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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을 잘못잡은 세월호 참사보도 (김언경)
등록 2014.05.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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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지상파 3사와 종편 메인뉴스 세월호 보도 분석 

 핵심을 잘못잡은 세월호 참사보도

- 책임규명과 피해구조에 중점두었어야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민언련은 지상파 3사와 종편 등 7개사 메인종합뉴스의 세월호 관련 보도를 분석해보았다. 대상 프로그램은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YTN <뉴스나이트 1부>, JTBC <뉴스9>, TV조선 <뉴스쇼 판>, 채널A <저녁종합뉴스>이며, 모니터 기간은 4월 16일(수)~ 25일(금)까지 10일간 방송이다. 방송사들은 사건이 발생한 뒤 계속 ‘세월호’ 관련 특집방송을 했으며, 거의 모든 뉴스가 모두 ‘세월호’ 관련 보도였다.  


피해정보(구조)보다 원인 책임 규명보도가 많아

 10일간 방송사 메인뉴스의 세월호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보도는 전체 879건(35.7%)을 차지한 사고원인 논의와 피해 책임자 규명 관련 보도였다. 피해정보는 809건(32.9%)이였다. 그러나 이는 현장상황과 구조방안 논의 이외에 정부부처 대책, 대통령 동정 날씨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피해정보의 양은 많지 않은 편이다. 안부정보는 725건(29.4%)이였다. 그러나 이 보도 역시 참사 생존자나 피해자, 유가족, 실종자 가족을 위한 적절한 생활정보라고는 볼 수 없고 사건과 관련된 미담이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은 수준이었다.


 한국기자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이연 선문대 교수가 발표한 <한국언론의 재난보도 문제점과 재난보도 준칙 제정에 관한 시론>(이연 선문대 교수)를 보면 “재난발생 초기에는 사건, 사고의 원인 규명이나 가해자의 처벌 내지는 책임 추구성 탐사보도보다는 피해정보, 안부정보, 생활 정보 중심의 보도태도도 재난보도의 객관성 유지에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방송 메인뉴스 보도는 아래 표와 같이 참사 초기부터 지나치게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갖가지 정보를 쏟아냈다. 또한 그중에서 사고원인과 책임공방에 대한 보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정작 당장 필요한 구조작업이 지연되는 이유, 정부 대응의 문제점에 대한 적극적 지적은 부족했다. 당장 해야 할 보도와 나중에 해도 될 보도를 구분하지 못한 셈이다. 또한 책임 관련한 보도도 주로 선장 및 생존 승무원에 비판, 청해진해운과 유병언 씨 등에 대한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 방송사 ‘세월호’ 관련 보도 주제 분석(4/16~4/25)



세월호 선장에 대한 마녀사냥 지나쳐

세월호 이준석 선장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비판 보도가 많았는데 그 표현에서 지나치게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문제였다. 채널A <1년 전 방송에선 모범선장 행세>(23일, 윤정혜 기자)에서는 선장이 1년 전 모 방송에서 “배를 사랑하고 조타실을 떠나지 않는 멋진 선장”으로 출연했다며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힘든 그의 두 얼굴”라고 앵커멘트했다. 기자는 과거 방송출연 영상 위로 “우산까지 받쳐 들고 엔진을 살피는 모습에선 배에 대한 애정마저 묻어나는 듯 합니다”라고 표현하며,  “수 많은 승객들이 배 안에 갇혀 물속으로 가라앉는 동안에도 마치 승객인 척 신분을 숨기고 뻔뻔하게 치료까지 받습니다”,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생존 승무원들의 태도는 분명히 문제이며 이에 대해서 국민적 지탄이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과거 방송출연 모습을 찾아내어 뻔뻔하다, 두 얼굴이다 이런 식으로 인격권 자체를 매장시키려는 표현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참사의 원인과 인명구조가 이처럼 이루어지지 못한 데는 단지 선장 한 사람만의 책임은 분명 아닐 것이다. 따라서 법적 판결이 따르기 전에 여론재판으로 선장 한 사람만을 마녀사냥 식 보도태도는 부적절했다. 청해진해운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된 보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청해진 해운과 유벙언 전 회장, 구원파 등의 문제는 앞으로 수사가 이루어지고 법적인 판단을 받아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지나치게 성급한 추측성 보도들이 많은 것 아닌가 우려되었다. 


객관적 전달방식 JTBC가 가장 많아

방송의 뉴스 전달방식을 ‘객관적 전달’과 ‘주관적 전달’ 두 가지로 분류해본 결과, 가장 객관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한 방송사는 JTBC로, 가장 주관적인 표현이 많은 방송사는 채널A였다. 이 분류는 객관적인 언어와 태도로 현장 또는 사안을 있는 그대로 사실을 중심으로 표현하거나, 원인과 결과를 중심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경우를 ‘객관적 전달’로 분류했다. 반면 ‘주관적 전달’은 명확히 밝혀진 사실이 아님에도 정확한 근거없이 단정적으로 예측하는 경우로, 주로 “~로 추정된다. 예측된다. ~라는 지적도 있다” 등 주관적 표현들이 사용된 경우이다. 이번 사안의 경우 대부분의 내용이 추정의 여지가 많은 내용이었음으로 다소 정확성이 떨어지더라도 보도태도에 있어서 최대한 논리적으로 사실 중심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보이면 ‘객관적 전달’로 분류했다. 



 △ 방송사 ‘세월호’ 관련 보도 전달방식 분석(4/16~4/25)



주관적이고 자극적 표현 많아

주관적 표현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참사 상황을 비통함을 전하는 측면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울음바다', '오열', ','탄식과 눈물 쏟아지다', '울부짖다', '억장이 무너지다' , ‘슬픔이 메아리치다’,‘안산은 비통에 빠져’, ‘온 동네가 고통에 빠져’  ‘억장이 무너지는 듯, ’피맺힌 절규', '분노 폭발'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장례와 관련된 보도의 경우 거의 모든 방송사들이 이처럼 슬픔을 강조하며 시적으로 표현하는 기자멘트들도 많이 등장했다. TV조선은 시낭송과 같은 내용을 연거푸 톱보도로 내보냈다. <꿈처럼…안아보고 싶습니다>(22일, 최희준 보도)에서는  “우리는 이제 말할 힘도 없습니다. 힘겹게 불러봐도 대답이 없습니다. 멍하니 바다만 바라 봅니다. 내 새끼, 내 친구, 내 가족이 있는 바다는 오늘도 말이 없습니다. 돌아온 그들도 말이 없습니다. 희망이 사라져 갑니다. 어디엔가 있을 텐데, 기적같이 살아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내 새끼, 내 친구, 내 가족, 다시 한번 안아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차가워도 안아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안으면 금방 웃으면서 깨어날 것 같기도 합니다.”라는 기자멘트를 했다. 장엄하고 슬픈 음악과 유가족의 통곡소리를 중간 중간 섞은 이런 보도들을 정보전달 없이 슬픔만 강조했다. 


TV조선의 다음날 톱보도도 감정만이 넘쳐났다. <우리는 이제 돌아갑니다> (23일, 최희준 기자)에서도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좋은 소식은 들려 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렇게 끝나려나 봅니다. 단 한번도 웃지 못하고 이렇게 끝나려나 봅니다. 오늘은 합동 임시 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라고 엥커멘트하고, “사진 속의 그대들은 우릴 내려다 보며 미소 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 슬퍼하라고 그만 울라고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든 걸 털고 홀가분하게 간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기자멘트했다. 


유가족, 생존자 스토커 수준의 촬영

방송보도에서 피해자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나 유가족의 울부짖는 모습들을 흐림 처리 없이 비중있게 보도하거나 사망자 유족을 인터뷰한 경우를 체크해보았다. JTBC, TV조선, YTN, MBC가 이런 장면들을 많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 방송사 ‘세월호’ 관련 보도 영상 체크(4/16~4/25) 



구조 학생들의 모습 지나치게 촬영하려는 태도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YTN <생존자들 “극심한 스트레스 고통”>(19일, 한동오 기자)에서는 구조된 승객들의 고통을 언급하면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생존자들의 절반 이상에서 우울과 불안상태가 위험 수준으로 진단됐습니다. 지인들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주고 사고 관련 질문을 가급적 자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환자들의 안정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가족 외에는 면회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기자멘트했다. 그러나 이러한 멘트를 하는 보도에서도 영상은 담요를 쓰고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생존 학생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