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경인지역 시청주권 사수를 위한 공대위 기자회견문
지역방송은 지역민주주의의 보루! 방통위는 경인지역 시청주권 보장하라!
OBS 재허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통위는 지난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OBS에 대한 재허가 의결을 보류했다. OBS는 재허가 심사 대상 34개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하게 기준 점수인 650점 미만의 점수를 얻어 지난 2013년에 이어 2회 연속 기준 점수 미달로 재허가가 보류 되었다. 하지만 올해는 조건부 재허가가 났던 2013년과는 다르게 방통위가 오는 23일 재허가 거부를 전제로 대주주 청문회를 열기로 해 최악의 경우 사업권이 취소될 위기에 처해있다. 방통위는 청문회를 통해 OBS 대주주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과 경영정상화 의지를 확인한 후 재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청문회에서 OBS 대주주의 경영 의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OBS는 재허가가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
경인지역 시청주권 사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우선 대주주의 투자 의지 부족을 이유로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자 지역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방송사가 없어지는 것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천명한다. 지역 방송은 특정 주주의 소유물이 아니다. 방통위도 정책 결정에 대주주가 아닌 지역 시청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주주의 투자 의지 부족으로 지역에 방송이 없어진다는 것은 경인지역,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선 때마다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는 경기, 인천 광역 단체장의 위상과 수십조에 이르는 예산이 집행되는 현실에 비춰볼 때 경인지역 방송의 소멸은 지방자치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며, 우리시대 민주주의의 확실한 퇴보를 가져 올 것이다.
공대위는 따라서 OBS 재허가에 대한 방통위 결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경영의지가 없는 대주주에게 방송사를 계속 맡길 수는 없다. 그러나 자칫 재허가 거부가 곧바로 지역방송의 소멸로 이어진다면, 이는 천오백만 지역 시청자의 시청주권이 말살되는 것이다. 대주주와 지역 시청자의 시청주권은 별개이다. 시청자가 피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주주가 누구라도 지역 시청자는 지역 방송을 볼 권리가 있고, 지역 소식 등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오늘 그래서 방통위 앞에서 만일의 경우에라도 경인지역의 시청주권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하는 것이다.
OBS가 어떤 방송사인가? OBS는 지난 2007년 ‘공익적민영방송’을 기치로 천오백만 경인지역 시청자의 알권리를 위해 개국한 지역 방송사이자 대한민국 지역방송 중 유일하게 100% 자체편성을 하는 독립민영방송사이다. 특히 개국 과정에서 4백여 지역 시민단체와 언론단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역 언론에 대한 염원이 모아졌고, 이러한 시민운동을 바탕으로 힘겹게 탄생한 역사적인 방송사가 바로 OBS이다. 수도권이지만 수도 서울에 비해 주목 받지 않는 이슈를 발굴 보도하고 지역 정보와 지역민의 삶을 조명해 온 OBS는 존재 자체로 경기, 인천 지역의 큰 자산이다. 비록 OBS가 전국 단위의 거대 방송사에 비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그 역할까지 부정당해서는 안 된다.
OBS는 창사 후 9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지역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 왔다.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지자체의 행정과 정책을 감시해 왔고, 지역민의 복지 증진에 힘써 왔다. 또 지역 중심의 다큐멘터리, 스포츠 중계, 예능 프로그램 등으로 방송의 지역성, 공공성, 공익성 구현에도 앞장서 왔다. 아울러 지역 소식과 이슈를 심층 보도함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지역 시청자의 알권리와 볼권리를 충족시키며 지역 민주주의와 지역 시청자복지 실현에 힘 써 온 OBS의 지난 9년은 분명 의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공대위는 지역 시청자의 소중한 시청주권을 사수하기 위해 청문회를 앞둔 대주주와 방통위 양자에게 다음을 강력히 주문한다.
공대위는 우선 백성학 OBS 이사회 의장에게 요구한다. ‘공익적민영방송’을 하겠다는 창사정신을 실천하라. ‘방송으로 돈 벌 생각 없다’는 평소 경영철학을 증명하라. 우리 사회에 존경받고 모범적인 기업가의 모습을 공대위는 기대한다. 구성원의 생존권과 시청자가 협상용 볼모 일 수는 없다. 경영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주주가 재허가를 앞두고 ‘폐업’ 운운하는 것은 누가 봐도 시청자를 우롱하는 안하무인 태도이다. 백 회장의 적반하장식 태도가 계속된다면 공대위는 대주주가 방송을 사유화하려는 것으로 간주하고 그 책임을 엄히 물을 것이다.
공대위는 방통위에 강력히 요구한다. 반드시 경인지역 시청주권을 사수하라. 시청주권은 헌법적 가치로 사업자보다 우선하는 가치이지 종속된 것이 아니다. 방송은 국민의 것이다. 공영방송을 권력으로부터 지켜내려는 움직임처럼 지역 민영방송 역시 대주주로부터 지켜내야 할 공공 자산이다. 방송사유화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될 수 없다. 아울러 방통위는 지역방송의 생존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라. 한 나라의 방송정책은 종합적이면서도 균형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동안 방통위는 크게는 지역방송, 작게는 OBS의 경영 위기를 수수방관해 왔다. 사업자도 경영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듯 방통위도 지역방송의 위기에 책임이 있다. 지역방송이 전국단위의 방송과 종편, 자본력을 앞세운 재벌과 경쟁하는 것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경쟁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 여론다양성과 지역성을 추구해야 하는 지역방송을 온갖 제약 속에 가두며 불공정 경쟁에만 내몬 결과 현재 거의 모든 지역방송은 고사 직전이다. 방통위는 지금까지 지역방송의 위기를 방조한 정책 당국으로서의 책임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공대위의 요구는 상식적인 것이다. 방법은 있다. 충분치 않아도 있는 제도를 활용해서라도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의지이다. 방통위는 지역방송의 위기를 외면하지 말라. 지역방송은 지역 민주주의의 보루요, 지역 균형발전의 매개이자, 미래 대한민국의 희망을 싹틔울 기반이다. OBS에 대한 재허가는 방통위의 지역방송 정책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방통위가 그 책임과 역사적 사명을 무겁게 인식하고 위기에 처한 지역방송이 건강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조속한 정책 실천을 강력히 요구한다.(끝)
2016년 12월 16일
경인지역 시청주권 사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