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SNS_
MBC 페북은 대선 모르쇠, 중앙일보 페북은 편파보도 등 문제 많아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2017 대선을 앞두고 기존과 다르게 방송사와 신문사 SNS를 모니터를 시작했다. 최근 많은 시민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기사를 접하고 있고, 언론사마다 페이스북으로 노출할 기사를 엄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모니터 대상은 6개 신문사(경향신문·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한국일보)와 7개 방송사(KBS·MBC·SBS·JTBC·TV조선·채널A·MBN)의 페이스북 페이지였다. 조사기간은 1주차:3/20(월)~24(금), 2주차:3/27(월)~4/1(토), 3주차: 4/3(월)~4/8(토), 4주차 : 4/10(월)~4/12(수)로 총 20일간의 보도경향을 짚어본다.
1. SNS 분석 통계(후보·정당별 언급도 추이)
지난 3월 20일(대통령 선거 D-51)부터 4월 12일(D-28)까지 13개 언론사 총 8,254건의 페이스북 게시물 중 1692건의 대선보도 게시물을 분석했다.
20일간의 모니터링 조사 결과 가장 눈에 띄었던 변화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언급도 상승이다. 안 후보의 언급도 상승은 눈에 띄는 수준이다. 3/20~3/24에는 안희정 지사, 홍준표 전 지사에 밀려 언급도 4위에 그쳤으나 3/27~4/1부터 언급양이 많아져 전 주의 약 2배가량 언급도가 높아졌다. 4/3~4/8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를 8.1% p차이로 바짝 뒤쫓다가 마침내 4/10~4/12일에는 추월했다. 특히 대선이 가까워지며 언론사의 대선보도 게시물 숫자가 매주 100건 이상씩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안 후보의 언급도 상승은 절대적인 언급양이 늘어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정당별 언급도 역시 비슷하다. 4월 3일 이전까지는 민주당 당내 경선에 이목이 많이 쏠려있어 민주당의 언급 비율이 높았고, 안 후보가 주목받기 시작한 4월 4일 이후부터는 국민의당 언급도가 높아졌다. 정의당의 경우 5자 체제가 굳어진 4월 4일 이후로 언급도가 높아졌다. 일찌감치 후보 선정이 마무리되어 경선 국면에서 화제성이 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언론사 페이스북에서의 언급도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링크된 기사의 제목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안 후보의 언급도가 매주 높아지다 4/10~4/12일에 문 후보를 추월했다.
△ 게시물에 링크된 기사에서 언급한 정당을 모두 체크했다. 국민의당 관련 기사 비율이 점점 늘어났다.
2. 언론사별 SNS 활용 현황 및 특징 분석
1) 언론사별 게시물 개수 평균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는 회사마다 활용 양상이 크게 다른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회사별로 하루 평균 게시물 개수, 대선보도 관련 게시물 개수, 전체 게시물 대비 대선보도 게시물 비율은 실제와 평균값이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 조사기간 3월 20일부터 4월 12일까지 7개 방송사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물의 양.
4주차의 경우 4월 10일(월)부터 4월 12일(수)까지다.
△ 조사기간 3월 20일부터 4월 12일까지 6개 신문사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물의 양.
4주차의 경우 4월 10일(월)부터 4월 12일(수)까지다.
언론사별로 살펴보자면 JTBC가 27.1%로 전체보도량 대비 대선보도율이 가장 높았고 한겨레, 경향신문, 중앙일보가 그 뒤를 이었다. 중앙일보 페이스북의 경우 일평균 게시물 숫자가 전체 언론사의 약 28.3%를 차지할 정도로 활동량이 많은데 대선보도 역시 하루 평균 26.1건(22.3%)로 많은 편이었다. SBS의 경우 하루 평균 9.6건을 대선보도에 할애해 한겨레(9.9건)과 비슷한 수치를 보도했지만 전체 게시물 숫자가 대선보도량에 비해 많아 대선보도비율은 낮은 편에 속했다.
KBS, MBC, TV조선, 채널A의 경우 하루평균 0.6~1.7건만 대선보도로 채웠다. TV조선, 채널A의 경우는 전체 게시물 숫자 역시 각각 13위, 12위였기 때문에 전체보도량 대비 대선보도율이 크게 의미가 없었다.
2) MBC 페이스북의 대선보도 실종
MBC가 3월 31일이 되어서야 대선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3월 30일까지 MBC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대선 예비주자 10인(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홍준표, 김진태, 안철수, 손학규, 유승민, 남경필, 심상정)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었다. MBC와 하루 평균 게시물 숫자가 비슷한 MBN이 3월 20일부터 꾸준히 경선 소식 등을 전달하며 대선보도를 해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3월 21일 문 후보가 MBC <100분토론>에서 MBC의 현실을 비판했던 사건이 있었음에도 이 사건조차 페이스북에서 보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같은 지상파 방송사인 KBS와 SBS는 같은 기간 경선 관련 소식과 후보들의 행보에 대해 꾸준히 전달했다.
3월 31일 첫 대선게시물을 올린 후에도 MBC 페이스북의 대선 행보는 매우 소극적이다. 4월 3일부터 4월 12일까지 조사일 9일간 MBC 페이스북에 올라온 대선 게시물은 딱 9건, 하루 평균 1건이었다. MBC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매일 ‘날씨’, ‘우리말 바로쓰기’, 건강한 몸매를 가꾸는 방법이 1건씩 올라온다. MBC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만큼은 이 보도들이 대통령 선거 관련 게시물과 같은 비중을 가지고 있었다.
3) 정책보도, 경향신문 우수
정책관련보도에서는 경향신문이 돋보였다. 3월 20일부터 4월 8일 사이 올라왔던 공약보도 53건 중 10건이 경향신문 보도였다. 경향신문의 정책관련보도는 의제 위주로 쓰인 기획기사 혹은 의제에 대한 후보들의 공약을 담은 ‘정리뉴스’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경선국면에서 후보들의 발언을 단순 해석하는 수준에 그쳤던 타사의 정책보도와는 달리 독자적으로 의제를 만들고 시민에게 전달했다. 지면에 3월 20일부터 1주일간 연재했던 ‘돌봄’ 기획을 페이스북으로 옮긴 것(<대선 3대 의제-①돌봄/보육·간병·노후의 짐, 이젠 함께 집시다>, 3월 20일 게시)은 물론 후보들의 교육, 노동 공약을 간추려 모바일 페이지에서도 읽기 좋게 정리한 ‘정리뉴스’( <정리뉴스/대선주자들의 ‘3대 육아정책’>, 3월 21일 게시) 등 선보이며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려 했다.
3. 문제 게시글
1) ‘많이 올리면 장땡’? … 정치혐오·따옴표·편파보도 일색의 중앙일보 페이스북
중앙일보 대선 온라인 페이지 이름은 ‘리셋코리아’다. 그런데 중앙일보 페이스북의 편파성을 보다보면 중앙일보부터 ‘리셋’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앞서 통계에서 살펴보았듯 중앙일보 페이스북은 13개 언론사 중 가장 활동이 많다. 하루에 올라오는 13개 언론사 게시물 중 약 1/3을 중앙일보 페이스북 게시물이 차지한다. 그러나 대선보도 중 따옴표보도, 정치혐오보도, 의혹-논란 관련 파편보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질이 양에 따라가지 못한다면 굳이 이렇게 활동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단적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내경선에서 승리했던 4월 3일의 경우, 이날 대선보도게시물 37건 중 따옴표, 정치혐오, 파편보도에 해당하는 보도가 19건(따옴표 보도 16건, 정치혐오 보도 15건, 파편보도 6건. 중복집계)이었다. 페이스북 상에서 클릭수를 얻기 위해 절반 이상의 기사를 이런 식의 보도에 쏟는 것으로 보인다.
■ 정치혐오성 보도(3월 30일)
3월 30일 중앙일보 페이스북 선거보도 24건 중 7건이 정치인간 상호 비방에 관련된 게시물이었다. <박영선 “민주당, 묵은지와 햇김치의 싸움 끝까지 가봐야”> <“안철수는 보조타이어”vs“문재인은 폐타이어”>부터, <홍준표·유승민... 서로 “이정희 같다” 설전> 등 후보들 간 감정싸움을 다룬 보도들이 이어졌다. 각 대선진영캠프에 몸담은 의원들이 ‘비유’로 설전을 벌였다는 내용들인데 경선 국면에서 후보 상호간에 오가는 감정 섞인 비방전만을 보도해 아쉬움을 남겼다.
△ 중앙일보 페이스북 페이지에 3월 30일 올라온 ‘정치혐오’성 게시물. 정치인 간 감정싸움을 주제로 한 게시물이 이날 하루만 7건 올라왔다.
■ ‘문모닝’ 확성기 중앙일보… 박지원 따옴표 보도만 하루 5건(4월 3일)
중앙일보 페이스북의 따옴표 보도는 ‘문모닝’을 그대로 중계한다. ‘문모닝’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을 비꼰 말이다. 4월 3일에서 8일 사이 중앙일보에서 보도된 35건의 문재인 논란 게시물 중 9건이 박 대표의 말을 따옴표로 전달한 문 후보 비방이다.
특히 4월 3일에는 자그마치 5건이나 박 대표의 발언을 그대로 따다 썼다. 같은 기사를 2번씩 올리기도 했다. 예를 들면 3일 <박지원, 선거법 위반 논란에 “文처럼 변명 안 해…달게 받을 것”>이란 기사를 각각 “법 위반이라면 위반 된 대로 달게 받으면 된다”(오후 3:04), “전 아들도 없지만 (문 후보처럼) 그렇게 변명하지 않는다 #저격”(오후 3:15)이란 게시글을 달아서 11분 간격으로 두 번 올리는 식이다. 같은 날에는 <박지원 “문재인 보복 정치 이끌어, 친문 안희정 지지 의원 공천 협박”>이라는 박 대표 측 주장을 두 번 게시하기도 했다.
△ 박지원 대표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하는 중앙일보. 따옴표 기사의 나쁜 예시라고 할 만 하다.
■ 문재인 ‘아들’ 의혹 보도와 안철수 ‘조폭 동원 경선’의 온도차 … 노골적 편파 보도(4월 5일, 6일)
더구나 문재인, 안철수 양 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편파성도 눈에 띈다. ‘문재인 아들 채용 의혹’을 다루는 태도와 안철수 후보의 각종 의혹을 다루는 태도 사이의 온도차가 명백하다.
중앙일보는 3월 20일부터 4월 8일까지 페이스북 내 ‘문재인 아들’ 관련보도 총 48건 중 31건을 혼자 보도했다. 논란에 불이 붙기 전이던 3월 20일부터 4월 1일 사이엔 전체 17건 중 12건을 중앙일보 혼자 썼다. 이 중 ‘팩트체크’ 기사는 1건 뿐이고 나머지 11건은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파편보도, 따옴표 보도다. 특히 사실 검증 없이 하태경 의원, 박지원 대표, 심재철 의원 등의 발언을 따옴표로 달아 올리는 보도가 많았다.
4월 5일에는 ‘문재인 아들 의혹’ 게시물만 5건 올렸다. 올린 순서대로 의혹제기를 그대로 받아 적은 <심재철 “文 아들 응시원서 필적감정 해보니...위조 가능성”>, 문 후보 측 해명기사였던 <문재인 측 “채용 원서 귀걸이 사진, 젊은이 개성 표현”>, 그에 대한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의 조롱 섞인 반응을 각각 전달하는 <“귀걸이 이력서, 요즘 친구들 다 그렇다고? 취업 걱정 알고 하는 소린가”>, <文 아들 ‘귀걸이 이력서’ 요즘 애들 다 그래?…“귀걸이 이력서 사용한 청년 찾습니다”>다. 문 후보 아들 의혹에 대해 파헤쳐 전달하기보다 정치인들 사이의 자극적인 설전을 전달하는 데 페이스북 지면을 빌려준 것이다. 의혹을 검증하려하기보다 확대 재생산하기 위한 시도처럼 보인다.
△ ‘문재인 아들 채용 의혹’을 재생산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보도.(4월 5일)
이날 올라온 기사 중 가장 문제가 되었던 기사는 마지막에 올라왔던 <문재인 아들 ‘동상’ 수상한 LG 공모전 영상 눈길>이다. “란닝구 열연...”이라는 황당한 멘트와 함께 올라온 이 기사에는 문 후보 아들 준용 씨가 대학시절 공모전 영상에 출연한 모습이 등장한다. ‘문재인 아들’에 대한 페이스북 이용층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찌라시성’ 기사에 공인이 아닌 문 후보의 아들과 아들 대학 동기들의 얼굴까지 노출됐다.
반면 안철수 후보의 의혹이 제기된 4월 6일에는 완전히 양상이 달랐다. 중앙일보 페이스북은 안철수 후보의 ‘조폭 경선 연루설’ 진위 여부에 대한 취재기사는 없이 안 후보 측의 ‘어이없다’는 반응을 담은 기사만 연달아 내놓았다. “....내가?”라는 글과 함께 <안철수 “내가 조폭과 관련? 검증은 좋다만 제대로”>, <신지호 “안철수 조폭 논란? 조폭은 국민 아닙니까”>, “실소를 금치 못한다”는 글과 함께 <국민의당 “조폭 운운하는 文 캠프, 네거티브를 해도 좀...”>는 기사를 게시하는 식이었다. 이날 올라온 안철수 ‘조폭설’ 게시물이 총 8건인데 그 중 6건은 이처럼 안 후보 측의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그대로 전달했다.
이런 태도에선 지금까지 문 후보 아들 논란에 ‘장작을 넣던’ 중앙일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문재인 아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듯 ‘란닝구’ 패션 사진에 지인 블로그, 페이스북 게시물까지 가져오며 문 후보 아들을 ‘띄웠던’ 중앙일보다. 심지어 바로 다음날(4월 7일) 문 후보 아들을 ‘뭔가 해낼 친구’라고 칭찬한 페이스북 게시물을 가져오면서도 “논란이 된 ‘뭔가 해낼 친구’”라며 여전히 조롱을 멈추지 않기도 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에겐 취재에 나서기도 전에 어처구니 없어하는 후보의 반응이 당연하다는 식의 보도다.
△ 안철수 후보 논란과 문재인 후보 논란을 다루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