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부동산 대책 효과 없다고 꾸짖던 언론, 이번엔 ‘역전세난’‧‘깡통 전세’ 비난
등록 2019.03.04 19:06
조회 824

최근 ‘역전세난’ 또는 ‘깡통 전세’ 같은 단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역전세난’은 부동산 물량이 없어 못 파는 ‘전세난’과 반대로, 전세 가격이 크게 떨어져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깡통전세’는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서 이전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말하는데, 전세 매물이 이른바 ‘빈 깡통’이 됨을 일컫는 말입니다. 둘 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져서 큰일 났다고 비판할 때 주로 나오는 표현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언론은 부동산 가격이 뛴다고 걱정하는 모습입니다. 문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을 때도 ‘과연 뛰는 집값 잡을 수 있겠나’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보도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역전세난’, ‘깡통 전세’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효과가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언론은 ‘9․13 부동산 대책’을 왜 ‘효과’로 칭하지 않는 것일까요? 언론은 부동산과 관련해 그저 ‘안좋은 일이 생긴다’는 이미지만 주려는 것이 아닐까요? 부동산에 대한 언론들의 책임 없는 보도 행태를 살펴보겠습니다.

 

역전세난‧깡통전세 우려에 불붙이는 언론들

역전세난이 언론에 오르내리게 된 시발점은 각종 부동산 통계 조사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은 매월 또는 매주(월간은 익월 1일자, 주간은 매주 금요일 발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발표합니다. 이 통계가 발표되고 나면 여기저기서 집값이 하락세라거나 ‘몇 주 연속 하락’, ‘사상 최초 하락’이라는 보도를 쏟아냅니다. 주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가 발표되는 금요일이었던 지난달 8일, 이 통계가 나오자 온라인 경제지들은 통계 수치에 ‘최근 15주 연속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온라인 경제지에서 떠들어댄 이틀 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에서도 본격적으로 전세 가격을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JTBC와 TV조선‧채널A가 10일 역전세난 우려를 보도하고 뒤이어 11일엔 KBS‧SBS와 TV조선‧채널A‧MBN‧YTN에서 이를 다뤘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깡통 전세의 예시로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를 찾았습니다. 이 두 자치구는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 하락을 이끄는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또한 기존 시세가 높았던 만큼 가격 낙폭의 차이도 커서 ‘몇 억씩 가격이 떨어졌다’는 예시를 찾기에 수월한 곳입니다. ‘역전세난’ 우려에 불붙이기 좋은 사례인 것입니다.

 

사진1.JPG

△역전세난‧깡통전세 우려 키우는 방송 보도(2/10~11)

 

채널A는 <돌려줄 전세금 없어서…깡통전세 비상>(2/10 김남준 기자)에서 서울 송파구를 찾아갔습니다. 기자는 송파구에 위치한 9천 채 넘는 대단지 아파트를 두고 “대규모 전세물량이 동시에 풀리면서 전세가격도 시세보다 2~3억 정도 대폭 하락했습니다”라며 “이 아파트 영향으로 주변 지역 전세 가격까지 떨어지다 보니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까봐 세입자들은 걱정이 큽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최근 15주 연속 떨어졌는데 올해 서울에서만 예정된 아파트 공급량은 4만 채로 2008년 이후 최대치입니다. 전세가격이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라며 부동산 시장 악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TV조선은 <역전세난 우려에 금융당국 실태조사 나서>(2/10 김지아 기자)에서 지난해 9월 만해도 전셋값이 8억 원대였던 송파구의 아파트를 예로 들어 “3개월 만에 2억 원 넘게 뚝 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JTBC 또한 <서울 전셋값 15주째 하락…‘역전세난’ 오나>(2/10 전다빈 기자)에서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평균 전셋값은 2년 새 700만 원,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의 평균 전셋값은 2년 새 2500만 원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다음 날 KBS <서울도 역전세난…집주인‧세입자 ‘발 동동’>(2/11 신선민 기자), TV조선 <강남 4구 전셋값 하락…‘역전세난 공포’>(2/11 임유진 기자) 기사 모두 송파구 사례를 다뤘습니다. 몇 억, 몇 천이 떨어졌는지는 방송사마다 다 달랐지만, 인터뷰 사례로 송파‧강남을 다룬다는 사실은 같았습니다.

 

언론은 일부러 송파에 갔다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하락세인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내줄돈 없다” 심각해진 역전세난…전셋값 2년전 이하 지역 속출>(2/11 서미숙 기자)에서는 자사가 한국감정원의 월간 주택가격 통계를 분석해 본 결과, “올해 1월말 기준 전국 17개 광역 시‧도의 절반이 넘는 총 11개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전(평균 2년 계약임을 고려)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서는 이 하락세가 지방이 이끈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전국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전보다 -2.67% 하락한 가운데 울산광역시의 전셋값이 -13.63%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경상남도 역시 2년 전 대비 전셋값이 -11.29% 내려 전국에서 두번째로 하락폭이 컸”다는 겁니다. 울산에 대해서는 “조선경기 위축 등으로 전세 수요가 감소한 반면, 경남 일대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셋값 하락폭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고,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거제시는 2년 전 대비 전셋값이 무려 -34.98% 하락해 전국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대체로 지역 경기 침체와 아파트 공급량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한 것이죠.

 

그러나 서울은 아직 2년 전 대비 아파트 전셋값이 1.78% 높습니다. 물론 송파‧강남을 포함한 강남 4구의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하락률이 –0.82%정도라, 전국 평균인 –2.67%에 비하면 아직까지 큰 수준은 아닙니다. 물론 이들은 시세가 워낙 높아 하락세가 가팔라지면 이에 문제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설명 없이, 몇 억 씩 가격이 오르내리는 송파에 찾아가 마치 전국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이고, 전부 깡통 전세가 될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적절한 보도태도일까요?

 

다른 방송사들과 달리 SBS는 이 점을 짚었습니다. SBS는 <‘역전세난’?…‘거품 전셋값’ 보증금 찾으려면>(2/11 손형안 기자)에서 지방의 경우 역전세난이 우려된다면서도 “반면 서울 전셋값은 2년 전보다 아직은 1.78% 높은 상황이고 아파트 공급이 많은 서초와 송파구 정도가 조금 하락한 수준입니다”라며 “지방의 경우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서울의 경우 일부 언론이 강남 고가아파트를 예로 들면서 ‘역전세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겁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역전세난은 정부 규제 때문?…TV조선‧채널A의 기승전‘정부’

역전세난이나 깡통 전세의 원인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나 단기간의 입주 물량 증가입니다. 다음 세입자의 입주 보증금으로 이전 세입자의 보증금을 반환해주는 한국 전세의 특성상,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보증금을 반환해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 기존 전세 매물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새로운 세입자를 찾기 어려워 역전세난이 일어나죠.

 

그러나 이건 표면적인 원인이고, 이외에도 더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매매가 대비 높은 전세금(높은 전세가율), 그로 인해 붐이 일었던 갭 투자(한국의 높은 전세가율을 이용해 적은 돈으로 아파트를 매매, 이후 수익을 내는 투자 방식), 경기 침체,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 기존의 부동산 거품 등 나열한 것 외에도 수많은 요인이 있습니다.

 

사진2.JPG

△전세 가격이 내린 수치만 보여주는 채널A <뉴스A>(2/11)

 

그러나 TV조선과 채널A는 이 원인을 정부의 부동산 정책 탓으로 돌렸습니다. TV조선은 <따져보니/집값 하락에 요동치는 임대시장>(2/11 강동원 기자)에서 “투기와 거품에 노출됐던 집값은 떨어져야 하는 게 맞죠”라면서도 “그런데 이게 너무 갑작스럽게 떨어지면 부작용도 생깁니다”라며 역전세난에 이어 중산층의 몰락, 금융기관 부실 등까지 부작용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중산층이 몰락하는 이유로는 “집이 있는 중산층 상당수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산 뒤 집값이 오르기만 기다리는 부동산 재테크를 하기 때문”이라고, 금융기관이 부실해지는 이유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다면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이 재테크 수단으로 쓰이는 고질적인 부동산 투기 문제나, 박근혜 정부에서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완화해 투기 과열을 이끌었던 사실까지 맥락을 짚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일절 없이 “이번에는 공급 과잉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역전세난에) 한몫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전문가 인터뷰로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가 등장해 “기본적으로 부동산을 시장 논리에 따라서 작동되게 하는 게 중요하고요. 과도한 금융규제로 시장을 없애버린 거잖아요. 그로 인한 간접비용이 너무 크죠”라고 말함으로써 이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채널A도 <집값↓…깡통전세 비상>(2/11 홍유라 기자)에서 “정부 개입으로 급격한 가격 조정이 일어나면서 역전세, 깡통전세 같은 부작용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금융시장에선 92조원에 달하는 전세자금대출 부실화로 연결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이들은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고, 이것이 역전세난이 일어난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투기과열지구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주택 가격 대비 대출 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나눠 대출한도를 정한 비율)를 40%로 하향 조정하는 2017년 ‘8‧2 부동산 대책’과 다주택자가 부동산 규제지역에 주택을 신규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작년 ‘9‧13 부동산 대책’이 문제였다는 지적입니다.

 

물론 이 정책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금융을 규제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부작용까지 고려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정부 대책을 지적하기 위해선 역전세난을 일으키는 수많은 요인 중 왜 정부의 대책이 유독 문제인 건지, 어떤 정책이 어떻게 시장에 반영됐는지, 다른 요인들의 영향은 없었는지, 정부의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된 측면은 없었는지 등을 고루 다뤘어야 합니다. 덮어놓고 정부의 대책이 문제라고 해서는 역전세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 시킬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부동산에 시장 논리가 적용되고 투자‧투기 대상으로 다뤄지면서 일어났던 주거 문제, 가계 부채 문제, 소득 양극화 문제 등에 대해서 모른 척하던 언론이, 이제와 ‘서민‧중산층에게 피해가 간다’고 비판하는 것은 제 논에 물대는 꼴입니다. 이병태 교수의 말과 반대로 부동산을 시장 논리에 따라 작동하게 부추겨서 입었던 간접비용에 대해서 언론들은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럼 집값 올랐을 때는?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연합뉴스 <‘규제해도 잡히지 않네’…지난해 GDP 대비 집값 사상 최고>(2018/9/9 김수현 기자)에 따르면 당시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 배율은 한국은행이 시가총액 자료를 작성한 1995년 이래 사상 최고였습니다. 경기보다 주택 시장이 굉장한 호조였다는 의미입니다. 작년 9월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2주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없어 매도자의 유리한 정도를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때 당시, 언론은 정부 대책이 효과가 없다며 비판했습니다. TV조선 <규제 강화 무색…서울 아파트값 초강세>(2018/9/7 송병철 기자)에서는 치솟는 서울 아파트값을 소개하며 “이제는 어떤 대책도 약발이 듣지 않는 강력한 정책 내성이 생겼다는 우려도 나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기자는 “지난달 8‧27 대책이 나온 직후였지만 시장 반응은 모르쇠”였다며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도 오름세를 이어갔고, 중구와 동대문구, 종로구 등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뛰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엔 “정부는 다음주에 또 부동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시장은 정부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채널A는 서울 집값이 너무 비싸서 경기도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 보도한 적도 있습니다. <서울살이 포기하고 경기도로>(2018/9/4 김남준 기자)에서 여인선 앵커는 “서울 집값이 계속 치솟다 보니 청년층의 좌절은 커지고 있습니다”라며 “결국 경기도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라고 뉴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기자는 마포의 한 아파트를 소개하더니 “1년 새 집값이 전용면적 59㎡ 기준 2억 원 가까이 올랐는데요.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전인 지난해 7월에는 1억 5천만 원이 있으면 돈을 빌려 집을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집값이 오른 데다 대출규제까지 있어 집을 사는데 4억 원이 필요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엔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하루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란 말까지 덧붙였습니다.

 

사진3.JPG

△집값 상승 또한 정부 정책 탓이라는 TV조선 <뉴스7>(2018/9/2)

 

이외에도 이 두 채널은 TV조선 <집값 계속 상승…허점‧설익은 정책 탓?>(2018/9/2 박상현 기자), 채널A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 7억 돌파>(2018/9/4 정다은 기자) 등의 기사를 내며 집값이 오른 데 대해서도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물론 이들 외에도 JTBC가 아침뉴스에서 <‘8‧27 대책’에도…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확대>(2018/9/7 이현 기자)를, YTN이 <집값 급등에 ‘우울증 호소’ 청원 이어져>(2018/9/5 이하린 기자) 등을 기사로 내며 집값 상승에 대해 정부 정책을 질타했습니다.

 

언론은 불과 작년만 하더라도 집값을 잡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정부의 대책이 무효하다고 비판하던 언론이, 올해 집값이 잡히는 모습을 보이자 역전세난‧깡통 전세라고 비난하는 것은 모순적인 행동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집값 올리면 ‘활황’‧‘미소’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언론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박근혜 정부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부동산 경기 부양이었습니다. 2013년 ‘4‧1 종합부동산대책’에서 2016년 ‘8‧25 가계부채대책’까지 총 13번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됐는데 이들 대부분엔 주택매매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담겨있습니다. LTV를 지역에 상관없이 70%까지 높이거나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앞당기는 등의 내용입니다.

 

그중 2014년 발표된 ‘9‧1 부동산 대책’ 이후 언론의 보도를 보겠습니다. 9‧1 대책의 핵심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 청약 제도를 간소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내세웠던 쉬운 부동산 담보 대출 및 저금리 등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의 부흥을 가져왔습니다.

 

사진4.JPG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반기는 언론들(2014/9/1)

 

언론은 ‘활기’, ‘미소’, ‘들썩’ 등의 단어를 써가며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반기는 모습이었습니다. KBS <9확대경/‘재건축‧청약’ 쉬워진다…부동산에 훈풍?>(2014/9/1 임승창 황진우 기자)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완전히 살리기 위해 풀 수 있는 규제는 다 푼 셈”이라고 평가했고, MBC <초강수 규제 완화 시장 반응은?>(2014/9/1 정준희 기자)에서는 그동안 수도권 아파트 값의 상승폭이 “최근 5년 평균에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며 “오늘 발표는 지난달 1일 대출 규제 완화에 이어 부동산 규제를 확실히 풀겠다는 강한 신호”라고 풀이했습니다. SBS 또한 <재건축 쉽게 한다…신도시 중단>(2014/9/1 김용태 기자)에서 재건축이 쉬워지면 목동, 상계동 등에서 혜택을 보게 된다며 어느 지역이 수혜를 입을 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예 부동산 시장을 투자‧투기 대상으로 보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TV조선 낮 종합뉴스에서 보도된 <“예금보다 낫다”…수익형 부동산 ‘기지개’>(2014/9/1 장용욱 기자)란 기사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건 초저금리 기조와도 관련이 있습니다”라며 “연 5% 이상의 임대 수익이 기대되는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위례신도시 상가엔 5천만 원 가량의 웃돈이 붙었습니다”라거나 “월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도 인기”라고 말했습니다. MBN은 <부동산 시장 탄력 “연말까지 오른다”>(2014/9/1 최인제 기자)에서 “정부의 후속 대책이 나오자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라며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물론 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졌던 부동산 가격의 고공행진에 언론의 책임은 없었을까요. 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오로지 ‘시장 활성화’라는 이름을 붙여가며 무비판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누군가에게는 보금자리인 부동산을 수익률 높은 투자‧투기 대상으로 만든 데엔 언론이 앞장섰습니다. 투기 수요를 부추겨 집값을 올리는데 일조한 셈입니다. 집값을 잡으라느니, 역전세난 대책을 마련하라느니 하는 보도를 쏟아내기 전, 자신들의 보도 행태부터 반성해봐야 할 것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2월 10~11일, 2018년 9월 1~7일, 2014년 9월 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Q>(1부)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 (02-392-0181) 정리 조선희 인턴

 

monitor_20190304_79.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