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감시연대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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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제로 떠오른 LH사태, 언론은 분노만 키우고 해결책 뒷전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는 3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신도시 지구 내 토지를 사전매입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곧바로 일부 지역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국무총리실을 주축으로 하는 합동조사단이 꾸려져 20명의 투기의혹이 확인됐습니다. 공무원이 업무상 취득한 비밀로 사익을 추구했다는 의혹은 파장을 일으켰고, 보궐선거 주요 의제로도 연결됐습니다. 중앙일보 <서울시장 선거 최대변수 “부동산 정책‧LH투기의혹” 44%>(3월 22일)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영향 최대 변수로 ‘LH 직원 땅 투기의혹’이 21.1%를 차지했습니다.
‘LH투기의혹’ 975건 > ‘서울시장 보궐선거’ 406건
2021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미디어감시연대는 LH 투기의혹이 제기된 3월 2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 6개 종합일간지(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2개 경제일간지(매일경제, 한국경제),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저녁종합뉴스를 대상으로 관련 보도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가장 먼저 보도량을 확인했습니다. 투기의혹 제기 후 10일간 분석대상 매체에서 975건의 관련 보도가 나왔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량은 406건이었습니다. LH 땅 투기의혹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2배가 넘는 관심이 쏠린 것입니다.
날짜별 보도량을 확인한 결과 3월 8일을 기점으로 급증했습니다. 이날은 정부가 합동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기로 결정한 날입니다. 보도량이 가장 많은 날은 12일이었습니다. 정부 합동조사단 1차 조사결과 발표 하루 뒤이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날입니다. 날짜별 보도량 분석결과는 수사시작 시점부터 언론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등 투기의혹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상황에 주목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 LH 투기의혹 관련 날짜별 보도량(3/2~12) ©민주언론시민연합
투기의혹 사례·수사관련 보도 48%
LH 투기의혹 보도내용을 분석하기 위해 주제별로 나눠봤습니다. 분류기준은 LH 직원 등 투기의혹 사례를 다룬 경우 ‘투기의혹 사례’, 정부 합동조사단과 합동특별수사본부 수사 등을 다룬 경우 ‘수사관련 내용’, 정부 및 관련 부처와 기관의 공식 입장 등을 다룬 경우 ‘정부 및 담당기관 반응/대책’, 정당 주요 인사 발언 등을 다룬 경우 ‘정치권 반응’, 투기의혹 사태 원인을 짚거나 제도개선 방안을 촉구한 경우 ‘원인분석 및 제도개선 촉구’, LH 직원 및 조직 관련 논란을 다룬 경우 ‘LH 관련 논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사퇴 등을 다룬 경우 ‘변창흠 장관 관련 논란’, 3기 신도시 등 공공주도 분양정책을 다룬 경우 ‘공공주도 정책’, 그 밖의 내용은 ‘기타’입니다.
분석결과 투기의혹 사례가 300건(약 3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수사관련 내용 173건, 정부 및 담당기관 반응/대책 149건, 정치권 반응 88건, 원인분석 및 제도개선 촉구 54건, LH 관련 논란 51건, 공공주도 정책 31건, 변창흠 장관 관련 논란 28건 등 순이고, 기타는 91건입니다. 투기의혹 제기 이후 다양한 매체가 투기의심 사례와 수법 등을 보도한 결과입니다.
주제별 분석결과는 언론보도가 근본적 문제 해결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의심케 했습니다. 투기의혹 사례와 수사관련 내용은 분노 여론이 집중된 투기수법 등을 다룬 보도입니다. 이런 유형의 보도는 분노 여론을 키우는 역할을 합니다. 주요 사안에 대한 분노 여론을 키우는 것은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한다는 측면에서 필요하지만, 구조적 문제 해결까지 닿지 못한다면 사안을 휘발시키는 것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실제 분노 여론을 구조적 문제 해결로 이끌 수 있는 원인분석 및 제도개선 촉구는 전체보도의 6%에 불과했습니다. 분노 여론을 키우는 보도는 충분했지만 분노 여론을 구조적 문제 해결로 이끄는 보도는 부족했다는 뜻입니다.
△ LH 투기의혹 관련 보도 주제 분석(3/2~12) ©민주언론시민연합
보수언론 ‘검찰 없으니 수사 망했다’ 한목소리
전체보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수사관련 내용’(18%)에서는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합동특별수사본부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사 실패를 주장하는 보도가 확인됐습니다. 그 근거는 검찰이 수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채널A <정부 합동조사단에 검찰 자리 없다?>(3월 6일 이은후 기자)는 합동조사단에 검찰이 배제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채널A는 검찰이 수사에서 빠진 사실을 의아해 한다며 “과연 어디까지 뻗어갈 지 모르는 이번 사건에서 이른바 산 권력 수사에서 강한 의지를 보여 온 검찰이 관여하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 때문 아니겠냐”는 익명의 검찰 취재원 발언을 전했습니다.
중앙일보 <검찰개혁발 혼선에 한발 늦은 LH 수사>(3월 9일 하준호·정유진·강태화 기자)는 수사가 시작도 안된 시점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이미 수사가 실패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중앙일보는 “수사가 의혹제기 후 일주일이 되도록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시행으로 검찰이 수사에서 배제되면서 컨트롤타워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은 6대 범죄만 직접 수사할 수 있”다면서도 지속적으로 검찰의 수사개입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검찰 배제가 “살아 있는 권력으로의 수사범위 확대를 경계한 것”이라며 “검찰이라면 청와대나 국토부 등 정책 결정라인”을 수사해 “과잉수사·정치수사란 말이 나왔을 것”이니 “결국 기득권층에 대한 수사는 하지 말라는 메시지”라는 현직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익명으로 전했습니다. 남구준 경찰청국가수사본부장의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 상황실 근무 이력을 들어 “경찰이 과연 성역 없는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사설/LH 땅 투기 수사에 검찰 감사원 뺀 진짜 이유가 뭔가>(3월 10일)는 검찰과 함께 감사원 배제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참여연대와 민변의 의혹제기 후 경찰의 압수수색에 일주일이 걸렸다며 “벌써부터 ‘수사 망했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표현했습니다. 감사원과 검찰이 수사에서 배제된 이유를 “속내는 뻔하다. 정권 불법을 수사해온 검찰과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을 감사한 감사원은 내 편이 아니니 수사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라고 단정한 뒤 “내 편끼리 수사를 해서 정권에 불리한 내용은 빼고 선거에 악재가 될 일은 뒤로 미루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정부가 의도적으로 LH수사에서 검찰과 감사원 제외했다는 조선일보(3/10)
법·원칙 무시하고 ‘검찰 만능주의’ 펼친 보수언론
이번 수사에서 검찰을 배제한 것은 법과 원칙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지난해 9월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령이 통과되면서 올해부터는 검찰의 직접수사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로 한정됐습니다. LH 투기의혹 수사는 6대 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검경 수사권 조정 원칙에 따라 경찰 중심의 수사로 결정된 것입니다. 다만 사안의 성격상 부패범죄로 연결될 소지가 있는 만큼 검찰과 경찰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대검 차장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참여하는 ‘수사기관협의회’를 구성해 검찰과 경찰이 수사 진행상황과 쟁점 등 정보를 수시로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수언론은 무작정 검찰이 배제된 것을 부당하게 묘사했습니다. 이런 태도는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한다는 법치주의에 어긋납니다. 검찰 배제가 곧 수사 실패라는 주장 역시 ‘검찰 만능주의’에 지나지 않습니다. 검찰 없이도 성공하는 수사가 존재할 수 있고, 백번 양보해 검찰 부재를 문제로 지적하려면 먼저 경찰과 검찰의 협력을 통한 철저한 수사부터 요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 비판은 검찰 배제에 정부 의도가 담겨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에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겨레 <사설/수사권 조정 흔들기, ‘LH 수사’에 백해무익하다>(3월 9일)는 보수 야당과 언론이 수사 주체를 두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게 “막 시행된 수사권 조정 법체계에 맞지 않을 뿐더러 수사 초기부터 경찰의 수사력에 대한 선입견으로 경찰을 흔드는 것은 수사 성과를 내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적인 분노를 일으킨 사건에 대해 “검경의 원활한 협력”을 통해 “수사의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보수언론엔 한겨레의 지적대로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상식이 결여된 셈입니다.
공공주도 주택공급하면 북한․베네수엘라처럼 된다?
이번 사태가 공기업 직원들이 부정으로 시작됐다는 이유로 공공주도 주택공급 자체를 문제 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매일경제 <매경데스크/'땅투기 LH'에 권한 더 주겠다니>(3월 8일 김선걸 기자)는 LH 땅 투기의 원인을 “‘공공 만능’이란 바이러스” 탓으로 분석하며, 북한과 베네수엘라를 예로 들었습니다. 매일경제는 두 나라가 “‘공공이 선하다’고 미화하며 민간업체를 배제하고 ‘공공’이 특혜를 받아 집을 분양”했기 때문에 “폐허나 마찬가지인 주택 현실”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에서 공공이 주도해 주택을 공급할 경우 두 나라처럼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중앙일보 <사설/부동산 ‘정부 실패’ 막으려면 민간 참여 열어야>(3월 6일)도 LH 사태가 “‘정부 실패’(government failure)를 보여주는 사례임을 방증”한다며 “부동산 학자 등 전문가들은 정부가 진정으로 집값을 잡기 윈한다면 공공주도 일변도의 주택공급 정책을 바꿔 시장이 스스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초과이익환수제와 용적률 규제, 과도한 기부체납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민간 공급을 위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징수하는 정책을 거둘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민간공급 복귀’, 누구의 배를 불리기 위한 주장인가
LH 직원들의 땅 투기의혹이 공공주도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렸고,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분명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LH 사태를 문제 삼아 주택공급 주도권을 민간에게 줘야 한다는 주장은 올바른 원인 분석도, 책임 있는 대안도 아닙니다. 3기 신도시 정책을 기다리던 무주택자, 신혼부부에게 대책도 없이 투기판과 다를 바 없는 민간 주택시장으로 내모는 꼴입니다. 정책 집행자의 부정과 투기를 막을 시스템은 반드시 정비돼야 하지만, 공공주도 주택공급 정책을 부정부패와 다름없는 것으로 몰아붙이는 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입니다.
서울경제 <동십자각/택지개발, 공공성이 먼저다>(3월 21일 박현욱 기자)는 “개발·공급의 주도권이 민간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의 위험성을 1990년대 민간개발을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당시 수도권 택지 부족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준농림지에서 민간이 손쉽게 토지개발사업”을 할 수 있게 했지만 “그 결과는 난개발과 환경파괴”였다며 “용인·화성·남양주·이천 등 수도권 일대를 달리다 보면 도로변에 즐비한 식당, 숙박 시설 등이 그 흔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 <사설/누구를 위한 ‘공공주도 공급대책’ 흔들기인가>(3월 15일)는 “공공주도 방식을 포기하고 민간주도로 전환하면 주택시장을 또다시 투기판으로 만들 위험이 크다”며 “오히려 주택공급 정책에서 공공성을 더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LH 사태를 빌미삼아 민간주도 공급을 주장하는 보도는 소수의 배만 불린 시절로 회귀를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재명 LH사태 기획’ 음모론 퍼뜨린 중앙일보
진영논리로 바라보며 음모론을 내놓은 보도도 등장했습니다. 중앙일보 <안혜리 논설위원이 간다/민변·참여연대는 왜 LH 비리 의혹을 폭로했나>(3월 10일)는 정부 대응이 수상하다며 “조사의 범위를 자꾸만 LH 직원으로 한정하려는 시도가 읽히는 탓”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참여연대와 민변을 두고 “문 정부 내내 요직을 차지하며 부동산을 비롯해 주요 정책을 쥐락펴락했던 두 단체가 어쩌다 폭로의 주체가 된 걸까”라며 의혹제기 의도를 의심했습니다. “피라미 꼬리 자르기용”, “특정 대선주자 캠프의 공작설”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 이재명 LH사태 기획설 음모론 퍼뜨린 중앙일보(3/10)
중앙일보는 “정권 가까운 민변‧참여연대가 왜?”를 작은 제목으로 뽑은 뒤 김남근 변호사가 “문 정부 실세로 불렸던 인물”인데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의혹을 제기했다며 다른 의도가 있는 듯 묘사했습니다. 이어 서성민 변호사가 처음 제보를 받은 뒤 사실관계를 확인한 과정을 두고 “한 개인이 아니라 관련 서류를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기관에서 서류를 통째로 넘긴 게 아니냐”며 근거 없는 주장을 전달했습니다. 서성민 변호사가 ‘제보자의 신원을 알지 못한다’고 발언한 것과 김남근 변호사가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해 제보자 신원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발언한 것이 배치된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중앙일보 요지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LH사태 기획 음모론’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정권비호 차원이 아니라 거꾸로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공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성민 변호사가 “이 (대선)주자와 관련한 ‘가짜뉴스대책단’ 단장을 맡은 적이 있”고, 김남근 변호사가 “2019년 재판을 받던 이 (대선)주자의 대책위에 이름을 올리고 법원에 탄원서를 냈다”고 전했습니다. 특정 정치인의 정치공작이라는 거대한 음모론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중앙일보는 “진실이 무엇이든 힘없는 국민만 화가 난다”는 무책임한 결론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서성민 변호사와 김남근 변호사가 제보자 신원에 대해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며 음모론을 펼친 중앙일보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억측에 불과합니다. CBS 노컷뉴스 <김종대의 뉴스업>(3월 10일)에 출연한 서성민 변호사는 신도시 예정지가 발표된 2월 24일 오후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제보자가 서 변호사 연락처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알려주지 않아 개인에게 제보한 것인지, 민변에 제보한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첫 제보 당시 제보자가 신원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머니투데이 <참여연대 “‘LH 최초 제보자’ 보호하고 있다…제보 계속 들어와”>(3월 9일) 등에 따르면 참여연대는 이후 최초 제보자 신변에 관해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민변 소속인 서성민 변호사는 최초 제보 당시 제보자 신원 등은 전달받지 못했고, 참여연대는 현재 최초 제보자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단체의 변호사가 각 단체 입장에서 제보자 관련 발언을 한 것입니다. 민변 서성민 변호사가 ‘최초 제보자 신원을 모른다’는 것과 참여연대 김남근 변호사가 ‘공익 제보자 보호를 위해 신원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발언한 것은 전혀 배치될 일도, 의심스러울 일도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도 중앙일보는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두 변호사의 과거 이력까지 언급하며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제기했습니다. 안혜리 논설위원이 제기한 이런 음모론은 LH 투기의혹에 분노한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 제대로 된 수사와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KBS·MBC 정부대책 발표 생중계가 “선거운동”?
LH 직원 땅 투기의혹과 관련해 정부, 여당의 잘못을 부각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린 보도도 있습니다. 조선일보 <KBS·MBC 정규방송 끊고…정부 ‘LH 사과’ 생중계>(3월 8일 신동흔‧정석우 기자)는 3월 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LH사태 사과 및 부동산대책 발표를 생중계한 KBS‧MBC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하루 뒤에는 <사설/LH 사건 ‘내 편끼리’ 수사 이어 난데없는 생중계 쇼, 어김없는 전 정부 탓>(3월 9일)에서 “대규모 재해방송도 제대로 안 하던 방송들”이 “각본에 따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홍 부총리는 ‘부동산등록제’ ‘징벌적 부당이익 환수’ 등 LH사태에 대한 대책과 2·4 공급대책 후보지 공개계획 등을 발표했습니다. 정부 계획에 대해선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발표를 생중계한 방송사를 두고 “선거운동” 식의 비난은 과도합니다. LH문제 해결과 무관한 소모적 논쟁만 키울 뿐입니다.
조선일보 3월 8일자 기사에 따르면 KBS 관계자는 이날 생중계에 대해 “LH 관련 내용뿐만 아니라 부동산 대책에 대한 정부 입장까지 담긴다고 해 중요한 현안이라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LH 투기의혹에 대한 정부 입장이나 향후 부동산 정책의 향방이 국민적 관심사라는 점에서 납득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 게다가 해당 발표는 연합뉴스TV, YTN도 생중계했습니다. 조선일보 논리대로라면 연합뉴스TV, YTN도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해야 합니다. 결국 조선일보 보도는 특정 방송을 힐난하기 위한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3월 2~12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 보고서에 사용한 여론조사 정보 : 조사기관-입소스 주식회사, 조사의뢰-중앙일보, 조사기간-3월 19~20일, 조사대상-서울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의 크기-1000명, 응답률-18%, 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 ±3.1%p, 조사방법-유‧무선 전화 면접조사(유선15.2%, 무선 84.8%), 표본 추출틀-유선전화번호 RDD, 무선전화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문의 :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모니터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