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2023)_

적의 서린 ‘조선’의 비판,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민주혁명을 지속시키는 길
등록 2017.05.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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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민이 하나 되어 만든 민주혁명

 

전국의 언론이 하나가 돼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나 분노를 한 목소리로 지원해 주면 민주혁명은 성공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난 반년 매(每) 주말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자고 외친 촛불혁명이 성공한 것도 이념적으로 갈라져 아옹다옹만 하던 언론이 촛불시민과 하나가 돼 줬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촛불시위는 국회를 압박하고 언론을 움직였다. 국회의 탄핵심의에는 새누리당 의원까지 투표에 참여해 탄핵결의안을 통과시켰고 헌재는 헌법을 위반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다. 대선에서 탄핵에 가장 열렬히 앞장섰던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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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미터가 5월 22일부터 5월 26일까지 조사해 29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여론조사.  
이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차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84.1%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 : 리얼미터)

 

문재인은 보수언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지만 그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했다. 국민과 서로 마음을 읽고 소통할 줄 아는 정치인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그는 한국을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한 층 더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욕을 행동으로 보여주었고 그래서 국민은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 아니겠는가. 그가 당선과 동시에 취임한 지 겨우 2주일이 좀 지났지만 그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는 80%에 접근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건대, 앞으로도 한눈팔지 않고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작된 민주 정부와 조선일보의 불편한 관계 

 

그러나 앞길이 지금처럼 순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취임 100일은 고사하고 취임 3주도 안 된 지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조선일보와 TV조선의 태도가 싸늘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언론이 다시 갈라지고 있다는 조짐이다. 언론개혁을 선도하고 있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미디어 모니터와 미디어 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의 분석이다. 사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라고 할 조선일보가 문재인을 보는 눈에 적의가 서려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양한 언론이 존재해 경쟁하는 것은 건전한 것이다. 그러나 언론이 국론을 분열하고 언론의 본분에서 일탈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프랑스가 81년째 유지하고 있는 <전업(專業)언론인신분증발급위원회>(CCIJP)는 이런 폐단을 피하고 언론인이 본연의 역할을 보장해주는 독립된 기구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언론기업 사주와 언론인 대표 그리고 법관 3자가 언론인의 생활과 활동을 보장해주는 독립기구다. 

 

조선일보와 노무현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문재인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재인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사회복지나 안보외교 정책에서도 극우 조선과는 생각이 많이 다르다. 이런 관계를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사설과 보도로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민언련과 미디어오늘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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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오늘 5월 24일 자 기사. 조선일보가 문재인 정부에 가장 비판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사진 : 미디어오늘 기사 갈무리)

 

미디어오늘은 “‘문재인 정부 10일’ 가장 비판적인 언론은 조선일보”(5.24)라는 기사에서 열흘간의 조선·중앙·한겨레 사설을 비교 분석한 결과 조선은 과반 이상(54%)의 사설을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폈고 중앙은 우호 논조가 68%, 한겨레는 우호 논조가 86%라고 보도했다. 앞으로도 그런 태도가 유지될 거라는 전망을 암시한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두 공영방송 KBS와 MBC의 지배구조 문제다. KBS는 11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회가 국회의 여당이 천거하는 7명과 야당이 천거하는 4명으로 구성된다. MBC는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 9명이 여당 천거 6명, 야당 천거 3명으로 구성된다. 여당이 항상 다수결이 보장되게 만든 규정이다. 불법을 합법화하는 규정이다. 공영방송의 경영진을 빨리 교체해야 한다. 두 방송의 지배구조도 여야 동수로 개정해야 한다.

 

프랑스에서 배우자 – 전업언론인신분증발급위원회(CCIJP)

 

위에서 언급한 CCIJP는 누구나 언론인이 되려고 하면 처음 3개월은 전업언론인신분증 없이 활동이 가능하나 그 이상은 CCIJP가 발급하는 신분증이 없으면 언론인으로 활동할 수 없다. 위원회는 언론인노조 대표 8명 언사주협회 대표 8명 법관 3명 총 19명으로 구성되며 이곳에서 법이 정한 언론인의 보수(생계비의 대부분) 언론인 신분과 충돌되는 겸직 금지 등 언론인윤리규정에 위반되는 활동 등 필요한 금지 사항 여부를 심사해서 신분증 발급 여부를 결정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행정법원 1, 2, 3심 재판에 회부된다. 일체 정부나 외부의 간섭은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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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언론인신분증위원회(CCIJP)에서 발급하는 기자증.  프랑스에서는  직업적 언론 활동을 통해 임금을 받는 자에 대해 '1935년 3월 29일법'에 근거해 기자증을 발급하며, 이 기자증을 가져야 정식 기자로 인정된다. 

 

언론인신분증위원회를 도입하면 언론인의 탈선이나 사주의 월권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 언론인의 생활을 보장하면서도 언론윤리에 저촉되는 행동을 하면 신분증 발급이 거부되거나 취소되기 때문인데, 이를 통해 언론인의 윤리적·경제적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벌어지는 언론인 관계나 언론사의 노사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도 이 언론인신분증위원회 제도 도입을 추천한다.

 

장행훈(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시비비는?
시시비비는 고정 언론칼럼으로 매주 회원들을 찾아갑니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면서도 한국사회의 언론민주화를 위한 민언련 활동에 품을 내주신 분들이 '시시비비' 필진으로 나섰습니다. 앞으로 김성원(민언련 이사), 김수정(민언련 정책위원),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김영훈(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유진(민언련 정책위원), 서명준(언론학 박사), 엄주웅(전 방통심의위원), 이기범(민언련 웹진기획위원), 이병남(언론학 박사), 이용마(MBC 기자), 이호중(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경호(녀름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부소장), 정민영(변호사), 장행훈(언론광장 공동대표)의 글로 여러분과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