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의혹 난무한 ‘라임·옵티머스 사태’ 종편대담, 정쟁과 대결만 부추긴다
등록 2020.10.23 16:11
조회 407

최근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집중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펀드 환매중단으로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라임과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투자금 손실을 수습하기 위해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이 나온 것인데요. 초기 여권 인사들의 연루 가능성을 시작으로 현재는 야당과 검찰의 연루 가능성도 제기되며 의혹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실명이 거론된 정관계 인사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여야는 의혹 해소와 진상규명을 위해 각각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특검’을 각각 주장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의혹 제기와 당사자의 부인, 여야 공방’이라는 흐름을 속보 경쟁하듯 그대로 전하고 있는데요. 라임·옵티머스 사태 피해자 목소리나 구제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10월 9일부터 20일까지 방송내용을 모니터하여 대담을 얼마나 진행했는지, 대담의 객관성‧전문성을 보장할 전문가가 출연했는지, 정쟁과 대결구도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진 않았는지 등을 살펴봤습니다.

 

1. 라임·옵티머스 사태 경과와 쟁점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사모펀드’, ‘환매’, ‘환매중단’인데요. ‘사모펀드’는 ‘사적으로 모집한다’는 뜻으로, 50명 미만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누가 투자를 했는지는 비공개이며, 투자종목 비율에 제한을 두는 공모펀드와 달리, 종목 비율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며 고수익 고위험 상품이 주를 이룹니다. 이로 인해 최소 가입금액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가입이 이뤄집니다.

 

반대로 ‘공모펀드’는 ‘공개적으로 모집한다’는 뜻으로, 50인 이상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하며, 주로 중수익 저위험 상품이 많습니다. 판매사인 증권사·은행·보험사는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할 수 있고, 투자자들도 판매사를 통해 가입합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가입이 이뤄지다 보니, 금융당국도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에게 투자위험을 정확하게 알려주도록 다양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환매’는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에게 판매했던 펀드를 다시 사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만기가 없어서 언제든지 팔아서 현금화할 수 ‘환매형 펀드’의 투자자는 환매를 통해 구입한 펀드를 현금화하게 되는데요. ‘환매중단’은 펀드 운용사의 환매행위가 중단 또는 연기된 것을 말합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해당 자산운용사가 대규모의 사모펀드 환매중단을 통보하면서 벌어졌습니다.

 

라임·옵티머스,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

2019년 10월 1일, 자산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200억 원대 사모펀드 3개에 환매연기를 결정한 데 이어, 8일 6,200억 원대 사모펀드에 환매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환매중단이 확대되며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환매중단 규모는 1조 6천억 원에 달합니다. 같은 해 10월 9일,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했고, 라임자산운용이 투자자에게 상품위험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불완전 판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증권사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이 부실한 곳에 해외무역 투자를 했다’는 것을 알고도 계속해서 투자자를 모집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라임 사태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에서 수사를 맡아왔습니다.

 

한편 올해 6월 17일, 자산운용사인 옵티머스도 217억 원 규모의 펀드 환매중단을 통보하면서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불거졌습니다. 환매중단 규모는 1조 원에 달합니다. 옵티머스는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투자금을 모았지만, 실제로는 옵티머스 대표가 주식을 하거나 사적으로 쓰는가 하면, 옵티머스 경영진이 여러 개의 유령회사를 차리고 그 기업의 사모사채를 사는 데 썼습니다. ‘사모사채’는 기업이 은행, 투자금융회사 등 기관투자가나 특정 개인을 개별 접촉하여 파는 채권을 말하는데요. 보통 신용이 좋고 일정 규모 이상인 회사·기업은 공개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공모’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반면, 신용이 좋지 못한 회사·기업은 당장의 자금 마련을 위해 높은 이자를 약속하고 채권을 팔게 되는데 이 경우가 ‘사모사채’에 해당합니다. 최근에는 이렇게 유령회사로 흘러간 자금이 정관계 인사 로비에 흘러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옵티머스 사태는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에서 수사를 맡아오다가 9월 3일 경제범죄형사부로 재배당되었습니다.

 

‘옵티머스 문건’과 ‘라임 김봉현 증언’으로 불거진 여권 의혹

10월 7일, SBS는 저녁종합뉴스 보도 <단독/“게이트 우려‥정부 여당 인사 수익자로 참여”>에서 “사건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검찰에 이미 제출된) 옵티머스 자산운용 내부 문건”을 근거로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의 옵티머스 사태 연관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대규모 환매중단 이후 작성된 ‘펀드하자 치유 관련’ 제목의 문건에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펀드 수익자로 일부 참여돼 있다는 내용”과 “정관계와 재계 인사 20여 명의 이름과 직책이 적혀 있다”는 게 의혹의 근거였습니다.

 

10월 8일, 서울남부지법에서는 금융감독원 라임 감사 무마를 위해 청탁을 해주겠다며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이 열렸는데요. 라임 사태의 자금책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금감원 감사를 무마하기 위해 (이 전 대표를 통해) 강기정 당시 청와대 수석에게 5천만 원을 건넸다’고 증언했습니다. 강기정 전 수석은 이에 대해 “완전한 사기, 날조”, “금품수수는 한 치의 사실도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김 전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여권 인사들의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가능성이 제기되자 야당인 국민의힘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권력형 비리,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하고 검찰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던 10월 12일, 주호영 원내대표는 “검찰은 두 사건의 수사결과에 대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조치가 미흡하다면 별도의 수사팀이나 특검에 맡기든지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특검을 거론했습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검찰은 그 대상이 누구든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아무런 의혹을 남기지 말고 진실을 밝혀달라”면서도 “실체가 불분명한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근거 없는 거짓 주장과 의혹 부풀리기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옵티머스 사태 수사팀 인원을 대폭 늘리라고 지시했죠.

 

‘라임 김봉현 자필 입장문’으로 야당·검찰 의혹도 나와

10월 16일, 서울신문이 <단독/‘라임’ 김봉현 “현직 검사·야당 유력 정치인 상대 수억 원대 로비했다”>에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자필 입장문을 보도하며 야당과 검찰 역시 라임·옵티머스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건담당 주임 검사”였던 변호사를 통해 “검사 3명에게 1,0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얼마 뒤 꾸려진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라임 펀드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와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쪽 유력 정치인 등에게 수억 원을 지급한 후 실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게 로비를 했고 (검찰) 면담조사에서 얘기하여 수사팀과 검찰총장이 이를 알고 있는데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가 진행됐다”고 주장했습니다.

 

10월 1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여 “의혹이 제기된 검사와 수사관을 관련 수사․공판팀에서 배제”한 뒤 새로운 수사팀을 꾸리고, “해당 수사팀은 대검찰청의 지휘를 받지 말고 (수사)결과만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10월 21일에는 연합뉴스가 김 전 회장의 추가 자필 입장문을 보도했는데요. 김 전 회장은 검찰 인사에게 향응을 제공한 구체적 정황을 다시 설명한 뒤 “(여당 의원 만남에 관한 조사과정에서) 기억이 5년 전과 현실이 왔다 갔다 하며 많은 부분이 헷갈렸는데도 끌려가는 형식으로 수개월 동안 조사를 받았다”, “퍼즐조각 하나하나 짜 맞추듯이 수사가 이뤄졌다”며 검찰이 수사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갔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 전 회장이 낸 두 차례 입장문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김 전 회장 진술을 무시하고 정부·여권 인사를 상대로만 조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며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옵티머스 사건을 수사의뢰했지만, 검찰이 2019년 5월 22일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옵티머스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도 내놓았죠. 반면, 국민의힘은 ‘김 전 회장 입장문에 배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옵티머스 사태와 함께 ‘특검’에서 수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2.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라임‧옵티머스’ 55.6% 할애·전문가 전무

10월 9일~20일,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살펴본 결과,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다룬 시간은 전체 대담시간 3,443분 중 1,237분으로 35.9%였습니다.

 

방송사/프로그램

‘라임‧옵티머스 사태’ 시간

전체 방송시간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290분(55.6%)

522분

이것이 정치다

183분(35.4%)

518분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202분(32.0%)

633분

뉴스TOP10

263분(38.3%)

687분

MBN

뉴스와이드

206분(37.9%)

544분

아침&매일경제

92분(17.1%)

538분

합계

1,237분(35.9%)

3,443분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별 ‘라임‧옵티머스 사태’ 시간 분석(10/9~10/20)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전체 대담시간의 55.6%를 할애하며 해당 사안에 집중하였는데, 종편3사 평균을 크게 넘는 수치입니다. 채널A <뉴스TOP10>과 MBN <뉴스와이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도 종편3사 평균을 웃돌며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다루는 데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BN <아침&매일경제>는 17.1%로 해당 사안을 가장 적게 다룬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다루며 전문가가 출연한 방송은 단 1회였습니다. 10월 14일, MBN <아침&매일경제>에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이 출연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가장 많이 다룬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는 전문가가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10월 13일과 16일, 20일 방송에는 TV조선 권은영 경제산업부 기자가 출연했고, 15일과 19일 방송에는 김지아 경제산업부 기자가 출연했습니다. 그러나 권은영 기자는 올해 들어서야 경제분야 보도를 하기 시작했고 그마저도 부동산 보도가 대다수였습니다. 김지아 기자는 경제분야 보도를 하긴 했지만, 주로 기업관련으로 금융관련 보도는 없었습니다. 즉, 두 기자 모두 라임·옵티머스 사태 전문가로 보긴 어렵다는 건데요.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같이 내용이 복잡하고, ‘사모펀드’, ‘환매’, ‘환매중단’, ‘사모사채’ 등 어려운 금융권 용어가 다수 등장하는 사안은 전문가가 출연하여 시청자들에게 사안을 쉽게 풀어 설명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출연진이 여야 정치인과 평론가 중심으로 구성될 경우, 출연자들은 각자가 속한 진영의 논리만 대변하고 되풀이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식의 대담 후에 남는 건 난무하는 의혹과 출연자들의 추측성 발언뿐이죠.

 

3. 채널A, 추측과 무리수에 기댄 발언

실제 ‘라임·옵티머스 사태’ 대담에서 출연자들은 추측과 무리수 발언을 많이 내놨습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10월 9일)에 출연한 김광삼 변호사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강기정 전 수석에게 5천만 원을 건넸다고 증언한 게 사실일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구태여 김봉현 회장이 법정에서 이런 이야기, 허위로 이런 진술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 “거짓을 얘기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저는 그런 생각”이라는 게 근거였습니다. 김 전 회장이 재판 중 거짓증언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는다는 걸 알면서도 거짓을 말할 리 없다는 추정이었죠.

 

채널A <뉴스TOP10>(10월 13일)에 출연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라임·옵티머스 사태 수사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추 장관이) 여당 대표를 했기 때문에 여당 관련자들이 사실 이 사건의 중요한 핵심 인사들입니다. 저는 그래서 추미애 장관은 이 사건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즉 보고도 받을 필요도 없고 그다음에 검찰의 어떤 요청에 대해서도 다 허용해줘야 된다, 왜냐하면 추미애 장관은 이해당사(자), 이해 충돌의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겁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윤 총장이 검찰 쪽에 지시를 해서 윤 총장이 지휘하게끔 그렇게 환경을 만들어줘야 이 수사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현종 씨는 추 장관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력을 거론하며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신뢰까지 문제 삼은 것인데요. 현재까지 추 장관이 라임·옵티머스 사태의 이해당사자라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자료나 증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에서 불거진 정관계 로비 의혹과 추 장관의 연관성이 밝혀진다면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이번 사태의 수사 지휘권을 내려놓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러나 단순히 추 장관에게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력이 있다는 것으로 수사에서 손을 떼고 검찰의 요청을 다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주장으로 보입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진행자 김진 씨는 10월 13일 방송에서 “(윤 총장의 옵티머스 수사팀 증원 지시를 두고) ‘이성윤 지검장, 똑바로 하시게’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10월 15일 방송에서는 출연자에게 질문하며 “주요 진술과 핵심이 되는 의혹과 증거들을 지난 7월에 확보를 해두고”, “그때부터 수사 인력 늘려서 적극적으로 수사를 했어야지, 왜 안 하고 수사 인력 증원을 안 하고 4개월간 시간을 끌었는지, 그러고 나서 윤석열 총장이 이제 와서 지시를 하니까 수사 인력을 늘린 것인지”, “과연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수사에 의지가 있느냐 하는 부분”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옵티머스 수사팀 인원을 대폭 늘리라고 지시한 것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향한 질책 메시지’라거나 ‘윤 총장은 수사에 열심인데, 이성윤 지검장은 미적댄다’는 일각 의견을 그대로 전한 겁니다. 하지만 애초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수사는 ‘투자사기’에 대한 고발 사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에서 수사하던 것으로, 검찰 인사가 단행된 후 9월 3일 경제범죄형사부에 재배당된 것이죠.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진 건 최근의 일로, 여야 모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윤 총장이 수사팀 인원 보강을 지시한 것이고요. 시사대담 진행자가 이런 전후관계를 무시한 채, 일각 주장을 대다수의 의문인 양 전하는 건 온당하지 않습니다.

 

10월15일_090033_2_채널A_2.ts_20201023_150720.242.jpg

△ 사건의 전후관계 무시한 채 일각 주장을 대다수의 의문처럼 전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진행자 김진 씨(10/15)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월 19일)에 출연한 김재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검찰청법을 근거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추 장관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해버렸거든요. 그것은 검찰청법 어디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은데 이것을 과연 법무부 장관이 할 수 있는가”, “검찰청법을 무시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완전히 형해화하는 저런 지시를 계속한다는 것이 저는 지금 검찰청법을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헌정질서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라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입장문에서 “(야당 쪽 유력 정치인 등에게 수억 원을 지급한 사실을 검찰) 면담조사에서 얘기하여 수사팀과 검찰총장이 이를 알고 있는데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보낸 수사지휘 전문에서 “라임 로비의혹 사건은 관련된 진상을 규명하는데 있어 검찰총장 본인 또한 관련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가 필요”하고 “본인 및 가족과 측근이 연루된 사건들은 「검사윤리강령」 및 「검찰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회피하여야 할 사건이므로 수사팀에게 철저하고 독립적인 수사의 진행을 일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명시하였습니다.

 

10월19일_170103_4_TV조선_10.ts_20201023_150312.341.jpg

△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판한 김재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19)


5. 되풀이된 정쟁 소재가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바뀐 것뿐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월 19일)에서 TV조선 김미선 정치부 기자는 “이러다가 저 옵티머스 같은 곳도 누구 정치인 이름 나오고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결국 본질, 이 피해자의 피해를 구제하는 것은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정말 걱정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적절한 지적입니다. 하지만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서 김 기자를 비롯한 출연자들이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된 의혹을 전하고 정쟁을 부추기는 대담에 치중한 것을 생각할 때 그 발언에는 의문이 남기도 합니다.

 

최근 불거진 ‘라임·옵티머스 사태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는 건 수사와 재판이 모두 마무리되어 시일이 꽤 흐른 뒤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각종 의혹과 주장만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죠. 가장 중요한 건 반복되는 사모펀드 사기를 막을 법적 대안은 없는지, 라임·옵티머스 사태 피해자들을 구제할 대책은 없는지 살펴보는 일입니다. 그러나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논의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항상 반복돼 온 정쟁과 대결을 부추기는 대담 주제가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물론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검찰이 수사 중이고 재판은 시작단계라 완전히 밝혀진 사실은 없고 대중의 관심은 집중돼 있으니 난무하는 의혹과 주장이라도 전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이라고 뭐든 전하는 게 ‘사회의 공기’인 언론의 역할은 아닙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10월 9일~20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평일)<아침&매일경제>(평일)

* 출연자 호칭을 처음엔 직책으로, 이후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시간은 31초부터 1분으로 올림하여 계산했으며,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계산했습니다.

 

monitor_20201023_209.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