었다며 “한동훈 비대위가 성공한다면 한 장관은 강력한 여당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한동훈 지명자 이력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이 밖에도 뉴스핌, TV조선, 아주경제, 뉴스1, 연합뉴스, 시사위크, 연합뉴스TV, 아시아투데이, 한국경제, 세계일보, SBS 등도 한동훈 지명자가 ‘국민의힘 구원투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동훈 지명자의 소감과 이력을 자세하게 전했습니다.

 

머니투데이 “‘보수의 메시아’가 된 ‘조선제일검’”

한동훈 지명자를 ‘보수의 메시아’라고까지 칭하는 언론도 있는데요. 머니투데이 <‘보수의 메시아’가 된 ‘조선제일검’…한동훈은 누구 [프로필]>(12월 21일 김지영 기자)는 제목에서부터 한동훈 지명자를 ‘조선제일검’, ‘보수의 메시아’로 칭했습니다. 본문에서도 “‘천재 검사’ 출신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곁을 완전히 떠나 여의도에 입성”하여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구원할 임무를 부여”받았다며 마치 영웅 서사를 서술하듯 한동훈 지명자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어 “천의무봉(天衣無縫)의 수사력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수많은 재계 총수들을 구속시키며 ‘조선제일검’으로 불린 한 장관이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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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후보자를 ‘보수의 메시자’ ‘조선제일검’이라 칭하며 찬양한 머니투데이(12/21)

 

머니투데이는 “한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후배”로 “20여년간 검찰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특수(특별수사)부 검사”라며 “윤석열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서 출중한 능력과 뛰어난 언변, 젊고 참신한 이미지로 보수 진영의 사람을 한 몸에 받으며 ‘차세대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검찰 내에서는 ‘천재 검사’, ‘엘리트 특수통’”으로 정평이 났으며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등을 수사”하며 “‘재계 저승사자’ ‘대기업 저격수’”로 불렸다고 덧붙였습니다.

 

“2009~2010년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고 2011년 법무부 검찰과 검사, 2013년 대검 정책기획과 과장 등을 거치며 기획 능력과 정무 감각을 키웠다”며 한동훈 지명자의 ‘정무감각’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는데요. 한동훈 지명자에게 정치경험이 없다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한 뉘앙스가 두드러집니다. 이처럼 머니투데이 기사는 언론보도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객관성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동훈 지명자에 대한 칭찬과 찬양으로 가득합니다.

 

머니투데이만큼은 아니지만 매일경제도 <정권심판서 미래대결로 … 여당, 한동훈 띄워 총선 프레임 전환>(12월 21일 이유섭․우제윤 기자)에서 “(한동훈 지명자가)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을 살릴 ‘메시아’급으로 추앙”받는다고 전했으며, <‘긁지 않은 복권’…정치인 한동훈이 총선판 바꿀까>(12월 21일 이유섭․우제윤 기자)에서 같은 내용을 반복했습니다.

 

끊임없는 수식어 ‘윤석열 사단 적장자’ ‘여당 소방수’ ‘여권의 히딩크’

‘메시아’ 외에도 한동훈 지명자를 향한 찬양에 가까운 수식어는 여럿 등장했습니다. 뉴시스는 <한동훈, 윤석열 사단 적장자서 ‘여당 소방수’로[프로필]>(12월 21일 최서진 기자)에서 한동훈 지명자를 “윤석열 사단 적장자”로 칭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내년 총선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적장자인 그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고 전하며 한동훈 지명자 이력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2021년 4월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당시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홍준표 의원이 스스로를 ‘한국 보수의 적장자’라 칭한 데 대해 “21세기 국정운영철학과 정치 이데올로기로 뭉치는 민주적 정당에서 시대착오적 발언”이라 비판하며 “우리 당(국민의힘)은 당원 힘으로 움직이는 민주정당으로 혈통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발언했는데요. 뉴시스가 한동훈 지명자를 “윤석열 대통령의 적장자”로 칭한 것 역시 한동훈 지명자를 추켜세우기 위한 시대착오적인 표현에 해당합니다.

 

일요신문, 시사저널, 뉴시스 등은 한동훈 지명자를 ‘여당 소방수’로 칭했습니다. 일요신문 <재계 총수 톱3 구속 이력…국민의힘 ‘소방수’ 한동훈이 걸어온 길>(12월 21일 이강원 기자)은 “엘리트 검사, 재계 저승사자, 조선제일검, 윤석열 황태자 등의 별명을 가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번에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됐다”며 한동훈 지명자의 성장과정과 각종 이력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한동훈 지명자는) 검사 시절 윤 대통령이 회식하자고 제안해도 한 위원장은 ‘전 빠집니다’라며 거절하기 일쑤”였다며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의 강단 있는 모습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동훈 지명자의 취미가 “음악감상”으로 “재즈 마니아”이며 “플루트와 기타 연주에도 관심”이 많다는 등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까지 전달하며 한동훈 지명자를 추켜세웠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 공백 해소 부각, 법무행정 공백 우려는 없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에 윤석열 대통령이 곧바로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한동훈 장관은 이임식을 갖고 장관에서 물러났습니다. 대통령실은 “(한동훈 장관 사직으로) 공백이 생기지 않게끔 절차 등을 잘 지켜가면서 빈틈없이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후임 법무부 장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동훈 장관이 사직하면서 후임 인선까지는 법무행정 공백이 불가피한 상태입니다.

 

대다수 언론은 한동훈 지명자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되며 국민의힘 지도부 공백 사태를 수습하게 됐다며 ‘법무행정 공백’이 아닌 ‘국민의힘 지도부 공백 해소’에만 집중했습니다. ‘법무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는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의 정치공세로 규정했는데요. 그와 달리 YTN과 내일신문 등은 한동훈 지명자의 후임 없는 법무부 장관 사퇴에 따른 법무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를 전했습니다.

 

YTN은 <초유의 여당 비대위 직행…“법무 행정 공백” 비판>(12월 21일 김다현 기자)을 비롯한 3건의 보도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받아들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며 “당장 법무 행정 공백은 물론, 그동안 국무위원 신분으로 사실상 정치 행보를 병행한 게 아니냔 따가운 시선도 여전”하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한동훈 장관이) 지역 방문 일정을 이어가며 직접 선수로 뛰어들 수 있단 정치적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졌다며, “결론을 정해둔 것 같은 한 달여 정치 행보 끝에 한 장관은 결국,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직행한 첫 법무장관”이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한 장관이 속전속결로 여당행을 택하면서 당장 법무부 수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해졌다며 법무행정 공백을 우려한 뒤, “(한 장관이) 법무 행정 공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법무행정 공백을 우려하지 않는 한동훈 지명자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3년 12월 20일~22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 관련 보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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