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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성착취물 거래 사건까지 정치적 목적으로 엮어가는 보수 유튜브
등록 2020.03.30 16:37
조회 186

최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물을 거래한 사건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는 집단 성착취물 거래 사건까지 선거에 악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피의자 조주빈은 좌파 혹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보인다’, ‘n번방 사건이 일어난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이용자는 전체적으로 좌파라서 수사해도 우파에서는 불리할 게 없다’,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에 대통령이 n번방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건 2030 여성의 표를 잡으려는 의도가 있다’와 같이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1. ‘n번방 사건 피의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조주빈은 ‘좌파 친정부’ 성향임을 강조하는 보수 유튜버

펜앤드마이크TV와 신의한수에서는 사건의 본질과 관련 없는 피의자의 정치 성향을 따졌는데요. 펜앤드마이크TV <국민 경악시킨 미성년 성착취 박사방파문운영자 조주빈은 어떤 자인가?>(3/24)에 출연한 안덕관 기자는 불법 성착취물의 제작‧유포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조주빈의 정치성향을 추정하며 이런 주장을 내놨습니다.

 

안덕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시기 때 이 전문대학의 학보사 명의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우리 학보사는 본 시국선언에 참여한다. 전‧현직 대학 언론인 477인의 시국 선언’,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지 않나. 국민 또한 알 권리가 있다. 부디 진실을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그대로의 것을 오직 진실만을 보도해주십시오’라는 글인데, 이때 (조주빈이) 편집장이었어요.

(중략)

안덕관 기자 : 텔레그램 방에 (조주빈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이런 글이 올라와있습니다. ‘이런 XX 기자의 취향이 담긴 망상 글에 국민이 속을 걸 생각하니 무력감에 넋이 나가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 사회를 만들어 주실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슬로건이죠.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중략)

안덕관 기자 : (청와대 국민청원에)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조주빈이죠?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고 올라왔는데), (중략) 이거에 대해서 또 잠시 말씀드리면, 좀 논란이 있었어요. 포토라인을 폐지한 게 바로 조국 전 장관이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또 포토라인 폐지의 첫 수혜자가 된 것도 조국 전 장관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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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번방 사건 본질과 관련 없는 피의자 정치성향 거론한 <펜앤드마이크TV>(3/24)

 

신의한수 <조주빈 정체에 문재인 멘붕!>(3/24)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습니다. 출연자 우동균 기자의 발언이었습니다.

 

우동균 기자 : (조주빈이 편집장이었던 학보사는) 탄핵 정국 때도 ‘박근혜 퇴진해라’ 막 이런 거를 공개적으로 막 썼던 곳이에요. ‘그곳에 소속되어 있던 조주빈이다’라는 점에서 조주빈이 ‘문빠’라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중략) 국민일보에서 텔레그램 방에 (올라온) 조주빈 발언을 소개한 거예요. (중략) ‘이런 XX 기자의 취향이 담긴 망상 글에 국민이 속을 걸 생각하니 무력감에 넋이 나간다’, ‘문재인 대통령님이 공정사회를 만들어 주실 거라 믿는다’, 이거 조주빈이 썼다는 거예요. ‘문재인 대통령님이 공정사회를 만들어주실 거라 믿는다’.

(중략)

우동균 기자 : 이런 글, 문재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글 잘 쓸 리가 없거든요. 그런데 조주빈이 이런 표현을 썼다. 결국 조주빈은 문재인 지지자였던 거 아니냐는 매우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그런 충격적인 대목인 것입니다.

(중략)

우동균 기자 : 포토라인 누가 막았습니까? 사실 그 만약에 포토라인 없어지지 않았으면 이 n번방의 주범들도 포토라인에 설 수 있는 상황이었던 건데, 본인(조국)이 포토라인 제거의 1호 대상으로서 그걸(포토라인을) 없애버렸지 않습니까? 여기에 대해서 지금 많은 분들이 비판하고 있어요.

 

n번방 사건 논하는데, 피의자 정치성향은 굳이 왜 언급?

펜앤드마이크TV와 신의한수의 주장을 요약하면, 조주빈이 박근혜 탄핵 당시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정사회를 요구하는 발언을 했으니 좌파 친정부 성향이라는 겁니다. 중대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정치성향은 n번방 사건의 본질과 어떠한 연관도 없습니다. 피의자의 정치 성향이 무엇이든 엄중히 처벌되어야 합니다. 굳이 조주빈이 학보사 편집장이던 시절, 전‧현직 대학 언론인 477인이 함께 참여하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올바른 언론 보도를 요구’하는 시국 선언을 문제 삼는 것은 유치한 일입니다.

 

조 전 장관 덕분에 조주빈이 포토라인에 서지 않게 되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달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덕분에 조주빈 씨가 포토라인에 서지 않는 ‘혜택’을 받았다는 식의 주장도 사실과 다릅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재임 시절인 2019년 10월 제정돼, 퇴임 후인 12월부터 시행된 검찰의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사건 관계인의 출석과 조사, 압수수색, 체포나 구속 등 일체의 수사과정에서 언론의 촬영이나 녹화, 중계방송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습니다. 이는 법무부령으로 검찰에만 해당되며 경찰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그래서 3월 25일에 조주빈이 경찰 포토라인에 서서 언론에 노출됐던 겁니다.

 

검찰이 지난해 말 포토라인을 폐지한 것은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검찰은 그간 공적 인물이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주요 사건 피의자를 공개 소환하며 언론의 편의를 위해 포토라인을 설치해왔습니다. 그러나 검찰이 언론에 공개하는 사건 관계인을 선택하는 기준이 모호하다거나, 유죄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건 관계인이 곧 죄인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등의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로 인해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제정된 겁니다.

 

지금도 검찰에서 사건관계인을 언론에 노출시키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법무부령의 상위법인 성폭력처벌법 제25조 1항에서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해당 조항에 따라 포토라인을 설치할 수도 있으며, 꼭 포토라인이 아니더라도 출석 또는 송치 과정에서 언론이 사건관계인의 모습을 촬영할 경우 이를 모두 제지할 수는 없습니다.

 

‘포토라인’에 선 조주빈 의도대로 움직이는 ‘보수 유튜브’들

한편, 경찰은 행정안전부 소속이므로 법무부령에 따라 포토라인을 금지한 검찰 규정과 무관합니다. 경찰은 ‘경찰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서 “안전사고 방지와 질서유지를 위해 언론 촬영을 위한 포토라인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3월 24일, 경찰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가 신상 공개를 결정하면서 조주빈을 포토라인에 세웠습니다. 하지만 경찰 역시 검찰과 비슷한 이유로 사건관계인의 무분별한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공보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각 경찰서에는 원칙적으로 포토라인을 금하라는 지침이 이미 내려진 상태입니다.

 

이렇듯 조주빈을 비롯한 n번방 사건 용의자의 얼굴 공개는 조국 전 장관은 물론, 조국 전 장관 재임 시절 포토라인을 금지한 검찰과도 관련이 없습니다.

 

2. ‘텔레그램은 좌파들이 많이 쓰니 우파는 불리할 게 없다’?

가세연 <문재앙코로나 잊고~ N번방 집중하세요~>(3/23)에서는 ‘n번방 사건’을 언급하면서 텔레그램을 좌파들이 많이 쓴다며 우파 진영에선 불리할 게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용호 기자 : 저도 이 n번방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를 합니다. 그런데 이 n번방이, 다 까도 저희 우파진영에서는 불리할 게 없을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텔레그램 쓰세요?

강용석 변호사 : 아니, 안 쓰죠.

김용호 기자 : 이 텔레그램이 한국에서 유행이 된 게, 이 좌파진영에서..

강용석 변호사 : 카톡 못 믿겠다고 그래가지고 그런 거 아니에요.

김용호 기자 : 그래가지고서, 텔레그램 열심히 깔고서 열심히 쓴 사람들이, 제 주변에서 거의 좌파들이 많이 쓰거든요. 그리고 전체적으로도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출연자 김용호 씨의 주장을 요약하면 ‘n번방 사건은 텔레그램에서 일어났는데, 텔레그램은 좌파들이 많이 쓰니 조사해도 우파에는 불리할 게 없다’는 겁니다. 이처럼 디지털성범죄를 좌우 진영논리로 재단하며 왜곡하는 일관된 경향은 ‘보수유튜브’의 특징입니다.

 

‘텔레그램’으로 본질 흐려, ‘텔레그램’ 대중화 배경엔 박근혜 정부

‘n번방 사건’의 핵심은 집단 성착취 영상물 거래입니다. 그 범죄가 일어난 텔레그램은 중요한 요소가 아닙니다. 가해자들이 텔레그램을 이용한 것이 보안상의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들키지만 않는다면 텔레그램뿐만 아니라 그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n번방 사건에서 가세연처럼 굳이 ‘텔레그램’에 집중한다면 가세연의 기대와 달리 책임은 박근혜 정부에 있습니다. 텔레그램이 국내에서 대중화된 계기가 박근혜 정부 당시 벌어진 카카오톡 불법사찰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9월 16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이버상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성 발언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온다”고 말했고 이틀 만인 9월 18일 대검찰청은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죠. 이 대책회의에 카카오톡 관계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으로 대거 이동하는 ‘사이버 망명’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습니다. 이때 검찰은 개인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실시간으로 들여다 볼 계획도 없으며 그런 일은 가능하지도 않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가라않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대학생 용혜인 씨는 2014년 말 세월호 침묵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용혜인 씨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압수수색했고 압수수색한 내용 중에는 수사내용과 관련 없는 사적인 대화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용혜인 씨에게 통보하지 않고 이뤄진 해당 압수수색에 대해서 법원은 “당사자가 모르는 압수수색은 위법”이라고 판결하기도 했습니다.

 

진영논리에 매몰된 ‘보수 유튜브’

텔레그램을 좌파들이 많이 쓴다는 말은 더욱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가해자들이 좌파이든 우파이든, 텔레그램을 이용했든 다른 메신저를 이용했든지 간에 오로지 범죄 사실에 따라 처벌받아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지만 허위정보 유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살펴볼 여론조사가 있습니다.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2014년 10월 14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음카카오의 감청 영장 불응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43.5%가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므로 (감청 영장 불응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는데요. 지지정당별로 살펴보니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서는 60.7%, 무당층에서는 47.4%가 찬성 의견을 보였고,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30.3%가 찬성 의견을 보였습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김용호 씨 말대로라면 다음카카오의 감청 영장 불응에 찬성 의견을 표명했던 새누리당 지지층 30.3%도 좌파가 되는데요. 물론 ‘n번방 사건’은 좌우 진영과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에 이런 사실관계들도 그렇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마저 진영의 유불리에 끼워 맞추는 ‘보수유튜브’들의 인식 수준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3. ‘n번방 사건 수사 지시는 2030 여성 표를 위한 것’?

‘보수유튜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n번방 사건 수사 지시가 총선을 앞두고 2030 여성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등장했습니다. 배승희 변호사 <급하다 급해>(3/24)에서였는데요. 배승희 변호사와 민영삼 시사평론가는 포털 사이트에서 SBS <문 대통령, ‘n번방사건에 잔인한 행위회원 전원 조사 필요”>(3/24)와 뉴시스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이어 ‘n번방직접 나선 문 대통령>(3/23)의 제목만 읽으면서 황당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민영삼 시사평론가 : 대통령이 지금 이 시기에서 이 전염병 시기, 이 경제 위기 시기에 꼭 저걸 이렇게 나가야 되냐고요. 저건 정치적인 의도, 2030 여성들의 표를 사기 위한,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가 아니면 대통령이 하루 종일 이 위기의 시기에 이 비상적인 시기에 저 n번방 사건을 하고 있냐고요? 그리고 대통령이 뭔 갖다가 특별한 그 특정 사안에 대해서 저렇게 수사 지시를 해?

(중략)

배승희 변호사 : 성 이슈에 특별지시 했다는 점에 대해서 ‘2030 여자들, 이 표를 의식한 거 아니냐?’ 이런 비판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민영삼 : 정치적 의도 뻔하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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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번방 사건 수사 지시가 2030 여성 표를 위한 것이라 주장한 <배승희 변호사>(3/24)

 

사상 초유의 성범죄이자 인권유린사태, 정치적 의도로 악용하지 말아야

<배승희 변호사>는 사상 초유의 성착취 범죄를 2030 여성의 표를 위한 ‘성(젠더) 이슈’로 한정한 뒤, 정치적인 프레임을 씌웠습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검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윤석열 검찰총장도 ‘2030 여성들의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드러낸 것이 됩니다. ‘n번방 사건’은 심각한 성범죄임과 동시에 인권유린 사태입니다. 집단적으로 벌어진 성착취와 영상물 거래, 심지어는 미성년자까지 범죄의 대상으로 삼은 참담한 사태는 감염병 사태와 경제 위기만큼이나 중대합니다. 당연히 엄중한 수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대통령이 이런 사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115에서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9년 12월 18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펴낸 <이슈와 논점> 제1636호 중 다크웹상 아동청소년 음란물의 규제 현황 및 개선과제에 따르면 미국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단순 소지하거나 시청목적으로 접근하기만 해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는 “미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의) 법정형이 그렇게 낮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실제 처벌 형량이 낮으며, 아동‧청소년 음란물에 대한 정의 규정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에 대한 처벌은 물론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할 수 있는 법안이 제대로 마련돼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고 있고, 디지털 성범죄의 고리를 끊기가 어려운 것이죠.

 

‘n번방 사건’ 왜곡하는 ‘보수 유튜브’, 기존 언론의 역할 절실

n번방 사건은 지금까지 문제가 되어온 디지털 성범죄들이 축적돼 나타난 새로운 유형의 범죄입니다. 가해자들은 주로 해킹이나 사칭을 통해 여성의 개인정보를 확보한 뒤에 공유된 촬영물과 신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또한 가해자들은 여성들에게 계속해서 수위를 올려가며 성착취 이미지나 영상물을 요구했고, 여성들의 성착취물은 채팅방의 남성들에게 공유․거래되었습니다. ‘n번방’은 성착취물이 불법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몇 개인지 모를 채팅방을 의미함과 동시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수를 파악하기 어렵게 하는 새로운 디지털 성범죄의 명칭입니다. ‘n번방 사건’ 이전에도 디지털 성범죄는 많았습니다. 소라넷이 폐쇄되자 ‘제2의 소라넷’들이 등장했고, 양진호 웹하드 카르텔, 정준영 단톡방 성착취물 공유 사건이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다크웹을 기반으로 한 아동포르노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들이 드러났지만, 중대범죄임에도 가벼운 처벌이 내려졌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드러난 n번방 사건은 끊이지 않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것이었죠.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200만 명 이상이 참여했습니다.

 

‘n번방 사건’은 그간 언론과 권력이 무심했던 디지털성범죄가 누적돼 터진 사태로서 피해자 보호‧지원,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법 개선, 가해자 엄중처벌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보수유튜브’들은 이러한 사건마저 오로지 정치적인 목적에 악용하며 ‘좌파’와 문재인 대통령을 엮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겁니다.

 

* 민언련 유튜브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3월 24일 정치‧시사 주제의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순위 상위 10개 채널의 게시물 중 ‘n번방 사건’을 다룬 게시물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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