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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뜨거운 ‘종박방송’ KBS, 무슨 염치로 수신료 인상을 말하나[참견]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보도와 수신료
낯뜨거운 ‘종박방송’ KBS, 무슨 염치로 수신료 인상을 말하나
민주언론시민연합
지난 1월 인도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만모한 싱 인도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간디 추모공원 방문에 이어 한국 공예전을 관람했다.
당일 KBS는 박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간디를 추모하고, 한국 공예전을 본 사실만을 보도하면서 “문화외교에도 공을 들였다”는 평가에 그치지 않고 “인도에서도 한류가 꽃을 피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KBS <간디 뜻 기리며.., 한국 공예전도 관람>(2014.1.17 / 곽희섭)
[앵커멘트]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 외교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인도에서도 한류가 꽃을 피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박 대통령 취임이후, 외국 순방을 나갈 때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행태이다. 지난해 11월 22일 민언련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순방을 다루는 방송3사의 보도행태 보고서’는 방송3사의 ‘낯 뜨거운’ 순방 찬양보도를 꼬집었다.(박 대통령 순방 관련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모니터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순방’을 띄우는 방법도 다양하다. △순방 이틀 전부터 순방 예고 보도 내놓기 △방문국 환대 과대 포장하기 △실수까지도 미화하기 △박 대통령 ‘외국어 실력’ 극찬하기 △박 대통령 행보에 무조건 ‘문화외교’, ‘창조경제’라 칭송하기 등이다. 마치 박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띄울 수 있는 건 모두 띄운다”는 모종의 전략속에 충성경쟁을 벌이는 듯하다.
특히 KBS는 영국에 국빈자격으로 방문한 박 대통령이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고 극대화시키며 만찬장의 식사메뉴도 ‘깨알같이’ 소개하는 행태를 보였다. 나아가 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창조 경제를 위한 협력의 첫걸음’, ‘마음에 다가가기 위한 외교’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기자의 평가멘트도 빼놓지 않았다.
대통령이 한복을 입은 것도, 외국어를 사용한 것도, 옷 색깔까지도 ‘문화외교’의 일환으로 주목받는 한편, 프랑스를 방문해 지인을 만난 것까지도 ‘문화행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다.
청와대가 홍보하는 순방 성과나 대통령 발언의 의미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시도하는 방송은 찾아볼 수 없다. 대통령 순방일정을 쫓아간 기자들은 △박 대통령의 발언 중 ‘기립박수’가 몇 번 나왔는지 △박 대통령이 어려운 외국어 발음을 얼마나 능숙하게 했는지를 따지는 ‘홍보처’ 노릇이나 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방송사가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정권의 안위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온갖 형용사를 섞어 ‘충성맹세’를 하는 보도를 언제까지 국민들이 시청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KBS가 모든 프로그램의 끝자락에 아래와 같은 수신료 관련 자막을 내보내고 있다.
‘수신료 현실화, 건강한 공영방송의 시작입니다’
수신료 인상을 ‘수신료 현실화’라는 말로 포장하는가 하면 여당추천 이사들이 ‘날치기 처리’한 인상안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수신료 인상에 매달려 있다.
하지만 수신료 인상은 꿈도 꾸지 말라. 정권의 나팔수를 넘어 이제는 ‘종박방송’으로 전락한 KBS에게 지금 내는 수신료도 아깝다는 목소리가 높다.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아오기 전까지는 수신료 인상은 절대 불가다. 수신료 인상에 앞서 KBS의 정치적 독립성 및 공정성 회복, 지배구조 개선, 제작과 편성의 자율성 확보 등이 바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