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박근혜 청와대 세월호 문서 조작조차 정치공작으로 물타기 하는 MBC
등록 2017.10.13 17:01
조회 508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당일 상황 보고 문서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안보실 공유 폴더 전산 파일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세월호 상황보고 일지를 사후에 조작한 정황이 담긴 파일 자료를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오전 10시 최초로 상황을 보고를 받고 15분 뒤 사고수습을 첫 지시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발견된 문건에 따르면 실제 당시 위기관리센터는 최초 상황보고를 오전 9시 30분에 했다고 합니다. 상황보고 시간이 오전 10시로 변경된 것은 참사 6개월이 지닌 10월 23일이었습니다. 임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보고 시점과 대통령 첫 지시 사이의 시간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라 지적했습니다. 


또 임 실장은 이날, 국가위기관리센터 내 캐비닛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발생 이후 청와대의 책임을 축소하기 위해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 변경한 자료를 발견했다고도 밝혔는데요. 애초 세월호 사고 당시 시행 중이던 기본지침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가안보의 종합적인 컨트롤 역할을 수행한다’이지만, 박근혜 청와대가 참사 이후인 2014년 7월 말 ‘안보는 국가안보실이, 재난은 안전행정부가 관장한다’로 바꿔버렸다는 겁니다. 이 또한 책임을 피해보기 위해 벌인 행보로 보입니다. 그야말로 청와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꼴입니다. 
  


MBC, 7개 방송사 중 해당 이슈 나홀로 톱보도로 처리 안 해
사안 자체가 대단히 충격적이었던 것인 만큼, 청와대의 이번 긴급브리핑을 보도하지 않은 방송사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보도의 양적, 질적 수준에서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우선 가장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MBC입니다. 이는 보도 순서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데요. M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는 모두 관련 보도를 이날 톱보도로 배치했습니다. 그런데 MBC는 홀로 관련 보도를 11번째 꼭지로 소개했습니다. 


이 사안보다 MBC가 먼저 배치하여 소개한 보도로는 주식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으나 개미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전한 <또 사상 최고치…개미들은 ‘시큰둥’>이나, 고 김광석 씨의 아내 서혜순 씨의 경찰 출석 소식을 전한 <경찰 출석…“딸 죽음은 소송과 무관”> 등이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으로 보도 가치에 대한 판단이 이뤄진 셈입니다.  


보도량 역시 JTBC가 8건, SBS와 TV조선이 각각 3건, KBS와 채널A, MBN이 각각 2건의 관련 보도를 내놓은 반면, MBC는 단 1건의 보도를 내놓았을 뿐입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건수

2

1

3

8

3

2

2

보도순서

1, 2

11

1,2,3

1,2,3,4,5,6,7,8

1,2,3

1,2

1,2

보도시간

01:42

01:29

02:12

02:04

01:49

01:48

03:01

06:13

02:10

04:52

02:04

01:28

01:38

02:31

01:54

01:39

04:37

01:55

01:48

02:29

02:16

△ 박근혜 정부 세월호 보고 일지 조작 의혹에 대한 보도 여부(10/12) ⓒ민주언론시민연합

 

 

MBC, 정체불명 구 여권 관계자 발언까지 인용하며 ‘박근혜 청와대 옹호’
이번 사안 관련보도에서 상당수 방송사는 청와대가 왜 이런 브리핑을 했는지 그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며 사안 자체를 물타기한 야당의 목소리를 부각한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송사는 한 건의 보도를 11번째로 내놓았을 뿐인 MBC인데요. 주로 야당 의원들의 발언을 부각하며 물타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MBC의 <“세월호 보고 일지 사후 조작 의혹”>(10/12 https://goo.gl/aRWxA9) 보도는 도입부 앵커 멘트부터가 “청와대가 이전 정부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점 등을 사후에 조작한 정황이 있다며 수사의뢰 방침을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 여부 결정을 앞둔 시점에 청와대가 이런 의혹을 제기한 배경에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입니다.

 

또 정동욱 기자는 청와대가 공개한 내용을 소개한 뒤 자유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을 위한 여론전”이라는 주장을 전했는데요. 단순히 반발 양상을 언급하는 수준을 넘어 이 뒤에는 “당시 상황을 잘 안다는 구 여권 관계자”의 “사고 사진을 보고서에 넣으려다 최초 보고가 예정보다 늦어졌다고 들었다며, 실제 보고는 10시가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10시 보고서에 ‘9시 35분에 추가 구조대가 투입된 내용’이 포함됐는데, 9시 30분에 같은 내용이 보고가 됐다면 5분 뒤 미래 상황이 담겨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라는 ‘반박’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미 보고서가 전면 수정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상황에서 ‘신분조차 밝히지 못하는 익명 관계자’의 이런 주장은 사실상 별다른 의미가 없음에도, 자료화면까지 만들어 보여주면서 보도에 굳이 포함하여 놓은 것이지요. 

 

K-039-horz.jpg

△ 정체불명인 ‘당시 사항을 잘 안다는 구 여권 관계자’의 발언을 전한 MBC(10/12)

 


TV조선은 보도 3건에서 모두 ‘청와대 의도’ 의심
보도량이 많았다고 해서, 혹은 관련 보도를 앞에 배치했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제대로 된 보도였던 것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TV조선은 MBC보다 더 노골적으로 ‘문건의 출처와 공개 시기’로 사안을 물타기하려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관련 보도 3건에서 모두 ‘청와대의 의도’와 ‘문건 공개의 적절성’을 의심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전달한 <“세월호 첫 보고 시점 사후 조작 의혹”>(10/12 https://goo.gl/3P5Fpq)에서는 보도 말미 “하지만 청와대가 문건 발견 2주가 지난 오늘 발표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시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라는 멘트를 덧붙여 놓았고요. 


정치공방 보도인 <“박 책임 밝혀야” vs “문건 출처 어디냐”>(10/12 https://goo.gl/Y6CCrq)에서는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의 “도대체 어디서 그 많은 문건들이 나오는 지 국민들은 의아해 한다” “국가기록물법 위반이라는 지적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전했습니다. 


<잇단 문건 공개 ‘논란’>(10/12 https://goo.gl/Tms78E)에서는 아예 전 앵커가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 문건을 공개한 게 벌써 다섯 번째인데, 그 출처와 기록물법 위반을 놓고도 논란이 적잖습니다”라고 질문했습니다. 이어 배성규 정치부장은 “네 청와대가 박 정부 문건을 공개한 건 지난 7월 초부터 다섯번입니다. 대부분 청와대 캐비닛이나 컴퓨터에서 발견했다는 거죠. 하지만 박근혜 청와대 인사들은 놔두고 온 문건이 없다거나 이렇게 줄줄이 나올 수가 없다고 출처에 강한 의혹을 제기합니다. 또 대통령 기록물 내용을 공개하는 건 법 위반이라고도 합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SBS․MBN도 ‘왜 하필 지금?’ 의혹 부각
TV조선만큼은 아니지만, SBS와 MBN도 청와대의 의도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먼저 SBS는 <“지침 개정하려다 발견”…야 “정치공작”>(10/12 https://goo.gl/paGZpG)에서 “청와대가 왜 이 시점에 이런 내용을 공개했는지도 사실 의문”이라 지적했는데요. “위기관리지침을 개정하려다 찾아낸 거”라는 청와대의 설명을 먼저 소개하고, 이 뒤에 자유한국당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내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연장 여부 결정을 앞두고 청와대가 여론전을 한다”라는 주장을 덧붙여 보여주었습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의 “정치공작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시기적으로 매우 부적절합니다”라는 발언 역시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MBN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 앞두고 왜?>(10/12 https://goo.gl/PSwXDX)도 김주하 앵커의 “그런데 불쑥 이런 생각이 듭니다. 청와대는 문서 조작 사실을 약 2주 전인 9월27일 알아챘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왜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만기를 나흘 앞두고 발표한 걸까요”라는 멘트로 시작됩니다.

 

이런 의문은 이어지는 기자 리포트에서도 계속 반복되는데요. “문서 조작 사실을 9월27일 발견했다면, 왜 바로 발표하지 않고, 약 2주를 묵혔을까. 발표 시점을 저울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지만, 청와대는 부인했습니다” “아무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연장 여부가 이르면 내일 결정되는 상황이라 타이밍이 절묘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앞서 박근혜 정부 문건을 전수조사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때 이미 관련 사실을 알았거나, 아니면 정치적 의도로 ‘표적 조사’했단 의혹도 나옵니다”라고 끊임없이 관련 ‘의혹’과 ‘해석’을 언급해주는 식입니다. 

 

 

채널A는 ‘정치적 의도’ 지적 무시․JTBC는 사안 본질 재차 짚어
KBS는 여야 공방 보도인 <“경악․철저 조사” vs “국감 물타기”>(10/12 https://goo.gl/1arQQs)에서 이러한 의혹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채널A는 아예 이런 의혹 자체를 관련 보도에 담지 않았습니다. 


JTBC는 1부의 거의 절반가량을 이 세월호 문건 조작 관련 보도로 채웠는데요. 자유한국당의 반발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첫 보도인 <또 다른 의혹 더해진 ‘세월호 7시간’ 진실>(10/12 https://goo.gl/LG13yQ)의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세월호의 정치적 이용은 그만둘 때가 됐다’며 ‘현 청와대가 국가기록물법 위반이란 지적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라는 뒷부분 설명 정도입니다. 


이어 <‘세월호 책임론’ 방어막 치던 김장수 김기춘>(10/12 https://goo.gl/jUuKjc)에서 손석희 앵커는 “당장 이런 문건이 나오니까 늦어도 내일이면 박 전 대통령 구속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습니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런 분석도 나오는군요”라고 물었는데요.

 

이에 대해 기자는 “일단 청와대는 그런 논란에 대해서, 원래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국가위기관리지침을 새정부에 맞게 개정하기 위해 이전 정부 지침 참고하려던 차에 불법적 변경을 발견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훈령이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라서 다 공개를 했다는 입장이고요. 어쨌든, 증거 은폐 행위로 볼 수 있는 일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이뤄진 것이고, 최초 보고를 9시 반인지 10시 반인지를 가장 잘 아는 게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라는 점은 이번에 분명해 졌다는 분석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증거 은폐 행위’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0월 12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monitor_20171013_509.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