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포커스(~2023)_
2015년은 낙하산 사장 저지와 공영언론 되찾기의 해로 삼아야 (김동훈)
등록 2015.01.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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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포커스>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 시기인 2015년 언론운동의 방향

2015년은 낙하산 사장 저지와 공영언론 되찾기의 해로 삼아야 




김동훈(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


을미년 새해다. 돌이켜보면 2014년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윤 일병 구타 사망과 총기 난사사건, 통합진보당의 헌정사상 첫 정당 해산 등 가슴 아픈 일들의 연속이었다. 언론계에도 잇단 낙하산 사장 및 이사장 등 선임, 대법원의 YTN 해직자 3명에 대한 해고 정당 판결, MBC 시사교양국 해체, 종편 특혜 확대 등 우울한 소식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에도 KBS 길환영 사장 퇴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최악의 인물 저지 등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2015년은 연합뉴스‧YTN‧KBS‧EBS 사장과 KBS 이사, MBC방문진 이사 교체 줄이어


박근혜 정권 3년차를 맞는 올해 정세는 비관적이다. 올해는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주요 선거가 없는 해이기 때문에 민심을 살피지 않고 공안정국 조성 등 강경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그 조짐은 이미 지난 연말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재미교포 신은미 씨의 ‘종북몰이’에서 나타났다. 


올해 언론계 최대 이슈는 공영언론 사장과 이사 교체다. 3월 연합뉴스와 YTN을 시작으로, 11월에는 KBS, 12월에는 EBS 사장이 바뀐다. 또 8월과 9월에는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와 KBS 이사가 교체된다. 이처럼 주요 공영 언론사가 대거 사장단 교체와 이사회 전면 개편을 앞두고 있어 경우에 따라선 언론계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올해 언론운동은 무엇보다 공영언론사 낙하산 사장 및 이사 저지 투쟁에 힘을 모으고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사장이 바뀌는 언론사는 연합뉴스다. 연합뉴스는 신임 사장을 선출할 뉴스통신진흥회 4기 이사진이 지난 연말 개편됐지만, 문제투성이다. 이미 3기에서 이사를 역임하면서 박정찬 전 사장을 연임시키는 데 결정적 구실을 한 인물이 재선됐고, 언론사 경력도 없는 무자격 인사, 조중동의 이해를 대변해 온 신문협회의 이른바 ‘셀프 추천’ 인사까지 어이없는 인선으로 얼룩졌다. 3월로 다가온 신임 사장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인선을 배제할 수 없는 비관적인 징조를 보이고 있다. 


YTN의 경우 구본홍 전 사장에 이어 등장했던 배석규 현 사장의 임기가 3월 종료되는데, 배석규 체제는 대법원에서 해고 무효 판결이 난 3명에 대해서도 정직 6개월의 재징계를 다시 내리는 등 여전히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KBS는 지난해 7월, 중도적 성격의 조대현 사장이 선임됐다. 하지만 조 사장은 선임 때부터 ‘의외의 인물’로 평가됐고, ‘1년 반짜리’ 과도기 사장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세월호 위기’를 일단 넘기고 보자는 의도가 다분히 깔렸던 인사로 분석된다.


낙하산 사장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제 ‘선점’과 ‘주도’ 필요


그렇다면 언론운동 진영에서는 낙하산 사장을 막아내기 위해 어떤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의제 ‘선점’과 ‘주도’가 필요하다. YTN의 경우 지난 2009년 해직기자 6명을 양산한 구본홍 전 사장이 퇴진하고 내부 인사인 배석규 사장이 등장했을 때 해직기자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배석규 체제는 구본홍 체제에서 한발도 더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해직기자 해결은 더욱 요원한 과제가 됐고, 노사관계는 더욱 뒤틀리고 악화됐다. 배석규 체제가 등장할 때 언론운동 진영은 ‘포스트 구본홍’에 대한 의제 ‘선점’도, ‘주도’도 못했고, 결국 신임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은 안된다’는 구체적 외침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배석규 체제의 등장을 지켜봐야 했다. 


반면 지난해 KBS 길환영 사장 후임과 공석이었던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선출 과정에선 ‘최악’의 인물을 막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KBS의 경우 최악의 후보로 거론된 인물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부적격 후보’로 거론해 해당 인물이 지명되지 못하도록 정권에 부담을 줬다. 


아리랑국제방송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광고회사 출신 인사가 낙하산 사장으로 투하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언론·시민단체들은 잇단 성명을 내고,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인사를 집중적으로 반대했다. 그 결과 해당 인사가 선임되지 못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하고, 그것도 안 되면 최악을 막아 차악이라도 구축해 보자는 전술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이다. 


‘YTN 사장과 MBC 방문진 이사회 바로세우기 운동’에 집중하기 제안


올해 언론운동은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공정보도 촉구 투쟁과 언론 공공성 강화 투쟁,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과 해직 언론인 복직투쟁 등 언론계 현안은 산적해 있지만 국면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고, 언론시민사회단체의 역량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투쟁을 분산하다가는 자칫 소모적 투쟁에 그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언론계 주요 현안 가운데 큰 이슈 하나를 선택한 뒤 역량을 총력 집중해 반드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의 한 예로, ‘YTN 사장 바로세우기 운동’과 ‘MBC 방문진 이사회 바로세우기 운동’을 제안해 본다. YTN 사태는 이명박 정권 언론장악의 시발점이었지만 7년째 꼬여 있고, MBC는 김재철-안광한 체제를 거치며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올해 언론운동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YTN과 MBC를 바로 세우는데 온 힘을 쏟으면 어떨까. 2015년에는 부디 우리 언론계가 좋은 소식으로만 가득차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