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 모니터_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관련 신문‧방송 보도 3차 모니터 보고서(2015.12.17)
등록 2015.12.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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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청문회 은폐한 주류 언론, 누구를 위한 언론인가

 

 

사흘에 걸쳐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여당 추천 이헌 부위원장과 고영주·석동현·황전원·차기환 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청문회 마지막인 어제(16일)는 참사 당시 수색 관련 피해자의 정보 접근권 및 희생자 수습·장례지원, 수색현장 구조작업 지원 및 희생자 수습과정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이 자리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잠수인력 500명이 투입돼 수색을 진행했다는 해경 발표에 대해 실제 사고해역에서 본 상황과 다르다고 지적하며, 과장된 구조 규모 선전이 정부에 대한 가족들의 불신 원인임을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특조위를 향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재차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장진홍 해군작전사령부 해난구조 대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해군이 구조한 사실은 없어 보이는데 해군이 한 일은 뭐냐”는 신현호 세월호 특조위 지원 소위원회 위원의 질문에 대해 “제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변했고 늦장 도착에 대한 지적에 “규정대로 했다”는 식의 회피와 무성의한 답변을 반복해 빈축을 샀다.


1차 청문회를 직접 방청한 유가족과 방청인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인터넷방송사의 생중계를 지켜보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분노와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런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주류언론은 이틀간 청문회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만큼 마지막 날에는 청문회를 결산하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안을 짚어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무참히 무너졌다. 청문회 마지막 날 보도 역시 철저하게 묵살되었다. 

 

한겨레 제외하고는 청문회 마지막 날 보도 없어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조선일보 17일자 지면에는 관련 보도가 한 건도 없었다. 한겨레는 총 3건을 보도했으며, 중앙일보는 세월호 청문회를 언급한 1건의 칼럼을 내놨다.

 

 

한겨레는 이번 청문회가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모르쇠’ ‘선장 탓’으로 끝난 세월호 청문회>(1면, 박태우‧김미향 기자)와 <사설/잘못했다는 공무원 아무도 없는 세월호 청문회>(31면) 등을 통해 청문회가 △해양경찰 지휘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참사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사과조차 받지 못했으며 △여당추천 위원들의 불참으로 ‘반쪽’에 그쳤다는 점에서 “진상 규명보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무능과 무책임을 재확인”하는 자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청문회 현장에 드리워진 유족들의 희망과 아픔 역시 전달했다. <“아직 죽은 자식 못본 부모도 많다” 하소연에 울음바다>(2면, 박태우 기자)에서 한겨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정동수 군의 아버지 정성욱 씨가 아들의 주검 사진을 공개한 정황을 전달하는 한편, 이번 청문회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부싯깃 역할을 했다는 유가족의 평가를 소개했다.


중앙일보는 특조위 청문회 마지막 날과 관련한 보도는 내보내지 않았지만, <노트북을 열며/아이들은 너희가 지난해 봄에 한 일을 알고 있다>(38면, 강주안 커뮤니케이션 팀장)라는 칼럼을 통해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에서 불거진 해경 123정 승조원의 “애들이 철이 없어서 듣고도 나오지 못했는지” 발언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해당 칼럼에서 중앙일보는 세월호 2주기를 앞두고 치러질 내년 총선을 언급하며 “그때까지 정쟁이 이어지지 않도록” “비극의 전모를 서둘러 규명하고 아이들을 편히 쉬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청문회 마지막날, 방송 보도는 JTBC 단 1건 뿐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 세월호 참사 청문회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16일, 유일하게 청문회 마지막 날 소식을 전한 JTBC는 현장 취재기자를 연결하는 열의를 보였다. 했다. <“청문회 언제 또‧” 안타까운 가족들>(16번째, 강버들 기자)는 진행 중인 청문회 현장을 보여주며 “'우리는 국가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이라는 격한 발언” 등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찬 희생자 가족의 반응을 전했다. 이어서 “불리한 사실을 지적받을 때마다 증인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해경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했다. “특조위는 수사권이나 기소권이 없고, 위증에 대해서도 검찰에 고발하는 조치만을 취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며 손발이 묶인 특조위의 한계를 꼬집기도 했다.

 

 

철저한 세월호 청문회 외면, 당신들은 어느 나라 언론인가
청문회가 진행된 3일간, 5개 주요 일간지와 6개 주요 방송사는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보도 행태를 보였다. 세월호 청문회에 대한 사흘간의 보도를 집계해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신문의 경우 한겨레가 총 7건으로 가장 많은 보도를 내보냈으며, 경향신문은 4건을 보도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청문회 1일차에 세월호 의인으로 알려진 김동수씨의 자해 관련 보도 1건만을 내보낸 뒤 침묵을 유지했다.


 


방송도 14일 KBS, MBC, SBS, TV조선이 해경의 책임 회피 등 청문회 내용은 쏙 빼고 ‘자해 소동’만 부각한 부실보도를 했을 뿐이었다. JTBC만이 매일 1건씩 보도하고 그 내용에서도 충실함을 보였다. 채널A는 단 한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청문회의 내용과 해경의 위증, 희생자 가족의 분노는 경향, 한겨레, JTBC에서만 겨우 엿볼 수 수 있었다. 조중동과 TV조선, 채널A, 그리고 지상파 3사는 청문회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끝까지 세월호 참사 청문회를 은폐한 언론. 이들은 언론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끝>

 

 

2015년 12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