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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MBC .... 이제는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김은규)
등록 2014.1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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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양심세력 학살 수준의 MBC 인사발령

수렁에 빠진 MBC .... 이제는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



김은규 (민언련 웹진 기획위원장)




MBC가 수렁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경영진이 MBC의 공영성을 해체시키면서 MBC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교양제작국 해체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한데 이어, 31일에는 120여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 발령을 냈다. 특히, 인사발령을 통해 12명의 PD와 기자들을 경인지사나 교육발령 등으로 실제 방송을 제작할 수 없는 곳으로 발령했다. 


△현업 언론단체 긴급 공동 기자회견(11/4)


MBC는 조직개편 관련 “수익성 중심과 기능 조정에 따른 조직 효율화”라고 평했으며, 대규모 인사발령에 대해서는 “조직 역량강화를 위한 최적의 인력 재배치”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MBC 경영진의 자평에 수긍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공영성을 포기하는 조직개편


조직개편안부터 따져보자. MBC는 2012년 김재철 사장 재임 당시 시상교양국을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분리했고,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교양제작국을 해체했다. 부사장 직속 특임사업국과 각 부분마다 사업부 또는 마케팅부를 설치하고, 뉴스를 제작하는 보도본부에도 뉴스사업부를 신설한다는 것이 이번 조직개편안의 주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정치권력과 자본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적 이슈를 추적 발굴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대거 축소되는 한편, 상업적 이익에 급급한 프로그램만이 전파를 타게 될 것이다. 권력의 그림자가 어른거림으로서 그렇지 않아도 망가졌다고 평가받고 있는 MBC의 보도는 이제 자본 권력의 그림자까지 겹쳐 시청자에게 다가올 것이다. 결국, 이번 조직개편안의 본질은 수익성 창출이라는 자평과 달리 공영방송 MBC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포기하고, 권력에 입맛에 맞는 방송, 상업성으로 점철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한 것에 다름 아니다.


미운 놈 찍어내는 보복성 인사 발령


한편, 조직개편안에 뒤이어 MBC 경영진은 기존 교양제작국 소속 PD들과 2012년 노조 파업 참가자 다수를 비제작부서로 배치하는 인사발령을 감행했다.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를 내세웠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이다. 기존 교양제작국 PD들과 2012년 파업 참가자 다수가 비제작부서로 발령했다. MBC는 이들에게 실적이 미흡한 저성과자라는 낙인까지 찍었다. 하지만 김환균, 조능희, 이근행, 이우환, 한학수, 김재영, 이춘근 PD는 MBC의 간판프로그램인 을 제작했으며, 외부기관으로부터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PD들이다. 한마디로 각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자와 PD들이다. 한마디로 기준과 원칙도 없이 양심적 비판세력을 제작부서에서 찍어내기 위한 보복성 인사인 셈이다.


더구나, 2012년 노조 파업에 참여했다가 교육대상자로 분류된 기자와 PD 대다수가 또 다시 교육명령을 받았다. 지난 2012년 김재철 사장 시절, MBC는 노조 파업 참가자에게 직무와 상관없는 ‘브런치 만들기 교육’을 함으로써 모욕감을 준 바 있다. 이른바 ‘신천교육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12명의 기자와 PD들에게 ‘농군학교’ 입소 교육을 명했다. 효 사상, 낱알의 철학, 공동체의 삶 체험이라는 농군학교 교육 프로그램 자체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왜 이러한 교육명령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이다. 결국, 2012년의 신천교육대의 부활이며, 조직 내 양심세력에게 또다시 상실감과 모욕감을 안겨주자는 경영진의 의도가 보인다. 


인내의 임계점 ... 안팎에서 힘 모아야


공영방송 MBC가 이처럼 쑥대밭이 된 것은 MBC 경영진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안광한 사장이 자리한다. 안광한 사장은 누구인가! 그는 김재철 전 사상의 뒤를 잇는 전형적이 해바라기 인사이다. 권력의 비위를 거스르는 시사프로그램을 불방시키고, 2012년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파업에 나섰던 후배들의 목을 죄었던 인사이다. 그러기에 올해 초 그가 MBC 사장으로 임명될 때부터 오늘날과 같은 MBC의 파국은 충분히 예견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안광한 사장 체제의 MBC는 정권 옹위를 위한 철옹성 같은 방송이 되어 갔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에도 MBC는 대통령 감싸기와 관급 기사를 방송하는데 급급했고, 이러한 보도파행에 대한 구성원의 자기반성과 저항에 대해 부당한 징계와 인사발령으로 탄압했다. 나아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에도 참여하지 않는 오만함을 보였다. 


이러한 행태를 보면서 국민들이 MBC를 외면한지 이미 오래다. MBC를 보면서 공정성, 신뢰성 등을 언급 하는 것 자체를 삼가고 있다. 그러한 차에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은 국민들이나 MBC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인내의 임계점이 될 것이다. MBC 노조는 법적 대응 등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고, 외부의 언론시민단체들 역시 MBC 경영진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있다. 안팎에서 힘을 모아 MBC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려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