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포커스(~2023)_
공영방송을 권력에서 국민에게로…(박태순)
<언론포커스> 공영언론의 정상화의 길
공영방송을 권력에서 국민에게로…
박태순(정책위원, 언론소비자주권행동 공동대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
1789년의 프랑스 인권선언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천부인권적 권리임을 천명했으며, 1791년 미국 수정헌법은 언론·출판의 자유가 헌법조항으로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헌법으로 보장해야 하는 권리임을 명시했다. 우리의 경우, 1919년 대한민국 임시헌장에서부터 오늘날 우리헌법에 이르기까지 국가에게 언론의 자유를 보존하고 진흥해야 할 적극적 의무를 지우고 있다. 오늘날 각 나라들은 언론의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공영언론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우리 공영방송은 매우 암울한 시대를 지내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서 언론의 자유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으며, 그것의 가장 큰 피해자들은 공영언론(KBS, MBC, EBS, YTN, 연합뉴스)들이다. 언론 공정성을 외치는 기자들에 대한 대량 해고와 징계로 재갈을 물리고 노골적인 낙하산 인사로 방송의 지배구조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채웠다. 이로 인해 정권의 입맛에 맞추는 자기 검열이 강화되고, 기자들은 입을 닫은 채 연봉에 목을 매는 직장인이 되었다. 기자의 자존감은 사라지고 ‘기레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첫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특히 공영방송을 권력의 손으로부터 국민에게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안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필요하다. 먼저 정치 과잉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이다. 사장 선임, 이사 선임 때 마다 정치적 정쟁화가 이루어지고, 과도한 정치적 개입이 진행되면서 국민적 불신과 불만이 고조되었다. 법적 근거가 없는 여·야의 나눠 먹기식 이사추천 관행(KBS 여 7명 :야 4명, 방송문화진흥회 여 6명 :야 3명)을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단체, 정당, 학계, 노조 등으로 구성된 이사추천위원회와 사장추천위원회를 신설하여 이사와 사장 추천에서 여·야 정치적 영향력의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다양성 전문성 수용하는 거버넌스 구성
다음으로 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수용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갖춰야 한다.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이사는 13명 정도로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의사결정의 독점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특별의결정족수 도입이 필요하다. 현재 의사결정이 재적위원 과반찬성으로 되어 있어, 여권 추천 이사들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물리력에 의해서 민주적 의사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상대방도 어느 정도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 표결 방식을 위해 주요 사안들에 대하여 2/3 특별의결 정족수 제도가 도입 될 필요가 있다.
셋째, 제작 편성의 자율성 보장
공영방송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의사결정의 투명성 및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이 제도적으로 자리매김 할 필요가 있다. 현재 KBS와 MBC는 자체규정에 따라 방송사의 회의록 및 속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매우 소극적이고 국회에서 요구할 경우에나 이사회에서 공개여부를 결정하여 열람하거나 제출토록 하고 있다. 주권자인 시민에게는 어떠한 접근권도 보장하고 있지 않아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의 내부를 들여다 볼 기회가 전혀 없다. 이제라도 수용자 주권을 회복시키고 주권자인 수용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방송의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을 위해서는 공영방송사 내부의 방송편성 규약과 제작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져야 하며, ‘노사동수 편성위원회’가 구성되어 실제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현재 조·중·동 종편의 반대로 ‘노사동수 편성위원회’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반듯이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 이후,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을 주장하다가 해고되거나 징계를 받은 언론인들의 복직이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반성하지 않고는 공영방송의 미래를 꿈꿀 수 없다. 불법부당한 방송장악과 언론 탄압의 진상조사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하여 잘못된 역사를 복귀해보고 반성 하는 것이 공영방송이 정상화로 가는 길임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