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2023)_
MBC‧SBS‧YTN, 윤 수석 관련 논란에 침묵 (김언경)[시시비비] 청와대 윤두현 신임 홍보수석 내정에 대한 방송사 메인뉴스 비평
MBC‧SBS‧YTN, 윤 수석 관련 논란에 침묵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청와대가 6월 8일 친정권 편파방송을 주도한 윤두현 YTN 플러스 사장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내정했다. 청와대는 윤두현 신임 홍보수석에 대해서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균형감 있는 사고와 날카로운 분석능력’을 발휘해온 분”이라고 자신 있게 소개했지만, YTN 보도국장 재직 시절 보도 편향 논란이 있었으며 현직 언론인이 홍보수석에 내정됐다는 점에서 권언유착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6월 8일 방송 보도는 이러한 청와대 인사를 어떻게 보도했을까. KBS, MBC, SBS, YTN, TV조선은 관련 내용을 톱보도로 한 꼭지씩 배치했다. 채널A는 세 꼭지로, JTBC와 TV조선은 두 꼭지로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이처럼 비교적 비중 있게 보도했지만 정작 윤 수석 내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 대부분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 6월 8일 방송사 청와대 윤두현 홍보수석 내정 관련 보도
MBC‧SBS‧YTN, 윤 내정자 문제점은커녕, 야당 반응조차 안 다뤄
이중 가장 문제는 MBC, SBS, YTN이 관련 내용을 톱보도로 다루면서, 윤 수석과 관련된 문제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3사의 보도는 윤 수석 임명 사실과 간단한 이력과 함께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개조작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소통의 적임자로 판단해 임명”했다는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의 발언 부분을 똑같이 녹취 인용했다. MBC가 정권 편향적인 보도를 많이 한다는 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최근 SBS, YTN조차 정권 눈치를 보는듯한 보도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편 KBS는 “새누리당은 언론과 정치 영역을 잘 조율할 수 있는 인사라고 긍정 평가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YTN 보도국장 시절 여당 편향 보도를 했다며 권언유착 인사라고 비판했다”면서 윤 수석 내정에 대한 여야 각각의 평가를 간단하게나마 전했다. 그러나 공정보도를 위해 사장 퇴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던 며칠 전의 기세에 비한다면 그저 기계적 균형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쉬웠다.
TV조선, 배병휴 대표 출연시켜 횡설수설… 무조건 윤 수석 내정 칭찬
TV조선은 야당의 반대의견은 실었지만, ‘현직 언론인을 홍보수석에 내정한 것이 문제’라는 내용만 전하고 윤 수석의 편향적 언론행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게다가 TV조선 대담코너에 출연한 배병휴 경제풍월 대표는 “… 왜. 언론계에서 현직으로 경험하신 분이 다 알잖아요. 방송 알지, 인터넷매체 알지, 신문 알지, …야당은 또 현직 언론인 가져다 하면 또 뭐 뭐 아니냐고, 그럼 전직 언론인 가져다 놓으면 또 묵은 언론인 갖다 대고 뭐 할 거냐 이렇게 비판할 거 아닙니까…”라며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로 폄하했다. 이는 긴장관계에 있어야 할 정권과 언론의 본질적 문제를 간과한 것으로, 오랜 기간 언론계에 종사한 언론인의 입을 통해서 나왔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본질에서 벗어난 수준 낮은 발언이었다.
윤 수석 내정의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언급한 방송사는 JTBC
윤 수석 내정의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다룬 방송사는 JTBC였다. JTBC <홍보수석에 윤두현 YTN 전 보도국장>(유미혜 기자)에서는 윤 수석이 편향보도를 했었단 사실과 함께 그 구체적 사례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리포트를 일방적으로 불방시켰다"는 새정치민주연합 금태섭 대변인의 발언을 함께 실었다. 또한 <홍보수석발 ‘청와대 개편’ 신호탄?>이라는 제목의 대담 보도에서 “내정자가 YTN 보도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노조 측은 ‘여당 편향 보도’ 논란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노조와 수차례 갈등을 빚으면서 윤 내정자는 지난해 3월 디지털 YTN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야권에선 이런 전력을 문제 삼아 윤 내정자 인선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라는 유미혜 기자의 발언을 실었다.
채널A, 타 방송사보다 비교적 야당 비판 잘 다뤘으나
한편 채널A도 <‘소통의 입’ 다시 언론인 출신 선택>(김철중 기자)에서 “윤두현 사장이 지난 정권 때부터 정권의 눈치만 보는 전형적인 해바라기 형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 왔다는 점”이라는 금태섭 대변인의 발언을 녹취 인용하는 등 타 방송사에 비해서 야당의 비판을 비중 있게 다룬 편이다.
그러나 <윤두현 홍보수석, 박근혜 대통령과 어떤 인연?>(박민혁 기자)에서는 ‘앵커와 대통령의 인연’, ‘누가 추천했는지’, ‘최경환 원내대표와 같은 고향’, ‘홍상표 전 홍보수석과의 친분’ 등을 언급하면서 “윤 신임이 박근혜 대통령과는 취재기자 대 취재원으로서 첫 인연을 맺었다”며 청와대 홍보수석의 역할과 그에 걸맞는 적정성 여부보다는 시시콜콜한 사적 배경 등 흥미위주의 보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