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부 최저임금 지원책, TV조선은 ‘혈세’ 타령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을 일정부분 보전해주겠다는 내용의 후속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30인 미만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근로자 1인당 월 30만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내년 한해에만 지급하겠다는 것인데요. 미봉책일 뿐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지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와 사회에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후속 방안을 내년 하반기 중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미 자유한국당 등이 ‘지원 예산 3조원 전액을 삭감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책의 핵심 내용이 변동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 최저임금 지원책 관련 보도 제목 비교(11/9) ⓒ민주언론시민연합

관련 보도는 7개 방송사가 모두 내놓았으나 주목한 지점은 매체에 따라 달랐습니다. 특히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세금 낭비’ 프레임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제목만 봐도 MBC와 SBS는 아예 <“월 13만 원 최저임금 지원”…세금 퍼주기?>, <“미봉책일 뿐”…‘세금 퍼주기’ 논란도>라며 ‘세금 퍼주기’라는 단어를 제목에 직접적으로 사용했습니다. MBC는 ‘세금 퍼주기’라는 표현에 작은따옴표도 붙이지 않았습니다.  

KBS와 TV조선은 ‘퍼주기’ 대신 ‘세금 3조 투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KBS는 <최저임금 월 13만 원 지원…3조 원 투입>, TV조선 <최저임금 지원에 세금 3조 투입>라고 제목을 뽑았는데요. 이는 ‘세금 퍼주기’ ‘혈세 낭비’ 주장의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또 그나마 제목에 일인당 월 지원 금액이라도 명시한 KBS와는 달리, TV조선은 제목에서 소요될 세금 액수만을 부각했고요. 온라인 송고용 제목도 <정부, 최저임금 인상분 메우려 3조 세금 동원…복지비용 논란>으로 보다 노골적이었습니다. TV조선은 보도 내에서도 ‘혈세’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사용했습니다.  

반면 JTBC <1인당 월 13만원 최저임금 보조>나 MBN <1인당 13만 원 지원>은 제목 뿐 아니라 보도 내에서도 특별히 세금, 혈세 낭비 프레임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 등을 나열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채널A는 조금 독특했는데요. <“월 13만 원 지원으로는 부족”>(11/9 https://goo.gl/UNN2bj)은 제목 그대로 오직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지원 금액이 너무 적다는 점만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2. MH그룹 박근혜 인권 걱정, TV조선․채널A만 주목 
박근혜 씨가 구치소에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유엔에 문제를 제기한 MH그룹이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토론회를 열고 한국의 사법 시스템과 인권위원회를 비판했습니다. 관련 보도를 내놓은 것은 TV조선과 채널A뿐인데요. 두 방송사 모두 MH그룹 측 주장을 ‘열심히 전달’하는데 집중했습니다. 

특히 채널A는 보도 제목부터가 <MH그룹 ‘호소’ 유엔은 듣지 않았다>(11/9 https://goo.gl/vhdTUH)로 상당히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또 해당 보도는 반복적으로 “토론회 장은 텅텅비어있었”다 “80석 좌석은 몇몇 언론사를 제외하고는 텅 비었”다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 뒤에 나온 설명이 “우리 시각으로 오늘 밤 열리는 유엔의 인권검토 자리에서도 각 나라 정부 대표만 발언할 수 있어서 박 전 대통령 사안은 다뤄지지 않을 전망입니다”인 것을 보면, 회의 주최측의 의도나 이 행사의 가치를 의심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언론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해당 의제가 공론화되지 못하는 이 상황을 아쉬워 하는 듯한 태도지요.  

△ MH그룹 행사 관련 보도 유무(11/9) ⓒ민주언론시민연합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1월 9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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