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연애 알바’ 운운하며 성매매 소개하는 동아일보
등록 2017.11.07 16:14
조회 676

동아일보 <“스킨십 없이 술친구 1시간 10만원”>(11/7 김동혁․신규진 기자 https://bit.ly/2AetmRX)은 인터넷 ‘연애 알바’라는 것에 대해서 알아본 기사였는데요. 이는 사실상 편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신종 성매매를 상세히 소개하며 독자의 성매매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보도였습니다. 

 

‘연애 알바’ 소개라며 노골적으로 과정 소개

기사는 먼저 ‘이색 아르바이트(알바)를 중개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편하게 저녁이나 함께할 사람 찾아요” “좋은 분과 술 한잔 하고 싶어요”라는 글을 전합니다. 이어 ‘연애 알바’가 “그저 외롭고 바쁜 사람의 좋은 말벗을 찾는 정도”의 일 같지만, 실제로는 성매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상세하게 전하는데요. 이를 취재하기 위해서 동아일보는 “기자가 ‘편한 사람’ 찾는다는 글을 올린 후 A 씨를 비롯해 20명이 넘는 여성과 온라인 대화를 나눴다”고 솔직히 기사에 담았습니다. 

 

동아 스폰.jpg

△ 성매매를 상세히 소개하는 동아일보 (11/7)

 

또한 A 씨가 “그저 함께 술 한잔 하고 고민 들어주는 것이다. 주로 연애에 지친 20, 30대 남성이 많다” “절대 스킨십을 하지 않는다. 나는 가정교육을 잘 받고 자랐다”고 말하자 “만약 500만원이 눈앞에 있다면”이라 질문했고, 이에 A 씨가 “솔직히 흔들릴 것 같다”고 답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기자는 20여명이 넘는 여성과 온라인 대화를 나눴지만, “스킨십 금지를 내세운 사람은 A 씨 등 2, 3명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모두 만나는 횟수와 시간을 이야기한다. 그러다 곧 ‘경제적인 도움을 원한다’는 뜻을 밝힌다. 여기서 남성이 머뭇거리면 대화는 바로 끝난다. 남성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노골적인 제안이 온다. ‘1시간 잠자리에 30만 원이에요.’”라고 성매매로 넘어가는 과정을 매우 자세히 안내했습니다. 보도는 “‘연애 알바’로 불리지만 속성은 스폰서 문화와 다를 바 없다. 과거 고급 유흥업소 종업원 사이에 흔하던 문화가 이제는 대학생과 직장인 중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라고 마무리했습니다.

 

호기심 충족, 성매매 유인방법만 알려주고 제대로 된 정보제공은 없어

동아일보의 이 보도는 도대체 왜 나온 것일까요? 먼저 ‘연애 알바’라는 것이 최근 갑자기 생겨났거나, 최근 갑자기 극성을 부리고 있어서 뭔가 대책이 시급하거나,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했을까요? 일단 이 기사 어디에도 최근 이 문제가 불거졌다는 언급은 없습니다. 시의성은 전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공익성을 주고 있을까요? 동아일보는 보도 말미에 “회사원 이모 씨도 최근 한 남성으로부터 DM(일대일 쪽지)을 받았다. 이 씨의 사진을 보고 연락했다는 그는 성관계를 전제로 한 연애 알바를 제안”했다고 전합니다. 성매매를 목적으로 남성이 여성에게 사실상 성희롱 메시지를 보낸 것인데요. 보도는 “월 40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해 기분이 나빠 사진을 모두 비공개로 바꿨다”는 이 씨의 대응방법을 전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실제 이런 일을 당하면, 과연 사진을 비공개로 바꾸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일까요? 다른 언론 보도에서는 성매매를 제안 받았을 때는 단호히 거절하고, 화면을 스캔해 사이버경찰청에 신고하라는 안내가 있습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이런 경우 시민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법적인 조언조차 없어서 이 기사만 본 여성들은 앞으로 SNS에 사진을 올리지 말아야겠다는 두려움만 가질 것입니다. 


이처럼 이 보도는 제대로 정보는 하나도 주지 못하지만, 정작 ‘연애 알바’라는 성매매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해주고, 실제 어떻게 하면 성매매까지 연결 지을 수 있는지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 과정에서의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알려주지 않고, 그 행위가 어떤 법적 문제를 가졌는지도 짚지 않습니다. 또한 이런 행태가 실제로 성행하고 있다면,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동아일보는 성매매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성매매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사를 쓰기 위해서 기자에게 잠재적 성매매 여성을 찾는 온라인 채팅을 시킨 것일까요? 이 기사는 이래저래 참 유익함은 없고 유해함만 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1월 7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monitor_20171107_572.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